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속도로 자동통행료징수시스템(ETCS) 사업을 놓고 경쟁하는 포스데이타와 고속도로정보통신공단이 법정 싸움을 벌일 전망이다.
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도로공사는 ETCS 사업자 선정을 위해 이달 초부터 경기도 여주 근방 중부내륙고속도로 시험도로에서 입찰에 참여한 5개 컨소시엄을 대상으로 현장 테스트를 하고 있다.
그런데 지난 2일 오전 고속도로정보 관계자가 포스데이타 컨소시엄이 설치한 테스트용 시설물을 차로 들이받는 사고가 발생했다. 고의인지 과실인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이 사고로 포스데이타가 설치한 '갠트리' 등 테스트용 시설물이 파손되거나 작동에 오류가 발생해 더 이상 현장 테스트를 할 수 없는 형편이다.
포스데이타 측은 가해자를 상대로 민형사 소송을 검토하고 있다.
하지만 실제로 소송까지 가기에는 아직 변수가 남아 있다.
포스데이타 컨소시엄 측은 소송에 앞서 어떤 형태로건 파손된 시설물을 수리한 뒤 재시험에 참가하기를 강력히 희망하고 있다.
또 수리 기간이 6주에서 9주 정도 걸린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번에 파손된 장치 가운데 '차량분류기'라는 게 있는데, 이 제품이 외국 업체 장비여서 수입하는데 최소 6주가 걸린다는 게 이 컨소시엄의 주장이다.
따라서 포스데이타 컨소시엄 측은 도로공사 측에 이 기간 동안 현장 테스트를 연기하거나, 4개 컨소시엄이 먼저 테스트를 진행하고 그 결과를 봉인 한 뒤 추후에 포스데이타 컨소시엄은 재심사를 해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요구가 수용되면 고속도로정보 쪽과는 협상을 통해 일을 풀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고속도로공사가 이런 요구를 받아들일지는 미지수다.
공사 관계자는 "공사가 정해놓은 규정에 의해 이미 포스데이타에 4일의 수리 기간을 주었다"며 "테스트를 9주 연기하라는 것은 받아들이기 곤란하다"고 말했다. "연기할 경우 다른 컨소시엄에는 피해"라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그러나 "4개 컨소시엄 먼저 테스트를 진행하고 포스데이타의 경우 추후에 진행하는 방안에 대해서는 현재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따라서 고속도로공사의 결정에 따라 소송 여부도 판가름날 공산이 크다.
포스데이타 컨소시엄 측은 지금까지 2년여간 이 시스템을 개발하고 시험 장비를 구축하는 일 등에 10억원 가량의 자금을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ETCS는 톨게이트에서 사람 대신 무인 장치를 통해 차량의 고속도로 통행료를 결제하는 시스템이다. 이 시스템이 광범위하게 구축되면 교통 흐름을 원활히 하고 물류비를 절감하는 데 큰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사업에는 ▲KT-미래ITS ▲서울통신기술-에어로텔레콤-코트리스 ▲포스데이타-하이게인-하이테콤시스템 등 능동형 단거리전용통신(DSRC) 진영 3곳 ▲삼성SDS-AITS ▲고속도로정보통신공단-큐프리 등 능동형 적외선통신(IR) 진영이 2곳 등 5곳의 컨소시엄이 경합을 벌이고 있는 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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