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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대교체 앞둔 서울 시내면세점, 성공 가능성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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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문 닫는 '워커힐' 바통 이어 '신세계·두산' 18일 오픈

[장유미기자] 서울 시내 면세점 분포 지형이 다음주 재편된다. 24년 동안 운영되다 문을 닫는 SK네트웍스 워커힐면세점의 바통을 이어 두산과 신세계가 각각 동대문과 명동에 면세점을 오픈할 예정이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서울 광진구 소재 워커힐면세점이 오는 16일 영업을 마친다. 일반 고객 대상 상품판매는 10일 종료했으며 상품 인도는 16일까지만 가능하다. 운영사인 SK네트웍스는 최근까지 이에 대한 공지문을 면세점 내부에 게시했다.

지난 1992년 2월 오픈한 워커힐면세점은 워커힐 호텔 카지노를 이용하는 외국인 고객들을 중심으로 고가 제품을 판매하며 사업을 이어왔다. 그러나 지난해 11월 서울 시내 면세점 사업자 특허 심사에서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과 함께 재허가에 실패하며 신세계 측에 사업권을 내줬다. 두산에게 사업권을 뺏긴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은 다음달 30일 문 닫을 예정이다.

영업종료를 앞둔 두 곳 면세점은 최근 관세청이 연말까지 서울 시내면세점 4곳을 추가 선정하겠다고 밝히면서 기사회생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하지만 관세청으로 부터 특허권을 재취득해 영업을 한다고 해도 6개월 정도의 영업 공백이 불가피하다. 또 SK네트웍스는 관세청 발표 전에 워커힐면세점의 통합물류창고와 IT시스템 등을 두산에 넘겨준 상황이다.

SK네트웍스는 최근 매장 내 안내 표지판을 통해 "관세청의 시내면세점 추가 특허 부여 발표에 따라 특허 획득을 준비하고 있다"며 "새로운 모습으로 다시 만날 것을 약속드린다"고 밝히며 재개장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다.

◆신세계·두산, 시장 안착 가능성 '미지수'

반면 지난해 서울 시내 면세점 특허권을 취득한 두산과 신세계는 오는 18일 면세점을 각각 오픈할 예정이다. 이들 업체는 지난해 11월 신규 특허 승인 때 6개월 이내에 면세점을 열어야 한다는 조건에 따라 이달 18일까지 반드시 면세점을 개장해야 한다.

신세계면세점은 서울 중구 신세계백화점 본점 신관 8층부터 12층까지 5개층에 영업면적 1만3천884㎡(4천200여평) 규모로 들어서게 된다. 현재 전체 매장 70%까지 오픈 준비를 마친 상태로, 오픈 당일에는 총 600여 개 브랜드 중 550여 개를 선보일 예정이다. 또 추후 브랜드 입점도 감안해 일부 면적에는 가림막을 설치해 둘 예정이며 임시 매장들이 들어서는 곳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층별로는 ▲8층 럭셔리부티크 ▲9층 시계·주얼리 ▲10층 화장품 ▲11층 가전·식품 ▲12층 술·담배 등으로 구성되며 백화점 사무실로 쓰던 16~17층은 상품 창고로 활용할 계획이다. 신세계는 서울 시내 면세점 개점 첫 1년간 목표 매출을 1조5천억원, 오는 2020년까지 5년간 매출을 10조원으로 잡았다.

신세계면세점은 현재 구찌, 생로랑, 보테가베네타, 몽클레르, 베르사체 등의 해외 유명 브랜드를 유치한 상태지만 3대 명품 브랜드 유치는 확정짓지 못했다. 3대 명품 브랜드는 루이비통·에르메스·샤넬로 면세점 매출 일등공신으로 통한다.

신세계 관계자는 "올 가을이나 겨울을 목표로 루이비통과 협상을 진행 중이지만 아직 최종적으로 입점을 확정지은 것은 아니다"며 "보통 명품 브랜드 유치에 최소 1년은 걸리기 때문에 매장 면적을 확보한 상태에서 계속 협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최근 추가된 명품 브랜드로는 베르사체가 있다"며 "현재 에르메스, 샤넬과도 협상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신세계와 같은날 면세점을 개장할 예정인 두산도 현재 오픈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곳은 두산타워 9개층에 총 면적 1만6천825㎡(약 5천90평) 규모로 K-스타일 상품과 테마존 등을 중심으로 매장을 구성할 계획이다.

