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석근기자] 국회 안전행정위원회의 경찰청 국정감사에서는 최근 구파발 검문소 의경 사망 사건에서 드러난 경찰의 총기관리 부실에 대한 강한 질책이 이어졌다.
새정치민주연합 유대운 의원은 14일 경찰청 국감에서 "이번 구파발 총기 사건은 명백히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이라며 "분명 가해자가 죽일 의도는 없었겠지만 죽을 수 있다는 점을 알고도 쏜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근무자가 무기와 탄약을 분리해서 휴대하는 것이 원칙이나 가해자인 박모 경위는 실탄을 삽입한 상태였다"며 "경찰이 무기탄약 관련 규정을 준수했다면 절대 일어나지 않았을 사건"이라고 질타했다.
지난 25일 서울 은평구 구파발 검문소에서 박모 경위가 권총으로 함께 근무 중이던 박모 의경을 우발적으로 살해했다. 경찰은 실제 살해할 의도 없이 권총을 이용해 장난을 치는 과정에서 벌어진 일이라는 점을 들어 박 경위를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구속한 상태다.
박 경위에 대해선 2008년부터 신경불안으로 신경안정제를 복용해왔고 우울증 치료 전력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박 경위와 같은 이른바 '사전경고대상자'가 총기를 휴대한 점에 대해서도 질타가 이어졌다.
새누리당 신의진 의원은 "사전경고대상자 70명 가운데 박 경위처럼 우울증과 조울증을 앓는 경우가 18명, 그 가운데 18명이 일선 지구대와 파출소에 근무하고 있다"며 "이들의 치료 여부에 의문점이 많은 상황에서 굳이 실탄을 주고 일선 현장으로 보내야 하느냐"고 따졌다.
이에 강신명 경찰청장은 "사전경고대상자들을 상대로 국가와 경찰이 나서 치유하도록 노력해야 하는 데 동의한다"며 "이런 이들을 경찰 내근이나 지구대 관리반 인원들 쪽으로 재배치하도록 개선할 것"이라고 답변했다.
한편 이날 오전 국정감사에선 강 청장의 총기발사 시연을 둘러싸고 여야 의원들간 충돌도 있었다. 유 의원이 강 청장에게 총기 안전숙지 상태 관련 시연을 요청하자 새누리당 서청원 의원과 강기윤 의원 등이 항의했다.
경찰청장이 모형 권총으로 직접 총기 시연을 하는 점이 경찰들의 사기를 떨어뜨릴 수 있다는 것이다.
이같은 소란은 새정치연합 문희상 의원이 "국정감사가 국회의 정부 비판·감시를 위한 자리지만 총장이라는 거대 조직의 총수가, 모든 의원들이 보는데 권총을 꺼내들고 시연하는 것은 불필요하고 부적절했다"며 유 의원의 사과를 촉구하고, 유 의원이 "유감을 표명한다"고 사과하면서 마무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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