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송무기자] 국민의당이 안철수 상임대표 측과 김한길 상임선대위원장 등 통합파로 나뉘어 갈등을 벌이고 있다. 이는 총선을 바라보는 목표의 차이로 이견을 좁히기도 쉽지 않다.
안철수 상임대표와 김한길 상임선대위원장 등 당 지도부는 7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정 반대의 입장을 밝히며 공개 설전에 나섰다.
김한길 위원장은 "우리 당이 교섭단체 이상의 의석(국회의원 20명)만 확보한다면 여당이 개헌선을 넘든 말든 상관없다는 식으로 정치를 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여당이 180석 이상 확보한다면 캐스팅 보트니 뭐니 하는 게 다 무용지물이 되고 국회는 식물국회가 될텐데 그때 교섭단체라는 게 무슨 의미 있겠느냐"면서 "안 대표 말대로 통합적 국민저항체제가 꼭 필요한 시점이 바로 지금"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바로 이어 안철수 대표는 "무조건 통합으로는 이기지 못한다. 이미 익숙한 실패의 길이다. 다른 새로운 길을 찾아야 한다"고 공개 반박했다.
안 대표는 "우리의 목표는 기존 거대 양당구조를 깨는 일"이라며 "국민들의 현명한 판단을 믿는다. 새누리당에 의해 개헌 저지선이 무너지는 결과를 국민들이 주지 않을 것이라 믿는다"고 강조했다.
천정배 공동대표도 나섰다. 천 대표는 이날 회의를 마치고 기자들에게 "이번에 새누리당에 과반을 주는 것은 재앙이지만 개헌저지선을 확보하지 못하면 국가에 어떤 미래도 없다"며 "새누리당에 개헌선을 준 이후 우리 당이 80~90석을 가져도 그것은 나라의 재앙"이라고 김한길 위원장 편에 섰다.
당의 최고 지도자인 공동대표와 상임선대위원장 간 가장 중요한 총선 전략에서 공개적인 설전을 벌인 것이다.
안철수 상임대표는 이번 총선의 핵심 목표를 양당 체제 혁파로 잡은 모습이다. 양당 기득권 체제 해체가 최고 과제인 상황에서 혁파 대상인 더불어민주당과의 통합 및 선거연대는 있을 수 없다는 것이다.
반면, 김한길 선대위원장과 천정배 공동대표의 입장은 다르다. 이들의 핵심 목표는 야권 승리다. 총선에서 새누리당의 승리를 막고 야권이 승리하지 못하면 대선에서의 정권 교체가 어렵다. 이같은 다른 목표 때문에 안 대표와 김한길 위원장 등이 갈라설 수 있다는 예측도 나오고 있다.
당의 얼굴인 안철수 대표가 반대하면 통합은 물론 연대도 불가능하다. 그러나 一여多야 구도 하에서 국민의당이 우세를 점하는 지역은 현실적으로 많지 않다. 여기에 총선 결과가 패배로 나타나면 야권 분열의 책임론까지 밀려올 가능성도 있다.
총선이 불과 37일 남은 상황에서 아직도 야권의 구도가 결정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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