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태훈기자] 삼성물산과 엘리엇 매니지먼트가 전날에 이어 14일 서울중앙지법 민사40부(이태종 수석부장판사)에서 열린 자사주 의결권 행사 및 주주총회 결의 금지에 대한 항고심 2차 심리에서도 날선 신경전을 벌였다.
이날 엘리엇은 KCC에 대한 삼성물산의 자사주 처분을 주주평등권에 위배되는 행위로, 무효라는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17일 주주총회에서 KCC가 이들 주식에 대한 의결권을 행사해서는 안된다는 주장이다.
엘리엇 측은 "개정상법은 자사주 거래에 주주평등의 원칙을 규정하고 있다"며, "법의 흠결이나 주주평등의 원칙은 상법의 기본원리로 삼성물산의 자사주 처분은 (특정 주주를 위한 것으로) 이같은 주주평등 원칙에 위반돼 무효"라고 주장했다.
이어 "이번 주식처분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계약 승인을 위한 것"이라며 "의사결정에 합리성이 없고, 주주 일반의 이익에 반한 자사주 계약체결은 공서약속에 반하는 행위, 대표권을 남용한 행위로 본다"라고 주장했다.
삼성물산이 주장하는 합병의 시너지에 대해서도 "삼성물산의 성장세가 둔화 돼 합병을 추진했다는 근거를 찾아볼 수 없다"며, "오는 2020년까지 합병 삼성물산의 매출 규모를 10조 원대까지 성장시키겠다는 시너지효과는 일방적인 주장"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삼성물산은 자사주 처분의 목적이나 절차상 문제가 없다는 입장으로 맞섰다. 또 합병은 최근 실적 부진을 보이고 있는 삼성물산의 사업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는 새로운 기회로, 합병 효과는 이번 합병에 반대 입장을 보이는 ISS조차도 인정한 것이라는 주장을 펼쳤다.
삼성물산 측은 "합병 소식 이후 일주일만에 삼성물산 시가총액이 1조 5천억 원 증가했다"며 "ISS조차도 합병발표가 없더라면 삼성물산 주가가 7.7% 하락할 것으로 봤다"고 강조했다.
이어 "엘리엇은 합병이 경영상 필요 없고, 이는 (오로지) 삼성이 특정 주주의 지배권을 강화하기 위함이라고 주장하지만 전혀 그렇지 않다"며 합병의 당위성을 강조했다.
아울러 자사주 처분이 주주평등에 위반된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자사주 처분은 삼성물산 합병 성사를 위해 보호지분 확보를 위한 것"이라며 "중간 배당을 요구하는 신청인(엘리엇)의 공격으로 부터 회사와 주주를 보호하기 위한 목적이었다"며 정당성을 주장했다.
법원은 오는 17일로 예정된 임시 주주총회 전까지 이번 항고심에 대한 결론을 내린다는 계획이다.
한편 엘리엇은 삼성물산 및 KCC 등을 상대로 '주주총회 소집 및 결의금지 가처분 신청' 및 '자사주 의결권 행사 금지 가처분 신청' 등을 제기했으나 기각되자 이에 불복해 항고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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