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혜경기자] 해외직구가 증가하면서 국내 물가 상승을 완화하는 데 기여한 것으로 분석됐다.
4일 한국은행 경제연구원의 최창복 연구위원은 '해외직구에 따른 유통구조 변화와 인플레이션 효과' 분석 자료를 통해 해외직구가 직/간접적인 가격경쟁을 유발시켜 유통구조 변화를 촉진하고,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에 대해서도 마이너스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진단했다.
해외직구는 국내 거주자가 온라인 등을 통해 해외업체에 직접 주문해 구입하는 것으로, 해외직구 실적은 지난 2012년 8천억원에서 2014년에는 1조6천억원으로 2년 만에 두 배로 급증한 상태다.
해외직구의 급성장은 일부 품목의 국내외 가격 차이가 큰 데다 국내 소비자들의 다양한 수요를 충족시켜줄 해외구매 전자상거래 여건 개선과 자유무역협정(FTA)에 따른 면세 효과에 따른 것으로, 소비자들은 국내보다 해외직구 가격이 약 30% 저렴한 것으로 체감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최 연구위원은 "해외직구는 온라인 유통경로를 새로 추가시키는 효과가 있어 유통경로 간 경쟁을 유발하는 한편, 이를 통해 국내 유통경로가 해외 유통경로 수준으로 유통단계를 축소하고 거래를 단순화시키는 등 효율성을 제고하도록 자극하게 된다"고 풀이했다.
또한 "해외직구가 새로운 유통채널로 등장하면서 온-오프라인 유통업자들 간 고객 확보를 위한 가격/서비스 경쟁이 불가피해진다"고 전했다.
거래협상력(bargaining power)이 강화된 유통업자가 제조업자에게 가격 하락을 요구하는 현상이 발생할 수 있으며, 글로벌 경영을 통해 이익극대화를 도모하는 다국적 기업의 국가별 가격차별화 전략과 현지 유통업자의 가격인상 욕구가 제약을 받게 되면서 가격이 소비자에게 유리하게 변화된다는 지적이다.
◆아동복·신발 가격, 병행수입 허용 후 10~20% 낮아져
최 연구위원이 이 같은 현상이 곧 인플레이션 완화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고 분석했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병행수입에 따른 정책효과로 독점 수입되는 아동복, 신발, 캠핑용품 등의 판매가격이 2013년도에 평균 10∼20% 하락한 것으로 조사됐으며, 2012년 1월 이후 국내 소비자물가지수(CPI)에 포함된 주요 해외직구 대상품목의 물가상승률은 해당 품목군의 여타 품목보다 크게 낮은 추세를 보여 해외직구가 물가상승률에 마이너스(-)의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는 설명이다.
최 연구위원은 이 같은 점을 고려해 "인플레이션 추세에 영향을 미치는 해외직구 등에 따른 유통채널상 변화의 유의한 효과를 인플레이션 전망에 반영하고, 통화신용정책 수행 시 이러한 효과를 고려할 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는 판단이다.
또한 "외국제품과 글로벌 경쟁에 대응하기 위한 국내산업의 경쟁력 제고 지원방안을 마련하는 한편, 글로벌 경쟁력 있는 국내 제품에 대한 외국인 및 해외 거주자의 역직구 확대방안 마련도 지속적으로 추진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엿다.
이혜경기자 vixe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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