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던험비, 빅데이터로 매출 향상·미래 예측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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톰 스펜서 던험비코리아 지사장 인터뷰

[성상훈기자] "고객의 구매 패턴을 분석하다보면 남성용 면도기는 남성이 아닌 그의 여자친구나 부인이 장을 보며 함께 구입하는 경우가 더 많습니다. '남성이 구매했는가 여성이 구매했는가'가 중요한게 아닙니다. '이 고객은 젊은(연령) 가정 주부(여성)이면서 아이가 있는 커리어 우먼(직업)형 하우스 와이프(생활 패턴과 구매 패턴) 일 것이다' 라고 하는 세분화된 고객 분류가 필요하죠."

톰 스펜서 던험비코리아 지사장은 고객의 연령이나 성별만 구분하는 단순한 마케팅 방법이 통하는 시대는 지났다고 강조한다. 그만큼 타깃 맞춤형 마케팅이 중요하다는 의미다. 지난 2008년 국내 지사를 설립한 던험비는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고객 인사이트를 판단하는 영국의 컨설팅 전문 기업이다.

테스코, 메이시스, 메트로, 쿱, 숍라이트 등 글로벌 유통기업들과 코카콜라, 켈로그, 랄프로렌, 네슬레, 샤넬, 하이네켄, 등 150여개 글로벌 제조사들이 던험비의 고객들이다.

던험비는 유통과 제조업계에서 빅데이터 슈퍼스타로 통한다. 이는 던험비가 갖고 있는 독자적인 고객 클러스터링(그룹별 분류) 기술 덕분이다.

테스코의 경우 각 제품이 가진 특징에서 '신제품', '명품', '저칼로리', '테스코 PB 상품', '특가품', '조리된 제품' 등 다양한 분류를 만들고 구매 패턴에 따라 고객을 그룹별로 나눈다.

결제 이후에도 리필 구매 등 특정 행동에 따른 특성과 카드 등록 정보 특징을 더해 고객을 세분화한다. 다양하게 세분화된 고객 데이터를 바탕으로 고객별로 각각 다른 쿠폰이나 정보를 보내 높은 확률로 재구매를 유도하게 된다.

이같은 던험비의 빅데이터 분석 기술은 테스코를 월마트, 까르푸와 더불어 글로벌 빅3 유통사로 자리매김하게 만들었다.

"데이터는 정형 데이터와 비정형 데이터로 나뉩니다. 정형 데이터는 매출, 영수증 데이터들이지만 버려지기 쉬운 비정형 데이터를 같이 분석하는 것은 어려운 일입니다. 우리는 두 가지 다 분석을 하고 있지요. 온라인 상의 클릭스트림(인터넷 방문시간) 데이터 같은 비정형 데이터를 정형 데이터와 같이 분석해서 실제 어떤 상품의 매출이 높아질 수 있고 구매를 많이 할 수 있는가에 대한 피드백을 줄 수 있는 것이죠. 그런 부분이 던험비의 강점입니다."

즉, 익명화된 빅데이터를 통해 구객의 구매행동을 지역, 시간, 상품 단위에 따라 세부적으로 파악해 어느 장소에서 언제, 어떤 종류의 상품을 구매하는지, 구매 성향은 어떤지 모두 상세히 파악할 수 있다는 의미다.

앞서 언급한 던험비의 고객사들은 숫자에 그치는 데이터가 아닌 이를 통해 뽑아낸 인사이트로 고객 수가 늘어나고 매출이 늘어나는 던험비의 '마법'을 경험한 고객들이다.

홈플러스는 테스코에서 MBK파트너스로 주인이 바뀌었어도 여전히 던험비의 빅데이터 분석 기술을 등에 업고 있다.

◆순두부 좋아하는 소탈한 데이터 분석가

던험비는 데이터 분석을 통해 '미래'를 예측해낸다. 어떤 제품이 어떤 날씨에 잘 팔리는지, 날씨에 따라 고객이 어느 시간대에 얼마나 소비를 하러 오는지 예측이 가능하다.

던험비 글로벌 직원은 2천500명 수준. 이 중 1천명 이상이 데이터 분석 전문가들이다. 다양한 데이터와 씨름하고 있는 그들은 지금 이 시간에도 고객사의 미래를 좌우하는 예측을 뽑아내고 있다.

톰 스펜서 지사장은 삼계탕과 순두부를 좋아하는 소탈한 '영국남자'다. 지난 2003년 인사이트 애널리스트로 던험비에 입사한 그는 다양한 MCG(일용소비재) 고객 데이터 분석을 맡아왔다.

그는 2008년 던험비코리아 창립멤버로 홈플러스 본사에서 함께 근무하면서 던험비코리아와 홈플러스의 긴밀한 협업 관계를 구축한 장본인이기도 하다. 데이터 분석도 테스코와 다른 홈플러스만의 기준에 맞춘 많은 부분이 톰 스펜서의 손을 거쳐 현지화됐다.

"홈플러스 데이터를 갖고 제조사들 데이터와 비교해 분석을 해봤더니 상품의 입지는 어떤지 어떤 고객의 어떤 제조사들의 상품을 좋아하는지 알 수 있게 됐습니다. 이같은 분석 인사이트를 제공해 홈플러스 안에서 매출을 높일 수 있는 마케팅 방식을 제안하게 된거죠. 유통사와 제조사, 고객이 모두 윈윈할 수 있는 1석 3조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었습니다. 우리는 이를 '윈윈윈' 이라 부릅니다."

톰 스펜서 지사장은 데이터 분석가인만큼 인공지능에도 관심이 많다. 얼마전 전세계를 떠들썩하게 했던 구글 딥마인드의 인공지능 알파고와 이세돌 9단의 대결도 인상깊게 봤다고.

"던험비 역시 데이터 분석 뿐 아니라 인공지능에 관심이 많습니다. 인재 개발 차원에서 영국 옥스퍼드, 케임브리지의 박사과정 학생들을 후원하고 있죠. 데이터 사이언스 분야는 항상 예의주시 해야 하는 분야인만큼 향후 10년안에는 인공지능 기술을 유통 전략에도 활용할 기회가 있을 겁니다."

◆던험비 사훈은 '고객 위주'

던험비코리아 지사장답게 한국 시장에 대한 애정 어린 조언도 잊지 않았다. 톰 스펜서 지사장은 유통사도 제조사도 '고객 위주'의 전략 없이는 눈에 띄는 성공을 할 수 없다고 늘 강조한다.

"한국의 유통사들이 카테고리 매니지먼트나 소비자 마케팅 관점에서 아직까지는 고객 위주 보다 상품의 매출, 마진, 영업이익이 우선 순위일 때가 많아 아쉬운점이 있습니다. 다른 분야도 마찬가지죠. 다양한 분야에서 빅데이터를 수집하고 있거나 하려고 하지만 어떻게 이를 활용해 비즈니스 성공 전략을 짤 것인가에 대한 노하우는 부족한 것 같습니다. 그러나 한국에 와서 빨리빨리 이뤄져야 하는 부분에서 배운점도 많지요. 빨리 제공하는 것과 정확하게 제공해야 하는 밸런스가 중요하다는 점입니다."

던험비코리아는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비즈니스 확장에 나선다. 유통과 제조 분야에서 28년간 쌓아온 노하우를 바탕으로 관련 분야에서 새로운 파트너를 최대한 많이 확보하는 것이 목표다.

성상훈기자 hnsh@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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