[이혜경기자] 정부가 20조원 이상의 재정보강에 나선다. 10조원 수준 추가경정예산(이하 추경)을 포함한 규모다. 확장적 거시정책으로 경기·고용 리스크에 적극 대응할 방침이다.
아울러 올해 연간 경제성장률 목표치를 2.8%로 수정 제시했다. 기존 목표치인 3.1%보다 0.3%p 하향 조정한 것이다. 재정보강 등 정책효과가 구조조정 본격화 등에 따른 경기·고용위축을 보완하면 가능할 것으로 봤다.
정부는 28일 이같은 내용의 올해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을 발표했다. 추경 등 확장적 거시정책으로 경기·고용 리스크에 적극 대응하면서, 구조개혁 가속화로 우리 경제의 일자리 창출능력을 근본적 제고할 방침이다.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국제 자본흐름 및 환율 변동성, 가계부채 등 대내외 불확실성에 대응해 리스크 관리도 강화한다.
◆경제활력 제고 위한 20조원 이상 재정보강
정부는 경제활력 제고를 위해 20조원 이상 재정보강 등 확장적 거시정책을 쓰기로 했다. 일자리와 민생안정을 위한 10조원 수준 추경을 편성하고, 추경 외 10조원 이상 재원은 기금 자체변경, 공기업 투자, 정책금융 확대 등 재정 수단을 적극 활용해 마련한다. 중앙·지방정부 집행률을 제고하고, 지자체 추경 편성을 적극 독려해 중앙정부 추경효과를 극대화한다는 계획이다.
이 같은 정책으로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등 대외여건 악화, 구조조정 등에 따른 영향을 최소화할 계획이다.
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추경의 재원은 연말까지 더 걷힐 것으로 예상되는 초과세수를 활용해 재정적자가 늘어나지 않도록 하고, 이중 일부를 국채상환에 사용함으로써 재정건전성도 더 튼튼히 하겠다"고 전했다. 별도의 국채발행 없이 세수만으로 추경을 편성하겠다는 설명이다.
대외여건 악화에 대응해 내수활성화 노력도 강화한다. 소비 활성화 차원에서는 노후 경유차 교체시 세제 지원, 에너지 고효율 가전제품 구입 인센티브(가격의 10%) 등 친환경 소비 촉진책을 내놨다. 투자 활성화 측면에서는 전기차·수소차 지원 등 친환경 투자 촉진과 임대주택 조기확충, 유턴기업 지원 강화 등에 나선다.
더불어 가습기 살균제 피해사례 등의 재발을 방지하고 국민들이 안심하고 소비할 수 있도록 생활용품 안전관리 강화 방침도 전했다. 방향․탈취제 등 국민생활에 밀접하고 위해우려가 높은 생활화학제품에 대해 안전성 검증, 위해성 평가를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수출 회복을 위한 지원 강화, 브렉시트 피해기업 신속지원도 모색한다. 경쟁 도입으로 수출지원체계 효율화, 프리미엄 소비재 등 신품목 육성, 이란 정상외교 성과 구체화 등을 통해 신시장 개척에도 힘을 쏟기로 했다.
통화·신용정책은 국내경기 회복에 중점을 두고 완화적 기조를 유지하기로 했다. 구조조정, 국제금융시장 변동성으로 인한 금융불안 발생시 다양한 정책수단을 활용해 적극 대응한 예정이다.
민생안정을 위해서는 구조조정 실업·지역대책 및 수요자 중심 일자리사업 재편안을 제시했다.
조선업 특별고용지원업종 지정 추진 등 실직자 생활안정 및 고용유지 지원 강화, 지역경제 활성화 방안을 마련한다. 재정사업 심층평가(7월) 결과를 토대로 일자리 사업을 재편해 고용취약계층의 취업 촉진도 지원한다.
또 정규직-비정규직, 원-하도급, 대-중소기업 등 부문간 격차를 축소하고, 임차인 권리 보호 확대,자율협약을 통한 과도한 임대료 상승 억제 등 자영업자 애로 해소에도 힘을 기울인다.
내년 건강보험료 동결 또는 인상 최소화, 월세 세액공제 확대 등을 통해 서민·중산층의 생계비 부담 경감도 모색한다.
◆4대분야 구조개혁 지속 및 산업 구조개혁 박차
정부는 공공, 노동, 교육, 금융 등 4대 구조개혁 노력을 지속하면서 조선·해운 등 산업개혁도 가속화한다.
