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재형기자] "그들은 상식이하 입니다. 피해자와 그 가족들은 옥시로부터 아무런 초청도 받은 적 없습니다."
가습기 살균제로 인한 피해자가 1천528명(사망 239명, 환경보건시민센터 집계)을 넘어선 가운데 가장 많은 피해자를 양산하며 '책임회피', '사건은폐' 의 주체로 지목받은 옥시레킷벤키저 아타 사프달 한국법인 대표가 2일 입을 열었다.
그러나 옥시 대표가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힌 이 자리에는 피해자나 피해자 가족은 없었다. 이 대신 사과문 발표 중 옥시 제품으로 인한 피해자 어린이와 그 부모가 현장을 찾았으나 이 역시 초대받지 않은 방문이었다.
5년 전 옥시 가습기 살균제로 피해를 입은 아기가 휠체어에 올라 산소 호흡기를 목숨줄 삼아 여의도 콘래드호텔 기자회견장을 찾았어야 이들의 비정상적 만남은 성사됐다.
옥시 측이 마련한 기자회견은 시작 10여분 만에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피해자 가족은 "5년간 찾았으나 만나지 못했다"며 "이제 와서 피해자 가족이 없는 자리에서 사과 운운하고 있다"며 분노를 쏟아냈다.
옥시는 사과와 함께 정부가 파악한 옥시 제품 사용 1~2단계 피해자 보상을 진행하겠다고 밝혔지만 이 또한 진정성을 의심받게 됐다. 아타 사프달 대표는 "피해자 그룹에게 사과 회견 사실을 알리고 그 가족들이 공유할 것으로 알았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기자회견장을 찾은 피해자나 그 가족, 피해자 모임 측의 분노만 키울 뿐이었다.
결국 옥시 측은 피해자와 그 가족은 배제한 채 수많은 언론 카메라 앞에서 고개를 숙인 꼴이 됐다. 불청객이 된 피해자 측은 기자회견장 연단에 서서 옥시 법인대표인 아타 샤프달 대표에 대한 해명을 요구했으나 돌아온 답변은 "사과와 함께 적절한 보상책을 찾겠다"는 말이 전부였다.
이날 가습기살균제피해자와가족모임과 환경보건시민센터는 서울중앙지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파렴치한 살인기업 옥시의 사고는 받지 않겠다"는 뜻을 공식화했다. 이들은 영국 레킷벤키저 최고 경영자 라케쉬 카푸어 등 8명의 이사진에 대한 형사고발을 진행했다.
2013년 7월부터 2015년 4월까지 두 차례에 걸친 정부 조사에서 밝혀진 옥시싹싹 가습기당번으로 인한 사망자는 103명이다. 피해자가 많았던 제품은 옥시싹싹 가습기당번, 애경 가습기메이트, 와이즐렉 가습기살균제, 홈플러스 가습기청정제, 세퓨 가습기살균제 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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