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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구민]스마트카 국제 표준 어디까지 왔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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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자율주행 자동차와 스마트카의 발전에 따라 스마트카의 표준이 급격히 변하고 있다.

최근 국가기술표준원 및 한국자동차공학회 주최로 열린 '2015 스마트카 표준화 동향 워크숍'에서는 자율주행, 운전자 보조 시스템(ADAS), 커넥티드카, 차량용 네트워크, 차량용 클라우드 등 다양한 분야의 국제 표준화에 참여하고 있는 전문가들의 동향 발표가 있었다.

국민대 정태용 교수(한국자동차공학회 표준화위원회 위원장)는 개회사를 통해 "스마트카에 따른 자동차 표준 패러다임의 변화에 빠르게 대응할 필요가 있다"며, 관련 업계의 스마트카 표준에 대한 전폭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기존에 느리게 진행되던 기계 중심의 표준에서 기계·전기전자·소프트웨어가 융합되면서 빠르게 진행되는 스마트카 표준에 관련 업체의 참여가 더욱 요구되는 상황이다.

이번 워크숍에 참여한 관계자들도 공통적으로 스마트카의 등장에 따라서 관련 국제 표준이 매우 넓은 범위에서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앞으로 관련 부처·관련 업계·학교 및 연구 기관의 더 많은 노력과 협력이 필요한 상황인 것.

이번 워크숍에서 발표된 스마트카 관련 표준화 동향을 간략하게 정리해 본다.

◆ 'ISO TC22·TC204' 중심으로 이뤄지는 스마트카 표준화

도로 차량에 대한 표준화를 수행하는 국제 표준화 기구(ISO) 위원회인 ISO TC22/SC33(동역학)·WG11(시뮬레이션)에서 그룹장(Convener)를 맡고 있는 강원대학교 탁태오 교수는 현재 진행 중인 스마트카 관련 표준 동향을 정리 발표했다.

현재 스마트카 표준은 독일을 비롯한 유럽의 자동차 기업이 주도해 온 ISO TC22(도로 차량)와 우리나라, 미국, 일본, 독일 등이 주도하고 있는 ISO TC204(지능형 교통 시스템)로 나뉘어 진행되고 있다.

흥미로운 것은 그 동안 천천히 진행되던 TC22의 표준들이 최근 ADAS 및 커넥티드카 기술의 발전에 따라 대응 속도가 빨라졌다는 점이다.

현재 TC22에는 SC31(데이터 통신), SC32 (전기·전자 부품), SC33(동역학), SC39(감성공학) 등이 주요 이슈가 되고 있다. 최근 자율 주행의 흐름이 표준화에 반영되는 점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SC33에서는 최근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는 자동 긴급 제동(AEB, Autonomous Emergency Braking)에 대한 성능 평가 표준화가 시작됐다. 전방 차량, 보행자뿐만 아니라 끼어드는 차량까지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평가 시스템을 만들기 위한 노력이 진행되고 있다.

SC 39에서는 자율 주행 차량에 대한 감성 공학적 표준이 시작되고 있다.

자율 주행 차량의 휴먼 인터페이스, 자율 주행이 적용 가능한 다양한 사례들, 자율 주행 시에 허용할 수 없는 행동들에 대해 정의가 시작되고 있다.

자율 주행 레벨에 따라 운전자에게 허용될 수 없는 행동들은 향후 법·제도적인 측면에서도 중요한 부분이 된다.

탁 교수는 스마트카 연구개발(R&D) 표준화 연계 방안을 소개하면서 센서·기계 구동부 융합의 중요성을 강조, 또 국가 R&D 개발 과제에서 표준화 연계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의견을 밝혔다.

◆ 차량용 클라우드 표준, 활발히 표준화 진행 중

현재 TC204와 TC22에서 차량용 클라우드 표준화 관련 회의에 참석 중인 한국전자통신연구원 윤현정 선임은 최근 활발히 진행되고 있는 차량용 클라우드 표준을 소개했다.

그동안 TC204(ITS)에서는 다양한 지능형 교통 시스템 관련 표준화를 진행해 왔다.

TC22에서도 지난해부터 유럽의 자동차 기업을 중심으로 차량용 클라우드와 관련된 '확장된 자동차(Extended Vehicle)' 표준화를 진행함에 따라 두 TC의 업무 협조 및 조정이 필요하게 됐다.

