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상훈기자] 유료화를 추진하던 중소 웹툰사이트들이 '위기의 계절'을 맞고 있다.
지난해 키위툰, 커피코믹스 등 중소 사업자들이 줄줄이 서비스를 종료한 가운데 연내에도 웹툰사이트의 정리가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또 다른 중소 유료 웹툰 플랫폼 '타다코믹스'가 내달 1일자로 서비스를 종료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 회사는 지난해 9월 오픈 이후 1년만에 문을 닫는 셈이다.
타다코믹스 측은 "작가와 독자들의 참여로 만들어진 서비스이기 때문에 고민을 거듭해왔지만 유지에 어려움이 크다는 결론에 도달했다"며 "작가들의 포인트 적립금은 11월 1일에 모두 정산될 것"이라고 밝혔다.
타다코믹스는 다른 웹툰 플랫폼과 달리 정식 연재 계약을 맺지 않아도 누구나 웹툰을 연재할 수 있는 오픈 플랫폼형 웹툰 서비스다.
연재에 제약이 없다는 점에서 많은 주목을 받았지만 그동안 이렇다할 수익을 내지 못했던 것이 서비스 종료의 주요 원인이 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작년부터 중소 웹툰 줄줄이 서비스 중단
지난해는 유독 문을 닫는 중소 웹툰 사이트가 많았다. 키위툰, 카툰컵, 제트코믹스, 커피코믹스, 판툰 등 알만한 웹툰사이트들이 살아남지 못했다.
작년 4월에는 신일숙(리니지), 박성우(8용신전설) 등 스타 만화가들이 포진해있던 카툰컵이, 7월에는 제트코믹스가 오픈 두달 만에 서비스를 접었다. 키위툰 역시 작가들과 불공정 계약 문제가 구설에 오르면서 지난해 9월 폐쇄됐고 같은달 판툰도 원고료 체불 문제로 서비스를 종료했다. 커피코믹스도 하반기에 들어서면서 조용히 폐쇄됐다.
올해에도 지난 5월 오픈했던 '조디악코믹스'가 서비스시작 한달 만에 소리없이 사라졌다.
이런 가운데 타다코믹스까지 서비스를 종료한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코믹스퀘어, 엠툰 등 일부 신생 웹툰사이트들까지 위기설이 도는 등 어려움을 겪고 있다.
김종현 코믹스퀘어 대표는 "웹툰사이트는 서비스 초기 원고료, 광고비 등 많은 비용이 수반될 수밖에 없는 사업"이라며 "탄탄한 준비성과 계획이 동반되지 않으면 안 되는데 준비가 덜 된 사이트일수록 위기가 찾아온다"고 말했다.
◆"시장 정리되는 수순" 분석도
업계는 이같은 중소웹툰의 서비스 종료와 관련, 시장에 비해 공급이 많기 때문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현재 국내 유료 웹툰 플랫폼은 약 40여개. 대부분 '성인용' 웹툰을 주력 콘텐츠로 삼고 있다.
포털 관계자는 "케이블TV를 예로 들면 채널 수가 수백 개인데 그중 자주 보는 채널은 정해져 있지 않나"고 반문하고 "같은 장르의 콘텐츠라면 인기있는 일부 플랫폼 외에는 잘 찾지 않는 것이 일반적"이라고 설명했다.
김춘곤 탑툰 대표는 "웹툰사이트는 이용자들에게 한번 각인되면 다른 곳은 잘 이용하지 않는 성향이 있다"며 "브랜드로 각인되고 나면 사이트끼리의 순위격차는 점점 벌어진다"고 말하며 시장 선점의 중요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레진코믹스나 탑툰, 코미코는 매출 100억대를 돌파하면서 국내 3대 웹툰 플랫폼으로 자리를 잡았지만 중소 사이트들은 투자 부재와 운영 미흡으로 어려움을 겪는 곳이 상당수를 차지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일각에서는 유료 웹툰 서비스가 시장에 안착하면서 경쟁력이 뒷받침 되지 못하는 플랫폼은 서서히 정리되는 시기가 온 것이라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업계 또 다른 관계자는 "유료 사이트는 히트작을 배출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데 작가 수급이 안 되면 갈수록 도태될 수밖에 없다"며 "연내 서비스를 종료하는 플랫폼은 또 나올 수 있다"고 내다봤다.
성상훈기자 hnsh@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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