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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MC, 美 기준금리 인상…쇼크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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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금융시장 영향 크지 않아…업종별 영향은 엇갈릴 듯

[김다운기자] 밤 사이 미국 중앙은행이 9년 반 만에 기준금리를 인상했다.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지난 16일(미국 현지시간) 정례회의를 마치고 연방기금금리를 현 0.0~0.25%에서 0.25~0.5%로 25bp(1bp는 0.01%포인트) 올리기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이번 기준금리 인상은 지난 2006년 6월 이후 9년 반만이며, 정책 결정위원 10명의 만장일치로 결정됐다.

미국 내 경기판단은 이전 FOMC와 유사했다. 미국 경기는 완만한 회복중이며, 가계소비와 기업 고정투자는 견고한 증가세를 나타내고 있다고 판단했다. 올해 고용여건이 상당해 개선됐고, 물가는 낮으나 중기목표치인 2%에 도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향후 금리인상 폭과 속도에 대해서는 '점진적(gradual)'이라고 명시함으로써 신중한 입장을 유지했다.

재닛 옐런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은 "이번 결정은 지난 7년간의 비정상 시기의 종료를 의미하며, 미국경제에 대한 자신감의 신호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했다.

금리정상화 속도와 관련해서는 향후 물가 동향이 중요하다고 강조하고, 장기 물가 전망은 안정적이지만 앞으로 물가가 예상대로 움직이지 않으면 추가 인상이 미뤄질 수도 있다는 뜻을 전했다.

시장에서는 이번 FOMC 회의 결과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는 모습이다.

뉴욕증시는 금리 인상 발표 후 잠시 하락전환하기도 했으나, 점진적인 금리 인상을 하겠다는 발표에 상승세로 돌아섰다. 다우존스산업지수는 1.28% 상승했고, 스탠다드앤푸어스(S&P)500지수는 1.45%, 나스닥종합지수는 1.52% 올랐다.

채권시장은 이미 예상된 금리 인상에 큰 영향을 받지 않았다.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는 보합권에서 등락하다 소폭 상승하는 등 충격이 제한적이었다.

아시아 증시도 오름세다. 17일 오전 9시22분 현재 코스피지수는 0.58% 오르고 있으며, 일본 닛케이지수는 1.87% 상승으로 출발했다.

◆불확실성 제거…美 경제 회복중

전문가들은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으로 불확실성이 제거됐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유진투자증권 이상재 투자전략팀장은 "미국 연준의 금리 정상화 속도에 대한 불확실성이 오히려 완화됐다는 점에서 연말 글로벌 금융시장에 안도감이 형성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진단했다.

금리 인상 속도가 점진적으로 진행될 것이라고 발표함으로써 급격한 인상에 대한 시장의 우려도 불식시켰다는 판단이다.

이 팀장은 "이번 금리 인상은 미국 경제가 개선됨에 따라 제로금리라는 비정상적 상황을 해소시키기 위한 것"이라며 "미국경제 개선에 대한 자신감의 표현임을 강조함으로써 경제회복에 대한 시장 기대가 커졌다"고 전했다.

다만 과거 미국의 금리 인상 시기 때와는 달리, 이번에는 글로벌 경기 상황이 좋지 못하다는 점은 우려 요인으로 꼽힌다.

KDB대우증권 한요섭 애널리스트는 "경기 호전과 인플레 압력 상승으로 미국이 금리를 올렸던 과거 사례와 달리, 현재는 글로벌 경기상황이 좋지 않다"며 "글로벌 공급과잉 문제로 국제 원자재 가격은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고 중국 및 신흥국 경제에 대한 우려도 크다"고 전했다.

◆국내 금융시장 영향 적어…업종별 '희비' 엇갈릴 것

미국의 금리 인상이 당장 국내 경제와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날 '통화금융대책반' 회의를 열고 금리 인상에 대한 영향을 점검한 한국은행은 "연준의 정책금리 인상에도 불구하고 미국 금융시장에서 주가가 상승하고 금리도 안정된 모습을 보인 점 등에 비춰 볼 때 이번 인상이 국내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도 제한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은은 "이번 금리 인상이 예견돼 온 것으로 영향이 이미 국제금융시장에 상당 부분 선반영된 데다 옐렌 의장이 향후 금리 인상 속도가 완만할 것이라는 점을 강조함에 따라 충격이 크지 않을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기획재정부 및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등 금융당국도 '거시경제금융회의'에서 "한국의 경우 원유나 원자재수출국이 아니며, 경상수지 흑자, 외환보유액 등 대외건전성은 물론 재정건전성 등에서도 기초체력이 양호하기 때문에 다른 신흥국과 차별화 가능성이 매우 높다"며 "한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국의 기준금리도 당장 따라 오르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오히려 한은의 물가목표를 감안할 때 금리 인하가 기대된다.

지난 16일 한은은 2016년 이후 중기물가목표를 2.0%로 결정하고, 물가가 목표치에서 일정폭 벗어날 경우 설명책임을 이행하는 방식으로 전환했다. 한국의 잠재성장률은 3~3.2%로 제시했다.

정부도 내년도 거시정책운용에서 실질성장률과 함께 경상성장률(실질성장률에 물가상승분을 더한 것)을 관리지표로 설정했다.

유진투자증권 신동수 애널리스트는 "물가가 전망치에 미달해 경상성장률이 하락할 경우 금리 인하 등 추가적인 완화정책에 나설 수 있는 명분을 부여한 것"이라고 판단했다.

국내 업종별 영향은 희비가 엇갈릴 것으로 전망된다.

KDB대우증권의 한 애널리스트는 "금리 인상으로 본격적인 서바이벌 게임이 진행될 것"이라며 "구조조정 대상 업종과 그렇지 않은 업종 간의 차별화가 더욱 심화될 전망"이라고 강조했다.

전 세계적으로 구조조정 과정이 필요한 조선, 철강, 비철금속, 기계, 운송, 건설, 자원개발 등의 업종은 상황이 더욱 나빠질 수도 있다고 봤다.

반면 달러 강세가 진정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반도체·디스플레이 등의 IT, 자동차 등은 수혜가 기대된다고 예상했다. 미국 금리 인상으로 원/달러 환율이 상승할 경우 이들 기업들의 가격 경쟁력이 강화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김다운기자 kdw@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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