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혜경기자] 우리 경제가 3분기에 의외의 호조를 보였지만, 정부가 기대하는 연간 3%대 성장률을 달성하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시장에서는 2.5~2.6% 정도가 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23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3분기 우리나라의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전기 대비 1.2% 성장했다(속보치 기준). 지난 2010년 2분기 이후 5년 3개월 만에 가장 높은 성장률이면서, 작년 1분기 이후로 지속됐던 0%대 성장률이 6개 분기 만에 다시 1%대로 회복된 것이기도 하다.
이주열 한은 총재가 얼마 전 올해 연간성장률 전망치를 2.7%로 수정해 발표한 후 시장에서는 이를 감안하면 3분기 성장률이 꽤 괜찮을 수 있다는 기대가 퍼진 상황이었으나, 그래도 "이만하면 잘했다"는 반응이 많이 나온다.
3분기 호조의 배경은 크게 3가지로 추려진다. ▲소비 회복 ▲내수진작 정책효과 ▲건설투자 호조 등이다.
수출은 여전히 부진했지만 상반기에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사태가 터지며 꺾였던 소비가 확대되며 기저효과가 일부 반영된 부분이 있다.
또 정부가 추가경정예산 투입 및 코리아 블랙프라이데이 시행 등 내수진작책으로 경제 회복을 독려한 정책 효과도 힘을 발휘했고, 부동산 시장이 꿈틀대면서 건설투자가 다수 이뤄지기도 했다.
3분기에 꽤 양호한 성적이 나왔지만 마지막 4분기를 앞둔 이 시점에서 볼 때, 정부가 제시한 올해 연간 경제성장률 목표치 3.1%를 달성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KTB투자증권의 채현기 이코노미스트는 "3분기의 1.2% 성장을 반영해 추정한 올해 성장률 예상치는 2.5%"라면서 "만일 정부 목표치인 3%대가 되려면 4분기에 전분기 대비 3.5%는 성장을 해야 하는데, 3분기의 1.2% 성장률은 전분기에 워낙 낮았던 데 따른 기저효과도 있기 때문에 정부 목표는 현실성이 떨어진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KB투자증권의 문정희 이코노미스트도 "정부가 내수 진작을 위해 더 강하게 드라이브를 건다 해도 제조업이나 수출의 뒷받침 없이 연간 3%대 성장률이 나오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한은이 수정해 제시한 연간 성장률 예상치인 2.7%가 그나마 기대해 볼 만하다는 얘기다. 한국투자증권의 박정우 이코노미스트는 "아무튼 국내 경기는 지난 2분기에 바닥을 통과한 것으로 확인됐다"며 "3분기 성장률의 반등을 이끌어낸 소비와 건설투자 부문은 내년 상반기까지 국내 경기를 이끄는 요인이 될 것"으로 진단했다.
박 이코노미스트는 "남은 4분기에는 이러한 흐름이 유지되면서 국내경기가 완만한 상승세를 유지할 것"이라며 연간 성장률 예상치로 2.5%를 제시했다.
◆수출 부진 회복은 시간 더 필요해
수출이 부진에서 회복되려면 시간이 더 필요할 것이란 의견이 많다.
하이투자증권의 김진명 이코노미스트는 "4분기 후반에는 글로벌 경기가 전반적으로 개선될 것으로 기대되나, 국내 수출 경기 개선은 이와 1~3개월 가량 시차를 보일 것"이라며 "이에 따라 3분기에 부진한 모습을 보였던 순수출과 제조업 부문이 4분기에도 유사한 부진 흐름을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KTB투자증권의 채 이코노미스트도 "유가 하락 효과 등을 감안하면 수출 감소폭이 다소 줄긴 하겠지만, 물량 확대를 동반한 수출 회복은 내년 1분기에도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이혜경기자 vixen@inews24.com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