TC22에서 진행하고 있는 확장된 자동차 표준은 현재 OBDII(On-Board Diagnostics II)를 통해 클라우드로 데이터를 업로드하는 표준을 다루고 있다.

앞으로 확장된 자동차 표준은 TC22에서 자체적으로 진행될 예정으로 보인다.

이와 별도로 TC22와 TC204는 차량용 클라우드, 차량간 실시간 통신 등을 모두 포함하는 종합적인 표준화를 차량 ITS 통신(Vehicle ITS communication)에서 다루기로 합의하고 관련 논의를 진행 중이다.

앞으로 차량 ITS 통신 표준화를 통해 차량용 클라우드와 차량간 통신의 중요성이 더욱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윤현정 선임은 "현재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는 차량용 클라우드 표준화에 관련 업체의 많은 참여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의견을 전했다.

◆보행자용 AEB 표준화, 사고 절감에 필수 기술로

AEB 관련 표준화를 진행 중인 자동차 부품 연구원 이혁기 팀장은 AEB 기술과 표준화 동향을 소개했다.

AEB는 앞 차량이나 보행자를 인식해서 차량 스스로 자동으로 정지하는 기술이다. 독일의 교통 사고 통계 사례를 보면, 차량 간 교통 사고에 따른 사상자는 줄어들고 있지만, 보행자 사고에 따른 사상자는 늘어나는 추세다. 도시화가 심화되면서 발생하는 현상이다.

보행자용 AEB 기술은 이러한 추세를 반영해 사고 절감에 필수적인 기술이 되고 있다. 최근 방영되고 있는 드라마 '마을·아치아라'의 비밀에서도 AEB 기술이 소개된 바 있다.

AEB 기술은 도로의 곡률, 보행자나 앞차의 속도, 끼어 들기 등 다양한 경우를 고려해야 하는 어려운 기술이다. AEB의 성능 평가를 위한 표준화는 이제 막 시작됐으며, 사람 모형도 정지 모형에서 움직이는 모형으로 진화하고 있다.

AEB를 가장 먼저 적용한 유럽 신차 안정도 평가(Euro NCAP)도 오는 2020년까지 다양한 실제 시나리오를 기능에 추가할 예정이다.

이혁기 팀장은 보행자 AEB를 위해 세 가지 상충된 관점에 대한 종합적인 고려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소비자 수용성 면에서는 가능한 부드러운 제동이 필요하지만, 충돌을 피하기 위해서는 급감속이 필요하다는 것.

또 오경고 및 오작동을 막기 위한 기능 안전 측면이 중요해 앞으로 고기능 보행자용 자동 긴급 제동 기능의 상용화를 위해서는 특히, 오검지(False positive)를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는 의견이다. 기계 구동부의 동작을 결정하게 되는 패턴 인식 알고리즘이 중요하게 된다는 설명.

◆ 차세대 전기/전자 시스템 구조 위한 통신 기술 변화 및 표준화

ISO TC22/SC31(데이터 통신) 관련 표준화에 참석중인 자동차 부품 연구원 박지훈 선임은 앞으로 전기/전자 시스템 구조 변화와 이에 따른 차세대 통신 기술의 필요성 및 표준화를 소개했다.

고급 차량에서 100개까지 늘어난 ECU(Electronic Control Unit)은 시스템의 복잡도를 증가시키기 때문에, 이를 해결하기 위한 차세대 전기/전자 시스템 구조가 제안된다.

이 구조에서는 DCU(Domain Controller Unit) 중심으로 일정 부분을 관리하게 되는 구조가 중간 단계로 제시되고 있다. 더 나아가서는 모든 것을 클라우드에서 처리하게 되는 구조도 제시되고 있다.

현재로는 DCU 중심의 구조로의 진화가 연구되는 중이다. 이에 따라, 차량용 이더넷(Automotive Ethernet) 등의 고속 네트워크 기술이나 CAN(Controller Area Network)의 속도를 높인 CAN-FD(CAN with Flexible Data rate) 등의 표준화가 진행 중이다.

현재, SC31에서 다루고 있는 주요 표준 기술은 CXPI(Clock Extension Peripheral Interface), 차량용 이더넷, CAN-FD의 세가지 통신 기술이다.