또 최근 드라마 '태양의 후예'로 국내뿐 아니라 아시아 전역에서 인기를 얻고 있는 배우 송중기를 면세점 모델로 선정해 '두타면세점' 알리기에 나섰다. 더불어 동대문 상권 특성을 고려해 서울 시내 면세점 최초로 오전 10시부터 새벽 5시까지 영업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두산은 면세점에서 올해 매출 5천억원, 오는 2017년 1조원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또 영업이익 중 최소 10%를 사회에 환원하고 별도의 재원을 들여 중소·중견기업과 협력사, 중견면세점 등도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두산 관계자는 "두타면세점은 동대문 지역의 장점과 변화하는 면세점 고객의 니즈를 고려해 차별화된 콘셉트로 매장을 구성할 방침"이라며 "지역 소상공인들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해 상생에 적극 나설 뿐 아니라 고객들이 즐겁고 독특한 쇼핑경험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신규면세점, 브랜드력 높여야"…명품 유치도 '숙제'

그러나 두산은 지난해 면세점 특허권을 따낸 업체 중 명품 브랜드 유치에 가장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두산그룹 오너일가인 박서원 두산 유통 전략담당 전무(CSO)가 발 벗고 나서 명품 유치에 힘쓰고 있지만 오픈 일이 임박했음에도 딱히 내세울만한 입점 브랜드 유치 소식은 들리지 않은 상태다.

박 전무는 지난달 5일 프랑스 파리를 방문해 샤넬, 루이뷔통, 펜디, 지방시 본사를 방문하고 각 명품업체의 사장들과 면담했다. 또 프랑스 유명 백화점인 봉 마르셰와 라파예트도 둘러보는 등 명품 브랜드 유치에 의욕적으로 나섰다.

하지만 앞서 HDC신라가 루이비통·디올·펜디·불가리 등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 그룹의 20여개 브랜드를 최근 유치하면서 추가 출점이 제한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여기에 올 연말 신규 면세점 3곳이 선정될 예정이어서 명품 유치는 더 힘들어질 전망이다. 롯데와 SK 등 기존 사업자들이 문 닫은 면세점을 재운영할 가능성 또한 명품 브랜드 유치 가능성을 어둡게 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두산이 최근 프라다를 유치하려고 협상을 진행했다가 잘 안됐다는 얘기를 들었다"며 "MCM도 입점하지 않으려 할 정도로 브랜드 유치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두산이 면세점 관련 비용으로 1천억원은 인테리어 비용, 1천억원은 시스템 비용, 2천억원은 면세점 제품 구입에 사용한다고 들었다"며 "이후 발생하는 매출로만 제품을 구입한다고 하는데 직매입 구조인 면세사업을 이해한다면 절대 생각할 수 없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면세점 브랜드력을 키우기 위해선 국내뿐 아니라 중국, 동남아 등 해외에서도 마케팅을 활발히 펼쳐야 하지만 관련 비용 계획도 따로 마련해 놓지 않은 것으로 보여 어떻게 감당할지 걱정된다"며 "두타면세점을 알고 있는 중국인들도 많지 않은 데다 두산이 자금력과 브랜드력 모두 부족한 부분이 있는 것 같아 오픈할 경우 운영하기엔 쉽지 않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반면 신세계 역시 3대 명품 유치에 난항을 겪고 있지만 크게 동요하지 않는 분위기다. 신세계면세점이 외국인 관광객이 집중되는 명동과 인접해 있어 동화면세점이나 신라면세점으로 몰렸던 발길을 돌릴 수 있을 것으로 자신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신세계가 탄탄한 자금력과 오랜 유통 경험을 바탕으로 안정적인 운영을 펼친다면 예상보다 빠르게 시장에 안착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신세계는 대규모 주차공간이 확보된 다른 면세점들과 달리 교통체증 문제와 부족한 주차공간 시설이 해결과제로 남아있다. 신세계 측은 본점에서 4km 떨어진 외부 주차장을 빌려 80여대의 주차공간을 확보한 상태이기 때문에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신세계가 당장은 힘들더라도 두산과 달리 면세점 운영 경험이 있는 데다 유통업을 오래했기 때문에 일정 기간이 지나면 돌파구를 찾을 것으로 보인다"며 "HDC신라면세점에 이어 신세계, 한화 등이 3대 명품 브랜드 입점을 확정지을 수 있는 곳으로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지만 명품업체들의 콧대가 높아진 만큼 쉽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두산, 신세계뿐 아니라 이미 면세점을 오픈한 HDC신라와 한화 등 신규 면세업체 모두 명품 유치와 집객력 높이기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올 연말 신규면세점이 추가되면 경쟁 심화로 인해 최악의 경우 일부 사업자가 인수합병되거나 시장에서 도태될 가능성도 있어 명품 브랜드들에게는 입점을 꺼리는 요인이 되고 있다"고 밝혔다.

장유미기자 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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