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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웅의 귀환을 기다리며' IP에 목숨거는 게임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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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세상은 IP 전쟁 중] 성공하려면 될성부른 IP부터 잡아라

[문영수 기자] '영웅의 귀환인가'

올드 게이머들에게는 이미 친숙한 게임 영웅들이 재탄생을 예고하고 있어 주목된다. 게이머들에게 게임 영웅들은 슈퍼맨, 아이언맨보다 더욱 강력한 힘을 발휘하는 슈퍼 히어로들. 이들이 더 화려해진 볼거리와 스토리, 파워라인으로 무장하며 속속 복귀를 알리고 있다.

실제로 넥슨은 이달 7일 '메이플스토리'의 후속작인 '메이플스토리2'를 선보였고 엔씨소프트는 17년 넘게 정상의 인기를 누렸던 '리니지'의 두 번째 후속작 '리니지 이터널'을 개발중이다. 블리자드엔터테인먼트는 '스타크래프트2'의 마무리를 장식할 확장팩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인기 절정의 영웅들을 내세우다 보니 신작에 대한 관심과 기대 또한 남다르다. 게이머들은 이미 전설이된 영웅들을 추억하며 게임 출시를 손꼽아 기다리고 있고 게임사들은 슈퍼 히어로들이 메마른 게임 시장에 단비를 뿌려줄 것으로 믿고 있다. 게이머들과 게임사 모두에게 영웅은 영웅의 모습으로 귀환하는 것이다.

게임사들이 이처럼 영웅을 살려낸 배경에는 게임 속 슈퍼 히어로들이 시장 경쟁을 돌파할 묘수를 쥐고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팍팍한 게임 시장을 돌파할 해법은 수많은 팬층을 보유한 옛 영웅의 복귀라는 판단에서다.

이미 화려한 인기와 두터운 팬층을 확보한 인기 게임들은 새롭게 재탄생해도 다른 경쟁작들보다 쉽고 친숙하게 게이머들에게 다가설 수 있다. 게임의 스토리 구조도 게이머들에게 빠르게 침투 가능하며 잘만하면 전작의 충성도까지 기대해 봄직하다. 신작이라고 다 같은 신작일 수는 없어 인기 절정의 영웅을 보유한 작품이라면 전작의 검증된 인기를 바탕으로 쉽고도 빠르게 흥행 역사를 써나갈 수도 있다.

이같은 이유로 게임사들은 과거 어느 때보다도 진지하게 인기 지적재산권(IP)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IP가 단순히 인기 게임을 개발하기 위한 도구에 그치지 않고 게임사들의 생존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라는 인식에서다. 기획과 캐릭터 디자인, 개발비를 줄이고 해외 시장 진출에서도 한층 유리한 입지를 점할 수 있다는 것 또한 IP가 주목받는 이유다. 이미 검증된 IP는 새로운 신예와의 대결이 두렵지 않다.

상황이 이렇고 보니 게임사들의 IP 확보전은 어느덧 전쟁처럼 치열해졌다. 영웅의 탄생보다는 영웅의 귀환에 초점을 맞추고 게임사들은 '목숨 걸고' IP 확보에 나서는 모습이다.

◆'전설이 된 영웅들' 어디서 무얼하고 있을까

20여 년의 역사를 가로지르며 한국 온라인 게임은 수많은 히트작들을 만들어냈다. 히트작들은 전설같은 영웅을 탄생시켰고 이들은 게이머들과 함께 울고 웃으며 새롭게 변신하고 또 성장했다.

히트작의 역사는 기업의 걸어온 길과 직결된다. 넥슨과 엔씨소프트, 웹젠, 넷마블게임즈, 컴투스와 같은 주요 게임사들의 현재는 히트 게임의 성공 덕에 만들어졌고 히트작 속 영웅 IP들은 게임사들의 미래이기도 하다. 유력 IP를 얼마나 많이 보유하고 있느냐에 따라 회사의 입지와 미래를 모두 가늠해 볼 수 있다는 얘기다.

넥슨만 해도 장수게임인 '바람의나라', '메이플스토리', '던전앤파이터', '서든어택', '마비노기' 등 화려한 IP 군단을 보유하고 있다. 이들은 지금도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까지 두터운 팬층을 자랑하고 있다.

지난 2003년에 첫 출시된 메이플스토리는 전세계 60여 개국에 진출하며 무려 1억 7천만 명의 회원을 보유하고 있다. 지난 2011년 신규 업데이트와 함께 세운 국내 최대 동시접속자 수 62만6천 명은 지금까지도 전무후무한 기록이다.

2005년 출시된 던전앤파이터는 전세계 4억 회원을 자랑한다. 중국에서만 최대 동시접속자 300만 명을 달성한 바 있다. 같은 해 출시된 서든어택은 국내 일인칭슈팅(FPS) 게임의 1위.

엔씨소프트가 보유한 게임 영웅 IP들도 탁월하다. 엔씨소프트는 17년째 롱런 중인 '리니지'를 비롯해 '아이온', '블레이드앤소울', '길드워'로 이어지는 막강 라인업을 과시한다. 특히 리니지는 누적 매출 2조 원을 돌파한 히트작으로 현재 운영 중인 서버 대수만 51대, 20대 이상 이용자층도 99%를 넘고 있다.

