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송무기자] 이슈 블랙홀이 된 새누리당 윤상현 의원의 김무성 대표에 대한 막말 파문이 총선에 영향을 미칠지 여부에 관심이 커지고 있다.
역대 전국 단위의 선거에서는 항상 정치인들의 잘못된 발언이 상당한 변수가 돼 왔다. 지난 19대 총선에서는 민주당 김용민 후보의 과거 막말 사실이 논란이 됐고, 이에 대한 당의 미온적인 반응이 논란이 되며 타격을 입었다.
17대 총선 탄핵 열풍을 타고 압승이 예상됐던 열린우리당 정동영 의장의 노인 폄하 발언이 논란이 되면서 당시 여당이 수도권에서 커다란 상처를 입기도 했다.
20대 총선이 불과 34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이번에는 새누리당이 윤상현 의원의 막말 파문으로 곤혹스러운 처지에 놓였다. 윤상현 의원이 자기 당 대표인 김무성 대표를 겨냥해 막말하며 공천 배제를 언급한 것이다.
윤 의원은 현역 의원 40여명 살생부설이 돈 지난달 27일 지인과의 통화에서 "김무성이 죽여버리게. 죽여버려 이 XX. (비박계) 다 죽여. 그래서 전화했어. 내가 당에서 가장 먼저 그런 XX부터 솎아내라고, 솎아내서 공천에서 떨어뜨려버리려 한 거여"라고 했다.
친박계는 이같은 발언이 술에 취한 상태에서 우발적으로 나온 것이라고 해명했지만, 이 전화를 받은 대상자가 친박계 현역 의원이라는 말이 나오면서 지도부와 공천관리위원회를 장악한 친박계가 비박계에 대한 공천 학살을 위한 모임을 한 것이라는 의혹이 커지고 있다.
비박계 의원들은 공천 탈락, 심지어 정계 은퇴까지 촉구하는 등 연일 공세를 취하고 있다.
친박계 좌장격인 이재오 의원은 전날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윤 의원으로부터) 전화를 받은 사람은 김 대표를 죽여버릴 만한 위치에 있는 것이다. 일개 정치권과 관계 없는 친구에게 이런 이야기를 할 일이 없다"면서 "비박계를 다 죽일 만한 사람, 공관위원들이나 공관위원들에게 오더할 사람에게 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전화를 받은 사람이 누군지, 공천에 개입했는지 밝혀내야 한다. 그것이 밝혀지지 않으면 의원총회를 열어야 한다"면서 "공관위가 권위와 신뢰를 가지고 깨끗하게 (공천) 할 수 있도록 이 문제를 명명백백하게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역시 비박계인 홍문표 제2사무부총장은 라디오 방송에서 "윤 의원의 막말은 국민에게 부끄러운 것이고 당원들에게 죄송할 뿐"이라며 "입에 담지 못할 막말을 했기 때문에 정계를 스스로 은퇴하든지 자기 거취를 결정해야 할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당 윤리위원장인 여성규 의원은 10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친박에서 빕박 의원들은 솎아내고, 소위 밀실 공천을 시도한다면 엄청난 해당행위가 될 수 있다"며 "그런 것들이 공개적으로 표출이 됐다면 응분의 책임을 져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비박계는 일단 발언에 대한 진상규명을 요구하고 있다. 파문이 갈수록 확산되고 있어 이 문제에 대한 조사가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
친박계와 비박계의 갈등이 이 사건을 통해 폭발 양상으로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새누리당이 공천을 30여일 남긴 상황에서 터진 윤상현 파문을 어떻게 극복할지 주목된다.
채송무기자 dedanhi@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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