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상훈기자] 1인 크리에이터를 활용한 '인플루언서 마케팅'이 디지털 광고 시장을 휩쓸고 있다. 인플루언서 마케팅이 멀티채널네트워크(MCN) 비즈니스의 새로운 수익 모델로 자리 잡을 지 주목되고 있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디지털 광고 시장에서 인플루언서 채널을 통한 '콘텐츠 마케팅'으로 의미있는 성과를 거두는 사례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국내 톱 크리에이터로 꼽히는 '대도서관'은 지난해 본인이 직접 기획, 촬영, 편집을 통해 기네스 맥주 광고를 제작해 유튜브를 통해 공개했다.
단 6시간만에 애드립 만으로 촬영한 이 광고는 유튜브에서 본편만 37만건이 넘는 조회수를 기록했으며 수많은 사람들이 소셜미디어와 또 다른 유튜브 채널로 공유하며 인터넷을 달궜다.
이 광고는 기네스가 1인 미디어 팬덤을 광고에 적용한 첫 사례다. 해당 광고를 맡은 기획사도 대도서관의 기획을 듣고 전례없이 한번에 통과했을 정도다.
대도서관은 "1인 크리에이터들이 인기가 있다 할지라도 팬덤이 많을 뿐 연예인에 비할 바는 못된다"며 "따라서 출연만 하는 광고는 의미가 없다고 생각하기에 기획까지 직접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그는 "광고는 기획력까지 포함된 것이라고 생각한다. 구성안을 짜고 편집인을 구하는 것도 스스로 해결해야 하지만 기존 방송보다 색다른 모습을 볼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사람들도 재미있어 한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인기 크리에이터 '영국남자' 조쉬 캐럿은 지난 2월 삼성전자 S 아카데미 행사를 알리기 위한 셀프 광고 영상을 만들어 눈길을 끌었다.
프로젝트 'SH' 이신혁 감독은 조쉬 캐럿과 함께 삼성전자의 IT 제품을 사용하면서 생기는 다양한 소리들을 편집해 리드미컬한 멜로디의 뮤직비디오를 완성했다.
유튜브, 페이스북 등을 통해 공개한 이들 스타 크리에이터의 영상은 공개 한 달 만에 조회수가 170만건을 넘었다.
먹방 크리에이터 '밴쯔'와 뷰티 크리에이터 '씬님' 은 오픈마켓 G마켓과 협업해 상품 소개 영상을 제작하기도 했다.
12명의 1인 크리에이터로 구성된 '쇼핑 어벤G스'를 지난 2월부터 한달간 영상으로 공개됐고 이 영상은 공개 2주만에 조회수 270만건을 넘으며 큰 호응을 얻었다.
◆해외서는 이미 보편화
1인 크리에이터들의 영향력이 월등한 해외에서는 유튜브 스타를 동원한 마케팅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구독자 수 270만명을 자랑하는 키즈 크리에이터 '에반튜브'는 수많은 장난감 회사들로부터 러브콜을 받는다.
지난해 연간 수입만 100만달러(11억원)를 넘다보니 부모들까지도 일을 그만두고 전업으로 나설 정도. 현재까지 500여편에 달하는 키즈 언박싱 영상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구독자 수 315만명의 일본 톱 크리에이터 '하지메 사쵸'의 100개 다마고치 키우기 영상도 대표적인 인플루언서 마케팅에 속한다. 일본 이용자들은 전체 65% 이상이 '유튜브'를 주로 즐기는 영상 플랫폼으로 꼽는다.
지난해 일본 동영상 광고 시장 규모가 506억엔(5천236억원) 수준 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유튜브 스타들의 현지 디지털 광고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압도적이다.
◆1인 미디어 광고 생태계 정착
TV 등 기존 전통 미디어에 머물러 있던 미디어파워는 '개인'으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
미국 디지털 에이전시 리듬원(구 버스트 미디어)이 지난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인플루언서 마케팅에 1달러(1천100원)를 투자할 경우 여섯 배가 넘는 6.85(7천826원)달러의 미디어 효과를 얻을 수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한 59%의 광고주가 향후 1년간 인플루언서 마케팅 예산을 늘릴 계획이라고 답한 바 있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이 지난 1월 발표한 '2015년 방송매체 이용행태 조사'에 따르면 연령별 일상생활 필수매체 인식 조사 결과 10대(67.9%), 20대(69.5%), 30대(63%), 40대(54.1%) 모두 스마트폰을 가장 중요하다고 대답했다.
이는 모바일 기기를 통해 항상 연결돼 있는 Z세대(19세미만)를 중심으로 콘텐츠 소비의 변화가 빨라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만큼 인터넷 동영상이 광고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커지고 있다.
인플루언서 마케팅 플랫폼 '버즈넷'을 운영하는 애드쿠아 인터렉티브가 분석한 지난해 상반기 집행 데이터를 보면 인플루루언서 채널을 통한 콘텐츠 마케팅 CPV(조회수당 비용)는 기존 TV 광고의 13% 수준이다.
버즈넷은 지난해 초 출범한 크리에이터 그룹 마케팅 플랫폼으로, 1인 크리에이터들이 소셜 채널에 최적화된 다양한 포멧의 콘텐츠를 제작하고 있다.
버즈넷은 인플루언서를 활용해 10~20대에 맞는 콘텐츠를 제작하고 최적화된 채널을 통해 팬들과의 소통과 확산을 유도해 효율적인 디지털 마케팅 성과를 내고 있다.
버즈넷 관계자는 "한 식품 광고의 경우 20명의 1인 크리에이터가 참여한 이벤트 과정을 통해 시청자들이 이벤트를 하나의 문화이자 놀이로 여겨 자연스러운 경험으로 유도한 사례도 있다"며 "조회수는 430만건, CPV는 13원으로 효과적인 광고 집행을 달성했다"고 전했다.
성상훈기자 hnsh@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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