'아이온'은 엔씨소프트에서도 영웅 대접을 받는 게임이다. 지난 2008년 출시돼 흥행대박을 터뜨린 이 게임은 당시 횡보하던 엔씨소프트 주가를 1년여 만에 5배 넘게 뛰어오르게 한 일등 공신이다. PC방 인기순위 160위 연속 1위(게임트릭스 기준)라는 대기록도 아이온이 보유 중이다. 현재까지 아이온이 벌어들인 누적 매출도 1조 원을 넘어섰다.

웹젠의 '뮤 온라인'도 빼놓을 수 없다. 국내 최초 3D 그래픽 역할수행게임(RPG) 타이틀을 보유한 이 게임은 이후 한국과 중국에서 서비스되며 폭넓은 이용자층을 확보했다.

위메이드엔터테인먼트가 개발한 '미르의전설2' 역시 중국에서만 동시접속자수 80만 명을 기록한 히트작으로 2004년 중국 온라인 게임 시장 65%를 점유할 정도로 성공했다.

흥행에 성공하며 차세대 영웅 자리를 예약한 게임들도 있다. 넷마블게임즈의 '레이븐', '몬스터 길들이기', '세븐나이츠', '모두의마블', 컴투스의 '서머너즈워' 등이 주인공이다.

모두의마블은 누적 매출 4천억 원, 누적 다운로드 1억2천만 건을 달성했고 서머너즈워 역시 전세계 3천800만 다운로드, 하루이용자(DAU) 120만 명을 달성하며 세계인의 '영웅'으로 자리매김했다.

◆ '특명! IP 확보' 외치며 지갑 여는 게임사들

인기 IP들은 흥행 소식으로 이어지며 게임사들을 자극한다. 돌아온 영웅의 성공은 게임사들을 화려한 전성기로 안내하며 서둘러 지갑까지 열게 하고 있다.

메이플스토리의 후속작인 메이플스토리2는 지난 7일 출시 직후 단번에 PC방 인기순위 '톱5'에 오르며 서버 한계치(20만 명)마저 뛰어넘었다. 메이플스토리2는 무려 30만 명 넘는 이용자들의 환영을 받으며 화려하게 귀환했다.

모바일 게임 '뮤오리진'이 올해 4월 구글플레이 최고매출 2위까지 치솟았던 비결도 장수 온라인 게임 뮤 온라인의 폭넓은 팬층에 있었다. 블리자드엔터테인먼트가 지난해 내놓아 흥행에 성공한 카드게임 '하스스톤' 역시 글로벌 IP '워크래프트'의 세계관과 캐릭터 덕을 톡톡이 보고 있다.

흥행이 검증되고 보니 게임사들의 보폭도 빨라졌다. 보유한 인기 IP의 후속작을 내놓는 것은 물론 다른 회사가 보유한 IP를 확보하고자 거액의 투자도 마다하지 않는 모습이다.

넷마블게임즈가 지난 2월 엔씨소프트와의 전략적 제휴로 얻은 기회는 리니지, 아이온과 같은 엔씨소프트의 핵심 IP를 모바일 게임으로 개발할 권리였다. 이 회사는 4월 월트디즈니가 보유한 '마블 히어로' IP까지 획득해 모바일 게임 '마블 퓨처파이트'를 글로벌 출시하기도 했다.

넥슨도 '삼국지 조조전', '파이널판타지11', '레고'와 같은 외부 IP 확보에 여념이 없는 모습이다. 글로벌 이용자들에게 친숙한 IP를 바탕으로 모바일 게임 개발에 나서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취지다.

컴투스는 글로벌 게임사들과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고 국내외 우수 IP를 확보하고자 지난 5월 1천900억 원 규모의 유무상 증자도 진행했다. 게임빌은 올엠과 함께 '크리티카'를 내놓은 것을 시작으로 '아키에이지(엑스엘게임즈)', '데빌리언(블루홀지노게임즈)', '에이지오브스톰(드래곤플라이)'의 모바일화에 한창이다.

해외에서도 IP 확보전은 치열하다. 올해 3월 닌텐도는 '슈퍼 마리오'를 바탕으로 모바일 게임을 디엔에이(DeNA)와 공동으로 개발한다고 밝혔고 스퀘어에닉스는 '파이널 판타지' 시리즈 중에서도 명작으로 손꼽히는 '파이널 판타지7'을 리메이크한다고 발표했다.

◆ 기다리는 게이머들, 영웅은 어떤 모습일까

게임 영웅들의 귀환이 이어지는 가운데 2015년 하반기 게임 시장은 그 어느때보다 치열한 영웅 대전을 예고하고 있다. 10년 이상 장수하며 인기를 누렸던 유력 IP들이 새로운 게임으로 재탄생하며 출격 준비중이다.

원작의 향수를 간직한 중장년층 게이머들에게는 새로운 재미를, 어린 게이머들은 원작의 명성을 체험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찾아온 셈이다.

10여 년의 세월을 이겨내며 영웅들은 어떻게 변신했고 이번에는 어떤 방식으로 게임 세상을 매료시킬 지도 궁금한 대목이다.

화려한 영웅의 귀환을 예고하며 게임사들은 막판 담금질에 한창이다. 하지만 영웅이라고 하여 모두가 화려한 모습으로 부활할 수만은 없는 법. 망가진 영웅의 귀향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물론 뚜껑은 열어봐야 하고 결과는 지켜봐야 한다.

촉촉한 단비를 기다리듯 영웅의 귀환을 기다리며 게임 시장은 또다시 달아오르고 있다.

문영수기자 mj@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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