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례기자] 현대차그룹이 안팎의 어려운 경영환경을 감안, 임원 승진폭을 예년보다 크게 줄였다. 올해 정기 임원 승진 규모는 총 368명으로 지난해 433명에 비해 크게 줄었다.
선제적인 위기 대응 등으로 임원 승진폭을 크게 줄였던 지난 2013년 379명에도 못미치는 수준이다. 그만큼 내년 경제 상황이 쉽지 않다는 위기 의식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28일 현대자동차그룹은 현대∙기아차 191명, 계열사 177명 등 총 368명 규모의 2016년도 정기 임원 승진 인사를 단행했다.
직급별로는 ▲부사장 8명 ▲전무 29명 ▲상무 81명 ▲이사 115명 ▲이사대우 131명 ▲수석연구위원 1명 ▲연구위원 3명이다. 임원 승진 규모는 지난해 433명에 15% 가량 감소한 규모다.
경영환경의 불확실성 확대에 대비, 내실경영을 꾀했으나 실적 위주의 인사 원칙은 보다 철저히 반영했다는 게 그룹측 설명이다.
실제로 현대차 그룹은 이번 인사에도 ▲미래사업 지속성장을 위한 해외 우수인재 영입▲연구개발 및 기술부문의 승진자 비율 확대▲핵심 기술분야 신규 연구위원 ▲여성 임원 및 발탁 승진의 성과자 우대 등 인사 기조를 유지했다.
◆글로벌 전문가 '수혈' 가속…연구개발 인력 '중용'
이번 정기인사를 통해 왕수복 현대차그룹(중국)유한공사 총경리(전무)가 부사장에 승진한 것을 비롯해 총 8명이 부사장 승진대열에 합류했다.
서보신 현대·기아차 파워트레인·TOOLING담당과 양진모 현대·기아자동차 정책지원팀장, 김헌수 현대·기아자동차 바디기술센터장, 김승진 현대·기아자동차 글로벌미래전략TFT장, 박광식 기아자동차 화성공장장, 이영진 현대모비스 차량부품본부장, 김기준 현대다이모스 P/T사업본부장 등이 그 주인공.
특히 글로벌 전문가 등 외부 인력의 지속적인 수혈도 주목할 만한 대목이다. 현대차 그룹은 지난달 첫 선보인 고급차 브랜드 '제네시스'의 성공적인 시장 진입과 혁신을 위해 2명의 해외 최고 전문가를 영입했다.
벤틀리 전 수석 디자이너 출신의 세계적인 자동차 디자이너 루크 동커볼케(Luc Donkerwolke)를 현대디자인센터장(전무)에 임명하고, 람보르기니 브랜드 총괄 임원 출신의 맨프레드 피츠제럴드(Manfred Fitzgerald)를 영입, 제네시스전략담당(전무)에 임명했다.
현대자동차그룹은 피터 슈라이어 디자인총괄 사장을 시작으로 지난해 BMW 출신의 알버트 비어만 부사장을 영입한 데 이어, 이번에 두 명의 글로벌 전문가 추가 영입하는 등 관련 역량을 강화하고 있어 주목된다.
이와 함께 연구개발 및 기술부문의 승진자가 총 158명, 전체의 42.9%에 달하는 점 역시 눈에 띄는 대목이다. 차량 성능 및 품질 개선을 통한 상품 경쟁력 강화는 물론 친환경·차량IT 등 미래 선도 기술의 확보를 위해, 투자 및 인력 보강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또 수석연구위원 1명과 연구위원 3명을 새로 선임, 역시 핵심기술분야의 전문 역량을 한층 강화했다. 지난 2009년 첫 도입된 연구위원 제도는 연구개발 최고 전문가를 대상으로 관리업무 부담에서 벗어나 연구에만 집중하고 지속적인 연구개발 활동에 기여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제도다.
이번에 변속기 부문 박종술 위원이 연구개발 분야 수석연구위원은 새로 선임됐다. 박 신임 수석연구위원은 지난 2010년 연구위원으로 임명된 이후 후륜 다단변속기, 친환경차 전용변속기, 듀얼크러치변속기(DCT) 등 개발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이번에 수석연구위원으로 승진했다.
박 수석연구위원은 대리 직급으로 엔지니어계의 가장 권위 있는 상인 '장영실상'을 역대 최연소로 수상한 바 있다. 지금까지 200여건의 특허를 낸 변속기 분야 최고 전문가로 꼽힌다.
아울러 ▲자동변속기 분야 전병욱 위원▲차량IT 분야 백순권 위원 ▲공조 분야 오만주 위원 등 3명이 신임 연구위원에 선임됐다. 이들 역시 그 동안 쌓아온 노하우를 바탕으로 신기술 개발에 더욱 박차를 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높은 성과를 이뤄낸 여성 임원 2명에 대한 승진 인사도 이뤄졌다. 현대캐피탈 디지털신사업실장 이주연 이사대우가 이번에 이사로 승진했으며, 현대자동차 IT기획실장 안현주 부장은 이사대우로 승진 했다.
특히 IT분야 전문성과 우수한 실적을 바탕으로 새로 임원 자리에 오른 안현주 이사대우는 공채 출신 첫 여성임원이라는 타이틀을 얻게 됐다.
연차와 관계없이 승진하는 발탁인사도 이어졌다. 신규 임원인 이사대우, 연구위원 134명 중 32명으로 전체의 23.9%에 달한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내년 글로벌 자동차 시장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시장 선점 및 판매 확대, 미래 신기술 우위 확보, 품질 및 브랜드 향상 등 핵심 경쟁력 강화에 인사 초점을 맞춘 것"이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박영례기자 young@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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