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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설] IBM 심장부를 둘러싼 공룡들의 패권경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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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M이 10억달러를 투자해 선보인 메인프레임 z990의 등장은 한국IBM과 유닉스 진영의 대표주자인 한국HP간 경쟁을 더욱 심화시키는 기폭제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z990 출시 시점이 메인프레임에 대한 유닉스 진영의 공세가 최고조에 달한 상황에서 이뤄졌기 때문이다.

한국HP 등 유닉스서버 업계는 현재 '메인프레임 무용론'을 제기하며 기업들에 메인프레임을 폐기할 것을 강력하게 권고하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z990 출시는 의도했든, 그렇지 않았든 유닉스 진영의 공세에 IBM이 정면대응하는 모양새를 취하고 있다.

'메인프레임 무용론'을 둘러싼 말 싸움은 최근들어 몸 싸움으로 확대되고 있다. 금융권을 중심으로 메인프레임 다운사이징이 거론되고 있기 때문.

현재 유닉스로 가겠다고 결정한 금융기관도 있고 검토중인 곳도 있다. 유닉스 진영이 제기하고 IBM이 새빨간 거짓말이라고 주장하는 '메인프레임 무용론'을 시장에서 검증할 수 있는 순간이 다가오고 있는 셈이다.

◆IBM과 HP간 맹주 다툼

현재 '메인프레임무용론'을 가장 강력하게 제기하는 업체는 한국HP.

최근 한국HP 행보를 보면 말로만 메인프레임을 비난하는 것에서 벗어나 메인프레임을 무너뜨리기 위한 전략을 구체화하고 있다.

우선 지난해까지 '메인프레임 대체'를 주장하다 올해 들어 '메인프레임 제거'로 공격 메시지를 강화했다.

또 메인프레임 고객들을 상대로 이같은 논리를 설파하는 것은 물론, IBM과 경쟁관계에 있는 소프트웨어 업체와 연대도 견고하게 다지고 있다.

이를 기반으로 올해 메인프레임을 격침시킨 사례를 1∼2 개 정도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메인프레임 하나가 무너지면 대량의 유닉스 수요가 발생한다. 이런 점에서 HP전략이 성사되느냐 여부는 엔터프라이즈 시장 전반에 걸쳐 관심을 끌어모으고 있다.

한편, HP의 이같은 공세에 대해 한국IBM은 '유닉스의 공세는 마케팅 논리이지 시장 논리를 반영한 것이 아니다'는 이유로 줄곧 외면해 왔다.

고객은 하드웨어에 관심이 없는데, HP가 앞장서서 메인프레임과 유닉스를 경쟁구도로 몰고가고 있다는 것.

하지만 최근 들어 한국IBM은 유닉스 진영을 견제하려는 모습이 역력하다.

4일 방한한 IBM 셰드릭헤리슨 아태지역 z시리즈 총괄 부사장이 "z990 발표로 경쟁사들은 기술 수준을 한단계 끌어올려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여기서 경쟁사라 함은 유닉스 진영을 의미한다.

전문가들은 메인프레임이 현재까지는 유닉스에선 볼수 없는 강점을 갖고 있다고 설명한다.

특히 한 업체 솔루션으로 업무 프로세스를 단순화할 수 있다는게 강점이라고 한다. 안정성과 보안도 메인프레임이 높게 평가받는 항목.

반면, 가격에 있어서는 여전이 유닉스가 메인프레임보다 저렴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현재 한국IBM이 보유한 메인프레임 고객은 80여개로 추정된다. 신규고객은 생겨나지 않고 있지만 기존 고객으로부터 추가 수요가 발생하고 있어 전체 메인프레임 매출은 늘고 있다는게 한국IBM측 설명.

◆"금융권 다운사이징을 주목하라"

전북은행이 계정계 시스템을 메인프레임에서 유닉스로 교체하면서 불기시작한 금융권 다운사이징 열기는 최근 들어 외환은행, 한미은행 등으로 확산되고 있다.

외환은행과 한미은행은 유닉스 기반으로 차세대 뱅킹 시스템을 구축하는 쪽으로 결정을 내린 상태. 현재 업체 선정 절차만을 남겨 놓고 있다.

또 제2 금융권인 현대투자신탁이 유닉스로 다운사이징한다는 것을 결정했고 의류업체인 비비안도 이달 초 신정보시스템을 구축하면서 메인프레임 대신 유닉스를 선택했다.

이 외에도 차세대 뱅킹프로젝트를 추진하는 거물급 은행들에서 다운사이징 가능성이 남아 있다.

나라 밖의 일이지만 일본에서도 다운사이징에 대한 관심이 올라가고 있다고 한다.

일련의 상황은 유닉스 진영으로부터 제기돼 온 '메인프레임 무용론'이 얼마나 설득력이 있는지 심판할 수 있는 시험대를 만들어주고 있다.

시장에서 결과가 나타나게 되면 말로만 '자기 주장이 옳다'고 하는 것은 의미가 없어지기 때문이다.

다운사이징이 확산되면 한국HP가 힘을 얻게되지만, 반대상황이 벌어지면 한국IBM 논리가 먹혀들게 된다.

'메인프레임 무용론의 실체'는 어떻게 드러날 것인가. IT업계가 한국IBM과 한국HP간 실력대결을 주목하고 있다.

/황치규기자 deligh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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