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다운기자] 지난 7월 반도체 가격이 예상보다 큰 폭으로 급락했다. 하반기에도 재고 부담과 수요 감소로 약세를 지속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3일 반도체 관련주 주가도 하락했다.
올 7월 PC D램 고정가는 4GB DDR3 기준 20.5달러로 전월 대비 14.58% 하락했다. 4Gb DDR3 단품 가격도 2.25달러로 전월 대비 16.36% 떨어졌다.
이는 지난 2013년 9월 SK하이닉스 우시 공장 화재 사건 이후 가장 큰 낙폭이다.
KTB투자증권 진성혜 애널리스트는 "7월 가격 하락을 반영하면 3분기 PC D램 가격은 약 20% 초반 하락할 것"이라며 "기존 3분기 PC D램의 예상 가격 하락폭은 약 10% 수준이었다"고 전했다.
PC D램 가격 하락이 서버 D램 가격에까지 영향을 미치면서 7월 서버 D램 16GB DDR3 고정가격은 116달러로 전월 대비 약 6.1% 하락했다.
진 애널리스트는 "최근 아마존, 애플, 구글 등이 실적 발표를 통해 서버 및 데이터센터 설비투자비용 감소를 밝히고 있어서, 올해 PC 및 스마트폰 대비 상대적으로 견조했던 서버·데이터센터 수요 약세가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이 같은 반도체 가격 급락에 반도체 관련주 주가도 약세를 보였다.
삼성전자가 0.83%, SK하이닉스가 3.10% 하락 마감했다. 반도체 관련 장비주도 약세였다. DMS가 7.42%, 케이씨텍이 5.79%, 이오테크닉스가 4.65%, 한솔테크닉스가 4.10%, 알에프세미가 3.69%, 유진테크가 2.70% 떨어졌다.
◆재고 부담, 수요 감소…하반기도 먹구름
문제는 올 연말까지 반도체 업황이 부진할 것으로 우려된다는 점이다.
현대증권 박영주 애널리스트는 "반도체 제조업체들은 계절적 성수기 효과가 크지는 않음에도 불구하고 성수기를 앞두고 본격적으로 출하량을 증가시키기 시작했다" 하지만 여전히 바이어들의 재고 축적 의지는 크지 않은 상태이고 추가적인 가격 하락을 기대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판단했다.
오는 8월에도 노트북, 스마트폰, 태블릿 PC에 대한 수요가 강하지 않은 상황일 것으로 예상돼 추가적인 가격 하락은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D램 대비 비교적 선방하고 있는 낸드 가격 역시 낙폭 확대가 예상된다.
신한금융투자 소현철 애널리스트는 "현재 낸드 재고 수준은 적정 수준이지만 PC, 스마트폰, 태블릿 PC 등 IT 수요 역성장세가 확대되면서 낸드 가격 하락폭이 확대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올 4분기 출시될 스마트폰 '아이폰 6S'와 '갤럭시노트5'는 모바일 D램 탑재량이 전작 대비 각각 100%, 33%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에 4분기 들어 D램 가격 하락폭이 완화될 것으로 기대했다.
또 소 애널리스트는 "연말 성수기 세일 기간 동안에 IT 제품 가격이 30~50% 이상 하락하면서 IT 완성품 재고가 대부분 소진될 전망"이라며 "내년 1분기말에는 D램 가격이 안정화될 것"이라고 관측했다.
증권가 전문가들은 반도체 업황이 악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업체들의 전략 변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NH투자증권 이세철 애널리스트는 "현재 공급사는 3개로 한정된 반면 고객사인 세트 업체는 10개 이상으로 늘어나면서 패러다임이 변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공급자는 한정돼 있는 반면, 고객사는 과거보다 세분화되고 있는 상황을 감안하면 고객사와의 협상에도 보다 주도적인 접근이 필요하다"며 "메모리 업체들에게는 과거와 달리 무리한 가격 경쟁보다는 수익성 기반의 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덧붙였다.
김다운기자 kdw@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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