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기업경기전망 '뚝'…中·메르스 여파

[이영은기자] 중국경제의 성장둔화와 엔저, 메르스 영향으로 기업경기전망이 하락세로 돌아섰다.

5일 대한상공회의소는 최근 2천400여개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3분기 기업경기전망지수(BSI)' 조사를 실시한 결과, 3분기 BSI 지수가 88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BSI란 기업체감경기를 뜻하는 수치로, 100이상이면 다음 분기의 경기가 좋아질 것으로 예상하는 기업이 많다는 뜻이다. 올해 1분기의 BSI 지수는 83이었지만, 2분기엔 97로 오른 바 있다.

대한상의는 "지난 분기 97까지 올랐던 경기전망이 88까지 떨어졌다"며 "중국경제의 성장둔화와 엔저 등으로 인한 수출감소, 메르스 확산에 따른 내수 위축, 외국인 관광객 급감 등이 체감경기에 영향을 미친 것"이라고 분석했다.

수출기업의 BSI 전망치는 91로 내수기업의 87보다는 다소 높았다. 기업규모별로는 대기업의 전망치가 83으로 중소기업의 88보다 낮게 조사됐다.

지역별로는 수도권이 95, 충청이 09, 제주권이 90을 기록했고, 강원과 대경권이 각각 75와 76으로 저조했다.

대한상의는 "반도체와 스마트폰 관련 기업이 많은 수도권과 충청권은 사정이 나은 편"이라며 "자동차 부품 생산 감소와 철강업이 부진을 겪고 있는 강원권과 대경권이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대한상의 자문위원인 신관호 고려대 교수는 "기업들이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지만, 기술력만 있으면 경기가 살아날 때 큰 혜택을 누릴 것"이라며 "장기적으로 회생가능성이 높은 기업이 이번 위기를 넘길 수 있는 방법이 모색되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기업들은 정부가 ▲내수진작(49.8%) ▲기업 자금난 해소지원(23.4%) ▲기업 인력 지원(9.4%)▲규제개선(9.0%), ▲환리스크 관리 지원(7.2%) 등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지적했다.

전수봉 대한상의 경제조사본부장은 "3분기 BSI가 하락했지만, 올 하반기는 내년까지 회복세를 다시 살릴 수 있을지를 가늠하는 중요한 시점"이라며 "미국 금리인상, 엔저, 중국경기둔화, 메르스 등 잠재적 불안요인에 대비하기 위해 각 경제주체들의 지혜를 모아야 할 때"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