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갑기자]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를 일컫는 '브렉시트'가 현실화된 가운데 2년으로 예상되는 유예 기간 내에 영국과의 개별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수출업계에서 나오고 있다.
지난 24일에 영국이 국민투표를 벌여 통과시킨 브렉시트가 영국-EU 간 협상을 거쳐 마무리되면 영국은 유럽 역내 지위를 포기하고 EU와 FTA를 맺은 교역국들에게도 개별 관세를 부과하게 된다.
이날 한국무역협회, 중소기업중앙회, 전국경제인연합회 등 경제단체는 브렉시트가 불러 올 관세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정부의 대책을 촉구하며 일제히 논평을 낸 바 있다.
이 같은 상황에 대해 수출업계는 영국과의 개별적인 FTA를 대안으로 제시하며 영국의 EU 탈퇴 협상이 마무리되기 전에 FTA를 체결해야 한다는 견해를 드러냈다.
무역업계 관계자는 27일 "브렉시트로 인해 불확실성이 확대되면 전 세계적으로 수입 수요가 줄어들어 무역 성장률이 더 떨어질 것"이라며 "영국이 한·EU FTA의 영향에서 벗어나기까지의 유예 기간인 2년 안에 우리나라가 영국과의 개별 FTA 협상을 맺어 통상 경로를 서둘러 재확보하지 않으면 그간 무관세로 수출되던 품목들에 영국이 지정한 관세가 붙어 가격 경쟁력에 악영향을 받게 된다"고 우려했다.
중소기업 관계자도 27일 "영국이 EU와 탈퇴 관련 협상을 벌이는 동안 발생하는 2년의 유예 기간에 영국과 별도로 FTA를 체결해야 한다"며 "영국과의 교역 규모가 큰 편은 아니지만 주로 보일러, 운송기계, 플라스틱, 섬유 등 영국에 수출하는 품목과 관련한 업체들이 피해를 입을 수 있다"고 전했다.
다만 피해 발생 시점에 관해서는 "유예 기간 덕분에 당장의 타격이 예상되지는 않는다"며 "오늘부터 시작되는 중소기업 대상 영향 조사가 어떻게 나올지도 조금 더 지켜봐야 하는 상황인데 별다른 영향이 없다는 결과가 나올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엔고'에 따른 반사이익에 대해서도 회의적이다. 브렉시트 통과의 영향으로 안전 자산에 대한 수요가 몰리면서 엔화 가격은 급등세를 보인 바 있다. 지난 23일 100엔당 1천83.2원이던 엔화는 이튿날 브렉시트가 결정된 후 1천146.68원으로 뛰어 상승세를 계속 유지하고 있다.
중소기업 관계자는 엔고 현상에 따른 이익에 관해 "엔화가 오르고 있지만 달러와 함께 원화도 같이 오르게 될 것"이라며 "상승폭의 차이가 어느 정도냐에 따라 일본에 대한 가격 경쟁력에서 얻는 이익이 달라지겠지만 원화와 엔화가 함께 움직인다면 이익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답변했다.
그는 "오히려 영국과 FTA를 체결하지 않았던 미국, 중국, 대만 등의 나라들과 비교했을 때 (가격)경쟁력이 이전보다 떨어지는 것이 문제가 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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