향후 CXPI는 LIN을 대체하게 될 것으로 보이고, 차량용 이더넷과 CAN-FD는 고속 네트워크 부분을 담당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박지훈 선임은 "차량용 이더넷은 오토사 구조를 준용한 구조가 제안되고 있으며, CAN-FD는 기존의 고속 CAN 기술인 11989-2를 개선해 제정될 것으로 보인다"며, "차세대 전기/전자 네트워크 표준화가 진행되고 있는 만큼 관련 업체의 많은 참여를 바란다"고 밝혔다.

◆ 자동 발렛 주차 시스템의 표준화

연세대학교 글로벌융합기술원 이경호 교수는 자동 발렛 주차 시스템 관련 표준의 현황과 표준을 위한 고려사항을 소개했다.

자율 주차는 자동 긴급 제동과 더불어 자율 주행으로 진화하는 중간 단계의 기술이다. 이 두 기술은 자율 주행 진화 과정에서 주요 자동차 기업들이 반드시 상용화하고자 하는 중요 기술이다.

특히, 자율 주차는 미래 이동성 및 전기차의 진화에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아파트 입구에서 내린 운전자가 전기차에 자율 주차 명령을 내리면, 주차 위치를 찾아서 자동으로 주차하게 된다. 주차된 위치에서 자동으로 무선 충전을 하고, 다음 날 아침에 운전자가 부르면, 자율 주행으로 아파트 입구로 오게 된다.

올해 초 열린 국제 가전 전시회(CES)에서 BMW와 폭스바겐이 전기차를 이용해 관련 기술을 전시한 것도 같은 이유이다. 유럽에서 진행 중인 'V-charge 프로젝트'도 자율 주차 관련 진화에 많은 참고자료를 제시해 줄 수 있다.

자율 주차 관련 표준도 거의 자율 주행에 가까운 기술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많은 관련 표준이 필요하게 된다.

이경호 교수는 자율 주차와 관련해서 지도 정보, 실내 측위, 주차 서브 시스템, 자율 주행 서브 시스템, 주차 공간 관리, 주차 관제 서브 시스템, 인터페이스 등의 관련 표준을 소개했다.

◆스마트카 표준 빠르게 발전, 업계 대응 시급

기존 자동차 표준은 기계 중심의 표준화를 바탕으로 하기 때문에 비교적 천천히 이뤄져 만들어진 표준을 사용해도 경쟁에서 뒤쳐지지 않을 수 있었다.

하지만, 현재 진행되는 전기/전자·소프트웨어·기계가 융합된 자동차 표준은 빠른 대응이 시급히 필요한 상황이다.

이번 스마트카 표준화 동향 워크숍에서 다루어진 표준 관련 기술도 모두 자율 주행과 관련된 융합 기술인 자동 긴급 제동과 자율 주차, 차량용 클라우드, 차량용 네트워크 등이 주가 되고 있다.

관련 발표자들이 공동으로 지적하는 사항은 현대자동차, 현대모비스, 현대오트론, 만도, LG전자를 비롯한 관련 회사들의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점차 기술의 생명 주기가 짧아지는 현상황을 고려할 때, 우리나라 자동차 업계의 생존을 위해서도 적극적인 대응을 요구하고 있다.

최근 현대자동차도 국제 표준 대응을 위한 준비에 나서고 있다.

당장의 성과가 아니라 미래의 투자를 고려해서 국가 경쟁력 강화를 위한 표준화 지원에 적극적으로 나서 주기를 기대한다.

국가기술표준원에서는 '자율주행 실용화를 위한 ADAS 기술 표준기반 구축'과제와 관련 부처들의 전문가들을 망라한 '스마트카 표준화 추진협의회'를 통해서 스마트카 표준 기반 확산에 나서고 있다.

앞으로, 관련 부처·관련 업계·학교 및 연구 기관의 더 많은 노력과 협력을 통해서 빠르게 변화하는 스마트카 표준을 이끌어 가기를 기대해 본다.

정구민

정구민 국민대 전자공학부 교수(http://smart.kookmin.ac.kr)는 솔루션 전문기업 네오엠텔 기반기술팀, SK텔레콤 터미널 개발팀 등에서 근무하면서 업계와 학계를 두루 거친 전문가다. 현재 한국자동차공학회 이사, 한국멀티미디어 학회 이사, 대한전기학회 정보 및 제어부문회 이사, 한국정보전자통신기술학회 이사를 맡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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