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미숙기자] 국회 대정부질문 마지막 날인 16일, 교육·사회·문화분야 질문의 핵심 쟁점은 역사교과서 국정화 문제였다.
주무 부처 수장인 황우여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출석한 가운데 여당인 새누리당은 역사교과서 국정화 당위성을, 야당인 새정치민주연합은 '친일·독재 미화'를 각각 주장하며 치열한 설전을 벌였다.
새누리당 '역사교과서특위' 간사인 강은희 의원은 "현재 고교 한국사 교과서 대다수의 서술에 의하면 대한민국의 정통성을 부정하는 역사 교육이 학교 현장에서 가르쳐지고 있다"며 "북한의 입장에서 주체사상을 강화할 수밖에 없다는, 면죄부를 주는 듯한 서술이 있는가 하면 70년대 대한민국 발전에 대해 부정적이고 암울한 내용으로 가득차 있다"고 지적했다.
강 의원은 "이런 서술 가운데 명백한 오류는 없으나 학생들이 숨은 의도를 알지 못한 채 이를 역사적 사실로 받아들일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했다. 교사용 지침서에 대해서도 "명확한 왜곡 사례가 많다"고 비판했다.
같은 당 노철래 의원은 "좌파 세력들이 검정 역사교과서를 통해 대한민국의 공은 깎아내리고 과는 부풀려 북한을 정상국가로 만들었다"며 "좌편향 이념이 국가 정체성을 흔들고 국가를 전복하는 도구가 돼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노 의원은 야당을 겨냥, "학생들에게 대한민국의 정통성과 헌법적 가치를 가르치는 게 친일, 친미, 독재 미화인지 반대 세력들은 답을 해야 한다"고 꼬집기도 했다.
새정치민주연합 우원식 의원은 새누리당이 역사교과서 국정화의 당위성을 강조하기 위해 게첩한 '김일성 주체사상을 우리 아이들이 배우고 있습니다'라는 내용의 플래카드를 문제삼았다.
우 의원은 "주체사상을 비판적으로 가르치라고 교육부 지침에 들어 있고, 역사교과서 8곳 중 단 한 곳도 무비판적으로 쓴 곳이 없다"며 "왜 정부는 이렇게까지 허위사실을 날조해가면서까지 국정 교과서를 만들려 하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당 '한국사교과서국정화저지특위' 위원장인 도종환 의원은 "뉴라이트 학자들과 정부 핵심 세력들이 일본의 식민지 지배를 근대화로, 이승만을 건국의 아버지로, 독재를 부국으로 가르치는 교과서를 만들고 싶어했고, 그래서 교학사 교과서를 만들었지만 채택률이 0%가 되자 국정화를 추진하는 것"이라며 "국정 교과서를 만들기 위해 나머지 교과서를 좌편향으로 모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도 의원은 일부 교과서가 6.25 전쟁의 책임이 남북 모두에 있다고 오해하게 만들고 있다는 황교안 국무총리의 답변을 반박하며 이를 재반박하는 황 총리를 몰아세웠고, 이 과정에서 새누리당 의원들이 반발하면서 장내가 소란해지기도 했다.
야당 의원들의 호된 추궁에도 황 총리는 "정부는 균형 있는 집필진, 역사적 사실을 바탕으로 교과서를 만들어야 한다는 게 기본 입장", "정부가 추진하는 것과 전혀 다른 방향의 말씀을 하고 계신다"며 꼿꼿한 모습을 보였다.
황 부총리는 "(역사교과서의)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서는 국사편찬위원회에 맡기고 사학자 등 전문가와 일선 교사들이 공모해 투명성을 높이는 한편 또 다른 기관에서 다시 한 번 검정하고 이 과정을 웹에 올려 국민들의 비판도 받아들이려 하고 있다"며 "잘못된 교과서가 나오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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