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눅스 잇단 승전보...IT판도 바꾼다

엔터프라이즈 시장에서 리눅스가 잇단 승전보를 전하고 있다.

기업 핵심시스템에 도입되는 것은 물론, 슈퍼컴퓨팅 분야서도 윈도를 앞서는 등 '리눅스 생태계'가 갈수록 확산되고 있다.

임베디드시장에서도 디지털홈 구축이란 초대형 프로젝트를 등에 업고 거대한 '용트림'을 시작했다.

일련의 상황은 리눅스가 기업IT시스템을 강하게 파고들고 있다는 것을 뜻한다. 오픈소스란 숭고한(?) 철학이 아니라 유닉스 및 윈도와의 경쟁에서 어떤 결과를 보여주느냐가 관전 포인트로 떠오른 것이다.

◆유닉스와 경쟁 '점화'

지난해부터 엔터프라이즈 시장을 노크한 리눅스는 올해 들어서도 굵직한 성공사례를 잇따라 쏟아내고 있다.

기간계 시스템은 물론 유닉스의 전유물로 여겨지던 전사적자원관리(ERP) 분야도 리눅스 영향권 안에 들어오고 있다.

온라인원서접수 업체인 소프트뱅크유웨이는 기존 유닉스 시스템을 리눅스 기반 메인프레임으로 통합했다. 45개나 되는 유닉스서버를 리눅스가 한꺼번에 삼켜버린 것.

엔터프라이즈 시장에서 리눅스가 유닉스를 위협할 것이란 전망을 입증하는 사례였다.

리눅스 기반 ERP 시스템을 운영하는 업체도 등장했다. SK C&C가 그 주인공.

이 회사는 최근 사내 1천500여명이 사용하는 대형 '통합경영정보시스템'을 리눅스 기반으로 구축한다고 밝혔다.

ERP는 유닉스가 석권한 대표적인 기업용 애플리케이션. 이 때문에 리눅스의 ERP 시스템 입성은 리눅스와 유닉스와의 경쟁이 더욱 가열될 것임을 예고하고 있다.

금융권에서도 리눅스는 지분을 확대하기 시작했다.

한국IBM은 올 초 새마을금고 인터넷뱅킹 시스템을 리눅스 기반으로 구축한데 이어 추가로 몇개 프로젝트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금융권에서도 리눅스는 유닉스와 자웅을 겨루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국내 대형시스템중 90% 정도가 유닉스 기반으로 이뤄져 있다. 이 때문에 리눅스가 엔터프라이즈 시장을 파고들수록 유닉스 비중은 떨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슈퍼컴퓨팅 분야는 리눅스가 분위기 주도

슈퍼컴퓨터 분야의 경우 리눅스가 입지를 굳힌 분야.

최근 초대형 슈퍼컴퓨터를 구축한다고 발표한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과 한국과학기술원(KIST)은 리눅스 기반 시스템을 구축할 방침이다.

대학이 구축하는 슈퍼컴퓨터중 상당수도 리눅스를 운영체제(OS)로 채택하고 있는 상황이다.

유닉스와 윈도에 뒤쳐진 기업과 개인용 시장과 달리 연구개발용 슈퍼컴퓨팅 분야의 경우 리눅스가 분위기를 주도하고 있는 셈이다.

홈네트워크 분야에서도 리눅스 주가는 천정부지로 뛰어올랐다.

정보통신부, 삼성전자, LG전자 등이 참여하는 디지털홈구축 프로젝트의 기반플랫폼으로 리눅스가 들어간다는 이유에서다.

다가오는 유비쿼터스 컴퓨팅시대를 리눅스가 주도할수도 있다는 점에서 디지털홈 구축사업의 성공 여부는 리눅스 확산에 분수령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리눅스는 유닉스 등과 비교하면 보급율이 떨어지는 것은 사실이다. 개발자 수가 부족하고 사용할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에도 한계가 있다.

그러나 리눅스를 중심으로 업체간 협력이 확산되는 현상은 리눅스가 점점 고객친화형으로 바뀐다는 것을 의미한다.

문제점으로 거론되던 것들이 하나둘씩 개선되면서 유닉스 및 윈도와 대결하는 구도가 만들어지는 셈이다.

또 엔터프라이즈와 임베디드 분야에서 잇따라 터진 리눅스의 승전보는 리눅스가 유닉스 및 윈도와 진검승부를 시작하는 전환점으로 기록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