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硏 "코스닥 강화 위해 거래소 IPO 검토해야"

[김다운기자] 코스닥 분리에 대한 찬반양론이 엇갈리는 가운데 자본시장연구원에서 올 들어 두 번째로 코스닥시장 개선방안에 대한 심포지엄을 열었다. 거래소의 지주회사 전환과 기업공개(IPO)가 바람직한 방안으로 제시됐다.

18일 오후 한국증권학회와 자본시장연구원은 금융투자협회 불스홀에서 '코스닥시장의 현황과 미래 발전과제'에 대한 정책심포지엄을 개최했다.

최근 금융당국이 경쟁력 강화를 목적으로 한국거래소에서 코스닥시장을 분리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면서 당사자인 거래소는 이에 대해 크게 반발하는 모습이다.

이날 심포지엄에서도 거래소 직원들이 대거 참석해 행사장 앞에서 코스닥 분리 반대에 대한 피켓시위를 벌이는 등 항의의 목소리를 높였다. 거래소 노동조합은 코스닥 분리 등 거래소 구조개편이 진행되면 전면파업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이다.

거래소 관계자는 "코스닥시장 분리로 인한 효과는 거의 없는 반면, 기업 부실위험 증가로 투자자의 피해가 커질 가능성이 있다"며 "취약한 수익구조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한편 심포지엄에서 엄경식 서울시립대학교 경영대학 교수는 코스닥이 거래소에서 자회사 형태로 분리되는 것은 '경제논리'에는 맞지 않다고 분석했다.

엄 교수는 "경영상의 자율성이 미리 확보되지 않은 상태에서 경쟁의 효력을 기대하기 어려우며 독립 자회사로서 코스닥이 생존할 가능성도 불투명하다"고 판단했다.

자회사로 분리한 조직구조와 현행 구조의 차별성이 부족하고 거래소와 신생 자회사 간의 이해상충으로 오히려 역효과가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그는 "세계나 동북아 거래소시장의 역학관계에서 한국의 위치를 어디에 둬야 할지에 대한 논의도 포함돼 있지 않다"고 강조했다.

대신 대체거래소(ATS) 설립이나 지주회사 체제 전환을 더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엄 교수는 "코스닥, 코넥스 대상 기업이 맞물리는 시장 영역에 대해 이런 성장형 시장과 다양한 형태의 ATS 간에 건전한 경쟁이 이뤄지도록 해 해결하는 것은 좋은 대안일 수 있다"고 말했다.

지주회사 체제 전환에 대해서는 "여러 연구에서 가장 바람직한 방안으로 제시돼온 방안"이라며 "코스닥에 한정하지 말고 자본시장의 기능상 전과정을 함께 어우르는 논의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코스닥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는 한국거래소의 기업공개(IPO)가 필수적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성장형 시장이란느 범주에서 볼 때 코스닥은 훌륭한 시장이며 유가증권시장의 2부가 아니다"라며 "코스닥이 역동적 전략을 수행하려면 거래소가 IPO를 통한 실질적 형태의 주식회사로 되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금융당국은 코스닥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시장 분리 등의 구조개편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전날 국회 업무보고에서 "코스닥이 변화의 흐름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고 역동성이 부족하다"며 코스닥시장 분리는 어떤 식으로든 추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