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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권 분쟁 핵심' 신격호 정신건강, 법정서 판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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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격호 여동생, 법원에 성년후견인 지정 신청…가족 중 첫 문제 제기

[장유미기자] 롯데일가 경영권 분쟁의 핵심 변수인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의 건강 이상' 문제가 결국 법정에서 가려질 전망이다.

18일 재계에 따르면 신 총괄회장의 넷째 여동생인 신정숙 씨는 이날 오후 2시 40분께 변호사를 통해 서울가정법원에 신 총괄회장에 대한 성년후견인 지정을 신청했다. 신 총괄회장의 정신 건강에 문제가 있다는 판단에서다.

성년후견인제는 과거 금치산자, 한정치산자 제도를 대체해 지난 2013년 도입됐다. 이를 통해 질병·장애·노령 등에 따른 정신적 제약으로 사무를 처리할 능력이 충분하지 않은 사람에 대해 법원이 의사를 대신 결정할 적절한 후견인을 지정하게 된다.

신정숙 씨는 신청서에 성년후견인 대상으로 신 총괄회장의 부인 시게미쓰 하츠코 여사와 신영자 롯데장학재단 이사장,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신유미 롯데호텔 고문 등 4명의 자녀를 지목했다. 가족 중 공식적으로 신 총괄회장의 정신 건강에 대해 공식적으로 문제를 제기한 것은 신정숙 씨가 처음이다.

서울가정법원은 앞으로 후견인 신청자의 진술, 신 총괄회장의 건강 상태 등에 대한 의료기록과 전문가 감정, 신 총괄회장 본인의 심문 결과 등을 바탕으로 성년후견인 지정 여부를 판단하게 된다. 또 어떤 사람을 성년후견인으로 지정할지에 대해서도 함께 결정하게 된다.

이로써 롯데그룹 경영권 분쟁의 결과는 향후 법원의 심리 결과에 따라 승패가 갈릴 것으로 보인다.

현재 동생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 롯데그룹을 상대로 장남인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이 제기한 여러 소송에서 '신 총괄회장의 건강 상태'가 핵심 변수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달 26일 도쿄지방재판소에서 열린 '신격호 총괄회장 홀딩스 회장직 해임 무효' 소송 관련 첫 공판에서 재판장은 신 총괄회장이 소송의 의미를 이해하지 못한 채 위임장을 제출한 것이라고 이의를 제기하기도 했다.

또 신 전 부회장은 아버지인 신 총괄회장을 앞세워 자신이 롯데그룹의 후계자라고 주장하고 있어 신 총괄회장이 '정상'이라는 사실을 입증하지 않으면 그의 주장은 설득력을 잃게 된다.

앞서 신 전 부회장은 신 총괄회장을 무리해서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 공사 현장으로 안내하고, 프로바둑 기사 조치훈 9단과 바둑을 두는 모습을 공개한 것도 신 총괄회장의 건강 이상설을 불식시키려는 시도로 재계에서는 보고 있다. 이로 인해 일각에서는 '신 총괄회장으로부터의 지지·위임'을 주장하고 있는 신 전 부회장 측이 이번에 후견인 지정 자체를 반대하고 관련 증빙 자료를 제출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전망했다.

성년후견인을 신청한 신정숙 씨 측은 법원이 심리를 거쳐 후견인 지정 신청을 받아들이지 않을 수도, 신청된 5명 모두나 일부를 후견인으로 지정할 수도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또 가족 중 일부가 성년후견인이 필요 없다고 주장해 공방이 벌어지면 심리가 길어질 것으로 관측했다.

재계 관계자는 "최근 신 총괄회장이 고령인데다 건강 우려되는 부분이 있는데 신 전 부회장이 위임장 등을 내세우며 불미스러운 상황을 몰고 가다보니 여동생이 이를 정리하고자 하는 의도로 성년후견인을 신청한 것 같다"고 밝혔다.

장유미기자 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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