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구민] 도요타는 CES 2016에서 다양한 이슈를 만들어 냈다. 행사 바로 전에는 포드와의 협력을 통해서 포드의 스마트폰 연동 기술인 SDL(SmartDeviceLink)를 도입하면서, 애플과 구글에 대한 경계심을 피력하기도 했다.
프레스 행사에서는 도요타 신차나 컨셉카 소개는 없이, 작년에 설립한 인공 지능 연구 기관인 TRI(Toyota Research Institute)만을 소개했다.
전시장의 컨셉도 파격적이다. FCV 플러스, FV2 등 기존에 소개되었던 컨셉카의 전시가 있기는 하지만, 인공 지능 기반의 자율 주행 시스템 데모와 사물인터넷 기반의 차세대 내비게이션 시스템이 강조된다. 도요타 측은 이번 전시의 주요 키워드로, 커넥티드카, 모빌리티, 인공지능을 들었다. 무게 중심이 IT융합과 커넥티드카로 옮겨가는 파격적인 변화를 보여 주고 있다.
◆인공 지능과 미래 이동성을 강조한 도요타의 프레스 컨퍼런스
도요타는 2015년 11월에 인공 지능 연구를 위해서 TRI(Toyota Research Institute)를 설립하고 향후 5년간 10억달러를 투자한다고 발표했다.
프레스 컨퍼런스에서는 TRI의 설립과 구성, 연구 방향에 대한 소개가 자세히 이루어졌다. 컨셉카나 신차에 대한 소개가 없이, 미래 연구만을 소개했다. TRI를 통해서 강조한 것은 인공 지능과 미래 이동성에 대한 부분이다.
아직 날씨 변화나 돌발 상황에 대한 대처가 미흡한 자율 주행 자동차 기술을 딥러닝 등의 인공 지능으로 해결해 나가고, 로봇이나 실내 이동성에 대한 연구로 미래 이동성을 대비한다는 전략이다.
◆사물인터넷과 인공 지능이 강조되는 도요타의 전시
도요타의 전시에는 물론 FCV 플러스, FV2, 키카이 등 컨셉카의 전시가 있기는 하다. 하지만 이미 기존에 소개되었던 전시라는 점에서 무게감은 떨어진다. 오히려 인공 지능 기반의 자율 주행 데모 시스템과 사물인터넷 기반의 차세대 내비게이션 시스템이 부각되는 느낌이다. 다만 하드웨어가 아닌 소프트웨어를 강조할 경우 관람객의 시선을 사로잡기는 어려울 수 있다. 그런 면에서 이번 도요타의 전시는 다소 파격적이라고 볼 수 있다.
인공 지능 기반의 자율 주행 데모 시스템은 모형차를 이용하여 이루어지다 보니, 설명이 없이는 이해가 어렵다. 핵심은 크라우드 매핑(Crowd Mapping) 기술이다. 자동차의 이동 경로와 센서에서 얻어진 값들을 데이터베이스에 저장하고, 이를 바탕으로 디지털 맵을 만들어 간다.
또한 이를 딥러닝을 통해서 학습하여 주행 경로를 생성한다. 실제 차량에서는 주행 중인 많은 차량에서 얻어진 차량의 카메라 정보와 센서 정보를 이용해서 자율 주행이 가능한 정밀 지도를 얻어 낼 수 있다.
이번 데모에서는 중앙 집중형 자율 주행 시스템에서 딥러닝 기반 인공 지능을 이용한 최적 운행을 보여 주었다. 6대의 모형차들의 데이터를 수집하고, 학습하여, 일정 시간 이후에는 사고 없이 최적의 경로로 운행할 수 있도록 했다.
사물인터넷 기반의 차세대 내비게이션 시스템인 에이전트 플러스는 운전 중인 다른 차량의 주행 정보를 분석해서 경로 생성에 반영하는 시스템이다. 일정 지역에 자동차 분포를 통한 교통 체증 판별, 와이퍼 정보를 이용한 강수량 판별, ABS(Anti-lock Braking System) 정보를 이용한 빙판길 판별 등을 통해서 주행 경로를 새롭게 생성하는 기능을 선보였다.
◆도요타의 변화와 시사점
최근 도요타의 전략은 젊은 세대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동시에 IT 융합 기술에 대한 투자가 늘고 있다. 커넥티드카, 사물인터넷, 차량용 클라우드, 인공지능 등 미래 자율 주행 경쟁을 대비하기 위한 투자가 늘어나고 있다.
포드와의 협력과 이번 CES 전시에서도 도요타의 변화를 읽을 수 있다. 특히 도요타-포드의 협력은 애플 카플레이, 구글 안드로이드 오토와 대항하는 자동차사의 큰 흐름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여기에 혼다, 마쯔다, 스바루, 시트로엥 등 여러 회사도 동참을 고려하고 있다. 커넥티드카의 흐름을 주도하려는 의도를 엿볼 수 있다. 이번 전시를 통해서는 인공 지능과 차량용 클라우드를 강조한다. 미래 자율 주행 기술을 선점하기 위한 노력인 동시에 앞으로 펼쳐질 차량용 클라우드 경쟁에 대비하는 모습을 보여 주고 있었다.
포드-도요타 협력이나 애플 카플레이 상용화 등 다양한 커넥티드카의 이슈에서 우리나라는 너무 뒤쳐져 있다. 도요타의 파격적인 변화는 우리나라 시장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빠른 시일 내에 관련 기술과 시장을 성장시켜서 스마트카의 미래 경쟁에 대비하기를 기대해 본다.
정구민 국민대 전자공학부 교수(http://smart.kookmin.ac.kr)는 솔루션 전문기업 네오엠텔 기반기술팀, SK텔레콤 터미널 개발팀 등에서 근무하면서 업계와 학계를 두루 거친 전문가다. 현재 한국자동차공학회 이사, 한국멀티미디어 학회 이사, 대한전기학회 정보 및 제어부문회 이사, 한국정보전자통신기술학회 이사를 맡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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