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례기자]우리나라 수출을 견인해온 정보통신기술(ICT) 무역수지에도 적신호가 켜졌다. 수출은 두달 연속, 무역흑자는 7월 이후 5개월 연속 감소세다. 전체 산업 수출 둔화와 불황형 흑자 우려 속 ICT 역시 수출과 흑자가 동반 하락하고 있는 것.
휴대폰 수출이 늘어난 반면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패널 수출이 줄고 있는 것도 우려스러운 대목이다. 휴대폰 역시 애플 등 외산폰 강세가 여전해 안심할 상황은 아니다.
10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11월 ICT 수출은 전년 동월대비 7% 감소한 143억4천만 달러, 수입은 7.2% 증가한 80억4천만달러로 무역수지는 63억 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무역수지는 같은달 전체 무역수지의 60.8%에 달할 정도로 전체 무역흑자를 이끌고 있지만 수출은 물론 무역흑자 역시 지난해에 비해 연속 하락세다.
수출은 지난달에 이어 2개월 연속 감소했고, 무역흑자는 올들어 7월 이후 5개월 연속 하락세다.
글로벌 ICT 시장 수요가 둔화되면서 전반적인 성장세가 꺾인 속에서도 상대적으로 선전하고 있지만 수출 비중이 높은 우리 산업 구조상 수출 감소와 이를 견인해온 ICT 산업까지 둔화되고 있다는 점은 우리 경제에 상당한 부담이 될 조짐이다.
◆휴대폰 수출, 부분품 주도-스마트폰 수입은 '껑충'
그나마 한때 주춤했던 휴대폰 수출이 올들어 4개월 연속 연속 두 자릿수 증가율을 기록하고 있는 것이 안전판 역할을 하고 있다.
11월 휴대폰 수출은 28억9천만 달러로 전년보다 20.2% 늘었다. 휴대폰 수출은 지난 8월 16.7% 증가한 것을 시작으로 9월 34%, 10월에도 37.6% 가량 늘었다.
이는 애플, 샤오미 등 외산 업체와의 글로벌 경쟁이 심화되는 속에서 스마트폰 완제품 수출이 감소했으나 스마트폰 부분품을 중심으로 수출이 늘어난 덕이다.
실제로 11월 스마트폰 수출은 9억달러로 18.1% 줄었다. 중국, 애플 등과의 글로벌 경쟁 심화에 따른 해외 생산 확대로 수출이 다시 감소세로 전환한 것. 반면 휴대폰부분품 수출은 19억8천만달러로, 54.5% 늘었다. 해외 생산 거점향 수출 확대로 지난 2012년 9월 이후 전년 동월대비 증가세 지속되며 50%가 넘는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는 것.
그러나 스마트폰 수출은 줄어든 반면 수입이 급증하고 있다는 점은 우리 스마트폰 경쟁력에 의문을 품게 하는 대목이다.
같은기간 휴대폰 수입은 11억8천만달러로 49.5%나 급증한 것. 외산 스마트폰과 국내업체의 휴대폰 부품 역수입이 증가하면서 크게 증가한 탓이다.
◆반도체·패널·PC·TV 수출 모두 하락
수출 주력품목인 반도체 수출이 꺾인데다 디스플레이 패널 수출 역시 여전히 부진하다. 11월 반도체 수출은 51억9천만 달러로 10% 줄었고, 디스플레이 패널 수출도 23억9천만 달러로19.7% 하락했다.
반도체는 D램 및 낸드플래시의 단가 하락과 시스템반도체의 휴대폰 부분품 형태로의 수출 전환 등 여파가 컸던 것으로 풀이된다. 이 탓에 메모리는 물론 시스템 반도체 수출 역시 하락했다.
실제로 11월 메모리반도체 수출은 27억5천만달러로 13.3% 줄었다. 다중칩패키지(Multi Chip Package)는 수출 증가했으나 D램은 단가 하락과 낸드플래시가 SSD 형태의 수출 전환이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시스템반도체 수출 역시 19억6천만달러로 전년 같은달 보다 8.5% 감소했다. 팹리스, 파운드리 수출은 증가했으나, 최근 수출을 주도한 패키징(10.6억달러, △16.1%) 등 후공정 물량이 감소한 탓이다.
같은기간 디스플레이 패널도 전체 수출은 전년 동월대비 19.7% 감소한 23억9천만달러, 부분품 수출도 17.1% 감소한 2억3천만달러에 그쳤다. 셀 거래 확대 등 구조적 원인과 함께, 글로벌 패널수요 감소 및 중국발 공급 과잉에 따른 단가 하락 등으로 수출 부진을 이어간 것.
셀 거래는 LCD 패널에 백라이트(BLU)와 드라이버IC 등 주요 부품을 장착하지 않은 상태의 반제품 형태 수출로 통상 이들 모두를 더한 모듈(Module) 수출 대비 가격의 70%에 불과하다. 여기에 중국 등 후발 주자의 공격적 생산과 TV 및 컴퓨터 수요 부진으로 중소형 패널 가격이 하락세를 보인 영향이 컸던 것으로 풀이된다.
이외 수요 부진 등을 겪고 있는 디지털TV 수출 역시 지난해보다 26.9% 감소한 3천2억달러에 그쳤고, 컴퓨터 및 주변기기 수출 역시 3.5% 감소한 5억8천만달러에 그쳐 주요 품목 수출이 동반 하락했다.
반대로 같은기간 반도체 수입은 33억4천만 달러로 7.7% 늘었고, 휴대폰 수입은 11억8천만 달러로 49.5% 늘었다. 디스플레이(4.2억 달러, △18%), 컴퓨터 및 주변기기(7억 달러, △8.4%) 수입은 감소했으나 수출이 꺾이면서 전 품목의 무역흑자 규모 역시 동반 하락했다.
11월 품목별 무역흑자 규모는 휴대폰은 17억1천만달러, 반도체는 18억5천만달러, 디스플레이 패널은 19억7천만달러, 디지털TV 2억7천만달러로 휴대폰을 제외한 전 품목의 흑자규모는 지난해 보다 모두 하락했다.
또 올들어서도 9월 이후 3개월 연속 하락세를 보여 ICT 수출 및 무역수지에 적신호가 켜진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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