공공개혁에서는 성과연봉제 시행·안착에 주력하고 에너지공기업 상장을 위한 세부 추진계획을 마련한다. 노동개혁에서는 20대 국회에서 근로기준법, 파견법, 고용보험법, 산재보험법 입법을 재추진한다.
금융개혁에서는 인터넷 전문은행 본인가와 함께 은행법 개정을 재추진한다. 인터넷 전문은행에 한해 혁신적 IT기업 등의 지분보유한도를 50%로 확대하는 내용이다. 한국거래소의 지주회사 전환 등 자본시장법 개정을 재추진하고 주식·외환시장 거래시간의 30분 연장(8월1일부터), 단기금융시장 활성화도 모색한다.
기업·산업 구조조정은 채권단과 기업 중심으로 현안기업 구조조정을 신속히 진행하고, 주력업종 고부가가치화를 추진한다. 국책은행 직접출자(1조원), 자본확충 펀드(11조원) 등으로 금융시장을 안전판 구축하면서, 회사채 시장 불안에도 선제적으로 대비에 나선다.
구조조정 한편에서는 신산업 육성에도 박차를 가한다. 선택과 집중으로 신산업 투자 지원, 규제개혁을 추진한다. 시급성·성장성 등을 종합 고려해 유망 신산업을 선정, 신산업 육성세제 등을 집중 지원키로 했다.
유망신산업으로는 ▲미래형 자동차 ▲지능정보 ▲차세대 SW 및 보안 ▲콘텐츠 ▲차세대 전자정보디바이스 ▲차세대 방송통신 ▲바이오·헬스 ▲에너지신산업·환경 ▲융복합 소재 로봇 항공·우주 등을 꼽았다.
아울러 제조업과 차별시정, 융복합 촉진 등 서비스경제 발전전략을 마련하고, 규제개혁특별법 제정, 규제프리존 도입 등 신산업 투자를 가로막는 규제혁파에도 힘을 기울인다.
◆브렉시트, 가계부채 등 리스크 적극 대응
정부는 이와 함께 브렉시트 등 대외 불확실성 확대에 따른 금융·실물경제 불안 우려에 적극 대응하고, 외환건전성 관리도 강화한다. 시장 불안이 진정될 때까지 관계기관 합동점검반을 가동해 국내외 경제·금융시장 상황을 24시간 모니터링하고, 비상대응안(컨틴전시 플랜)에 따라 적시성 있게 외환·금융시장 안정조치를 시행할 계획이다.
우선적으로 스무딩 오퍼레이션(외환시장이 급변할 때 정부가 개입해 환율이 안정적으로 움직이도록 하는 조치), 외화 유동성 공급 등 외환 및 외화자금시장 안정조치를 적기에 과감하게 실시하고, 금융사의 외화유동성 상황을 면밀히 점검하면서 여건 악화시 은행 등의 선제적인 외화 유동성 확보를 적극 지원할 생각이다.
이와 함께 제2금융권 분할상환 확대방안 마련 등 가계부채 건전성 제고, 중금리 신용대출 활성화 등으로 서민층의 부담을 줄일 방침이다. 또 분양시장 안정화, 실수요자 및 임대사업자의 주택매입 지원 등 주택시장 수급관리에도 힘쓴다.
◆연간 경제성장률 2.8%로 0.3%p 하향
정부는 올해 연간 경제성장률 목표치로 기존 대비 0.3%p 내린 2.8%를 제시했다. 구조조정 본격화 등으로 경기·고용위축이 있겠지만 재정보강 등 정책효과가 이를 보완하며 작년보다 개선된 연간 2.8% 성장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경상성장률은 교역조건 개선세 둔화에 따른 디플레이터 상승률 둔화로 4.0%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고용의 경우, 여건이 다소 악화되며 취업자 증가폭이 전년보다 둔화되겠으나 확장적 거시정책 등으로 30만명이 증가할 것으로 관측했다. 고용률(15~64세)은 전년보다 0.4%p 수준 개선된 66.1%로 추산했다.
물가는 하반기로 갈수록 유가상승에 따른 공급측 하방요인이 완화되며 전년 대비 오름폭이 확대된 연간 1.1% 상승을 전망했다.
경상수지는 수출회복세가 미약한 가운데 유가상승 흐름 등으로 수입이 더 크게 늘면서 흑자폭이 980억달러로 축소될 것으로 관측했다.
이혜경기자 vixe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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