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외국에서는 몇년 전부터 많이 쓰이고 있는 OBDII(On-board Diagnostics, 온보드 진단장치) 기반 차량 진단 서비스가 최근에는 국내에서도 시장을 키워가고 있다.
자동차의 진단을 위한 신호들은 OBDII 단자를 통해서 차량 밖으로 전송이 가능하다. 스마트폰을 이용한 네트워크 서비스가 활성화 되면서 최근에는 OBDII 단자에 전용 단말기를 연결하고, 스마트폰을 통해서 서버로 데이터를 전송해 차량 진단과 관리에 활용하고 있다.
관련된 대표적인 서비스로는 이안 헉킨스의 토크 프로와 포드의 OpenXC를 들 수 있다. 토크 프로(Torque Pro)는 전 세계적으로 많이 쓰이고 있는 ODBII 기반 진단 서비스다. 포드의 OpenXC는 차량 데이터를 얻을 수 있는 오픈 플랫폼으로 유명하다.
지난해부터 진행되고 있는 국제 표준인 확장된 자동차(Extended Vehicle)에서는 이러한 진단 정보를 클라우드로 업로드해 분석하는 방법을 표준화하고 있다.
최근 국내에서도 OBDII기반 진단 서비스가 등장하고 있다. 스마트온 커뮤니케이션의 몬스터게이지가 국내 OBDII 서비스의 대표적인 서비스이며, 최근 다나와와 리코시스는 카스캔을 선보였고, SK텔레콤과 KT도 관련 시장에 진출하고 있다. 재미있는 점은 몬스터게이지와 카스캔이 제시하고 있는 차량용 O2O(Online-to-Offline) 모델이다.
차량 정보의 지속적인 관리시스템을 통해서 자동차의 편리한 유지보수가 가능하고, 꾸준히 관리한 차량의 중고차 가격을 높일 수 있다.
웨어러블 기기를 통한 사용자의 건강 체크가 또 하나의 융합 산업을 만들어 가는 것처럼 차량의 관리도 새로운 서비스 모델을 창출할 수 있다.
◆ 몬스터게이지가 제시하는 차량용 O2O – 찾아가는 관리 서비스
몬스터게이지는 OBD2 단말기를 스마트폰과 연결하고, 클라우드에서 데이터를 분석하는 차량용 IoT 서비스이다.
지난 7월 서울 오토 살롱에서 만난 몬스터게이지는 3만2천명의 사용자를 자랑했다. 올해 12월에는 사용자 수가 4만명에 이른다고 한다.
몬스터게이지는 OBDII 정보의 분석을 통해서 연비, 차량 상태 등의 기본 정보뿐만 아니라, 실시간 고장 진단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최근 몬스터게이지는 새로운 차량용 O2O 서비스를 제시했다.
몬스터게이지의 BOTC(Battery Oil Tire Clean) 서비스는 신개념의 차량 관리 서비스다. BOTC는 차량 데이터의 클라우드 분석을 통해 사용자가 손쉽게 차량을 관리해 줄 수 있도록 한다. 소모품의 교체, 고장 진단, 세차 서비스의 제공이 가능하다. 사용자에게 차량 관리를 위한 정보를 제공해 주고, 상황에 따라 사용자의 주차장에서 배터리 교체나 출장 세차 서비스도 가능하다.
몬스터게이지는 이미 확보한 고객층을 통해서 고객에게 한 발 먼저 찾아가는 관리 및 정비 서비스를 통해서 새로운 O2O모델을 만들어 가고 있다.
◆카스캔이 제시하는 차량용 O2O – 차량 관리를 통한 중고차 서비스
다나와-리코시스는 이달 초 OBDII 기반 진단 서비스인 카스캔을 출시했다.
카스캔도 몬스터게이지와 유사한 OBDII 단말기-스마트폰-클라우드 연동 서비스를 제공한다. 차량 관리, 주행 정보 등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고, 클라우드 기반 차량 관리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카스캔은 다른 차원의 차량용 O2O 서비스를 제시하고 있다. 중고차 판매 사업을 진행 중인 다나와는 카스캔을 통한 중고차 관리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OBDII로 꾸준히 관리된 자동차 정보는 클라우드에 기록되어, 차량이 중고차로 팔릴 때 신뢰도를 높일 수 있다.
즉, 중고차 판매 사업자가 그 동안의 기록을 통해서 보증할 수 있는 중고차라면, 일반 중고차보다 비싼 가격을 받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사용자가 카스캔을 통해서 꾸준히 관리하는 만큼 중고차 가격을 높여서 사용자에게도 이득이 될 수 있다. 차량의 수명을 연장시키는 동시에 '믿고 사는 중고차' 시대를 열어갈 수 있다.
다나와 측은 다나와의 중고차 매매와 연계해서, 현재 소유하고 있는 차량의 중고차 가격 확인도 가능하다고 밝혔다.
◆ 차량용 클라우드가 키워가는 차량용 O2O 서비스
우버와 카카오 택시는 차량용 O2O 서비스의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더불어 차량 진단은 다른 측면의 차량용 O2O 시장을 키워갈 것으로 보인다.
차량 진단은 앞으로의 자동차 진화에 중요한 키워드가 되고 있다. 차량 공유 서비스, 자율 주행에서도 차량 진단은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된다.
현재 국제 표준에서 확장된 자동차가 표준화되고 있는 것도 차량용 클라우드에서 차량 진단이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으로 해석해 볼 수 있다.
얼마전 발표된 캘리포니아 차량국의 자율주행 자동차 규제안에서도 차량 진단과 관리는 큰 역할을 하게된다. 이 규제안에서는 자동차사가 지속적으로 차량 정보를 모니터링해서 진단과 관리 의무를 수행하고, 결과를 관련 부처에 보고하도록 하고 있다.
최근 우리나라에서의 OBDII 시장의 성장은 이러한 흐름에서 매우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자동차 회사를 중심으로 한 대기업들이 키워가야 했었던 시장을 소비자와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성장시켜 가고 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또한, OBDII 시장의 성장은 우리나라 소비자들의 인식이 그만큼 발전했다는 것으로도 해석해 볼 수 있다. 사용자들이 직접 단말기를 연결하고 확인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을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관련 시장이 커나가는 것은 사용자들의 차량 관리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지고, 자동차 관련 기술 및 시장에 대한 이해가 높아졌다는 것을 뜻한다.
그러한 면에서 몬스터게이지의 성장과 새로운 사업자들의 등장은 매우 긍정적으로 볼 수 있다.
앞으로, 더욱 많은 사용자들이 시장에 참여하게 되면, 소비자 중심의 새로운 시장도 만들어 나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우리나라의 커넥티드카 시장이나 차량 서비스 시장은 외국에 비해서 많이 뒤쳐져 있다. 자생적인 OBDII 기반 서비스는 이러한 격차를 줄여 줄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 더 많은 사용자의 확보, 기술의 성장, 서비스 시장의 활성화를 통해서 새로운 차량용 O2O 시장을 키워가기를 기대해 본다.
정구민 국민대 전자공학부 교수(http://smart.kookmin.ac.kr)는 솔루션 전문기업 네오엠텔 기반기술팀, SK텔레콤 터미널 개발팀 등에서 근무하면서 업계와 학계를 두루 거친 전문가다. 현재 한국자동차공학회 이사, 한국멀티미디어 학회 이사, 대한전기학회 정보 및 제어부문회 이사, 한국정보전자통신기술학회 이사를 맡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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