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미숙기자]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7박 10일간의 방미 일정을 마무리하고 4일 새벽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김 대표는 지난달 25일부터 미국 수도인 워싱턴D.C와 뉴욕, 로스앤젤레스를 차례로 방문하며 정·관계, 학계, 교민 등 조야 인사들을 두루 만나며 국내외 현안에 대한 입장을 적극적으로 밝혔다.
김 대표는 이번 방미에 대해 '정당 외교 차원'이라고 밝혔지만, 국제무대에서 집권 여당 대표로서 존재감을 유감없이 드러냈고 국내적으로는 차기 지도자로서의 면모를 과시했다는 평가다. 본인의 의사와 관계 없이 방미 자체가 대권 행보로 해석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 참전용사에 큰절 "중국 보다 미국" 발언 등 파격 행보
다만 존 캐리 국무장관과의 면담이 불발된 점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큰절' 논란과 "중국 보다 미국", "좌파세력 준동" 발언은 국내 정치권을 뒤흔든 파격 행보로 꼽힌다.
김 대표는 방미 첫 날 워싱턴에서 열린 '한국전 참전용사들과의 환영회'에서 참전용사들과 가족들에게 큰절을 한데 이어 다음날 알링턴 국립묘지를 방문해 고(故) 월턴 워커 장군 묘비에도 큰절했다.
이에 야권을 중심으로 "굽신외교", "과공비례(過恭非禮. 겸손함이 지나쳐 예의를 벗어났다)" 등 비난이 일었지만 김 대표는 "내년에 와서도 또 절을 하겠다"고 응수했다.
김 대표가 워싱턴D.C. 주재 한국 특파원들과의 만찬 간담회에서 "내일 미국 의회 지도자들을 만나면 한미동맹의 소중함을 얘기하고 특히 우리는 '중국 보다 미국'이라는 확실한 메시지를 전달할 것"이라고 언급한 점은 중국과의 외교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를 낳았다.
논란이 일자 김 대표의 방미 수행단장을 맡고 있는 장윤석 의원이 한 라디오 방송에 나와 "한미동맹의 굳건한 기초 속에서 중국과의 경제협력도 중요하다는 점에서 한미동맹의 중요성을 강조한 말이지 중국은 중요하지 않고 미국만 중요하다는 뜻은 전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또한 김 대표는 로스앤젤레스 교민과의 만남에서 "좌파세력이 준동하며 미래를 책임질 어린 학생들에게 부정적 역사관을 심어주고 있다"면서 "(이를 바로잡기 위해) 역사교과서를 국정교과서로 바꾸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고 말해 야권의 반발을 샀다.
◆오픈프라이머리 등 국내 현안 적극 언급
이밖에 김 대표는 국내 정치권의 화두인 선거제도 개편, 박근혜정부가 하반기 최우선 국정과제로 지목한 노동개혁 등과 관련해 자신의 입장을 설파하기도 했다.
김 대표는 한인 정치지도자들과의 간담회에서 자신이 추진해 온 오픈프라이머리(완전국민경선) 도입 의지를 거듭 확인하며 "여야가 함께 오픈프라이머리 태스크포스(TF)를 구성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로스앤젤레스에서 가진 한인 언론인들과의 간담회에서는 "지역구 의원 수가 늘더라도 비례대표를 줄여 지금의 300석을 유지하는 것이 우리 당의 일반적인 생각"이라며 국회의원 정수 논란과 관련한 입장을 처음으로 밝혔다.
이러한 김 대표의 광폭 행보에 정치권에서는 '대권 노림수'라는 관측이 확산됐지만, 김 대표는 대권에 뜻이 있느냐는 질문에 "아직 자격이 없다"고 손사래를 쳤다.
김 대표는 귀국 후 잠시 휴식을 갖고 업무에 복귀하는 대로 '노동개혁 총력전'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김 대표는 방미 중에도 "노동개혁의 성공이 내년 4월 치러지는 20대 총선에서 (새누리당이) 승리하는 계기", "노동개혁을 통해 많은 청년들이 양질의 일자리를 갖고 보다 나은 미래 세상을 가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생각"이라고 밝힌 바 있다.
윤미숙기자 come2ms@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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