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정기자]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비대위 대표가 '셀프 공천' 논란으로 빚어진 당 내 반발을 정면 돌파하는 데 성공했다.
김 대표는 23일 비례대표 2번을 다시 받아들고 당 잔류를 선언했다. 노욕(老慾) 논란에 사퇴설까지 더해져 당이 내홍을 겪은지 사흘 만에 갈등이 봉합된 셈이다.
더민주는 이날 김 대표의 비례순번을 당초 2번 그대로 확정하며 김 대표를 비롯한 비례 명단과 순번을 발표했다.
앞서 김 대표는 지난 20일 자신을 비례 2번으로 '셀프 공천'한 바 있다. 이후 당 안팎에서 거센 저항이 일자 비대위는 21일 김 대표의 순번을 14번으로 하는 중재안을 냈지만 중앙위가 다시 이를 원상회복시켰다.
더민주는 21일 오후 8시 넘어 시작된 심야 중앙위원회에서 김 대표의 비례 순번 지정 문제를 김 대표 본인에게 위임하기로 결론냈다.
김 대표는 비례대표 명단과 순번 확정이 중앙위의 거부로 무산된 데 대해 반발, 당무를 거부했다. 특히 자신을 비례대표 2번으로 넣은 것을 '노욕'으로 비춰지는 데 격노하기도 했다. 전날까지 그는 "대표직에 매력을 못 느낀다. 인격적 모독을 받고 더 이상 흥미가 없다"며 대표직 사퇴까지 시사했다.
이에 박영선·우윤근·표창원·김병관 등 4명의 비대위원이 먼저 비례대표 공천을 둘러싼 당 내홍에 책임을 진다는 의미에서 일괄 사의를 표명했다.
이처럼 사퇴를 고민했던 김 대표는 비대위원들의 사의까지 받아내며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당이 초라한 모습을 보인 것에 대해 죄송하게 생각한다"며 "일단 이 당에 남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보이콧' 카드를 꺼내며 후보 등록일 마감이 하루 밖에 남지 않은 상황에 막판에 배수진을 치면서 당을 압박한 김 대표가 비례 2번을 다시 확정받으면서 당 내 주도권을 다시 잡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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