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례기자] 올해 세계 가전 시장이 유럽 등의 회복세에 힘입어 3%대 성장세를 가져갈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유럽은 세계 가전 매출의 상당부분을 차지하는 주요 시장. 그러나 주요국의 경기 침체 및 환율 불안에 겹치면서 러시아 루블화 폭락 사태까지 더해져 글로벌 가전업체의 실적에 부담이 되고 있다. 그러나 1분기를 바닥으로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는 기대다.
라인하르트 친칸 밀레 회장 24일(현지시간) 몰타 인터콘티넨탈호텔에서 열린 '2015 IFA 글로벌 프레스 콘퍼런스' 직후 한국 기자단과 만나 " 1분기는 다소 어렵겠지만 올해 전반적으로 3%대의 성장률 기대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실제로 올해 1분기 글로벌 가전 브랜드 실적은 유럽 시장의 침체로 실적이 더욱 둔화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오는 29일 1분기 실적을 발표할 예정인 가운데 일각에서는 일부 업체의 적자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는 상황. 유럽과 함께 러시아 등 신흥 시장이 환율 문제로 어려움을 겪으면서 가전 수요가 감소한 때문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지난해 4분기 루블화 가치 폭락 등으로 가전과 TV 등에 영향을 받기도 했다.
밀레의 경우는 루블화 추가 폭락을 우려한 소비자들의 이상 사재기 현상으로 같은기간 오히려 판매매량이 급증하기도 했다. 그러나 1분기는 실적이 둔화되는 등 결과적으로 환율 등 여파를 완전히 피해가지는 못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올들어 독일과 스페인 등 유럽 주요국의 소비심리가 되살아 나면서 실적 개선의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는 얘기다.
라인하르트 친칸 회장은 "독일 등 시장 상황은 좋고, 스페인과 그리스 등도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며 "환율이 안정되고 있어 판매도 안정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유럽 프리미엄 가전 브랜드인 밀레가 유럽 가전 시장의 회복 가능성을 언급한 만큼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국내 기업들도 1분기를 바닥으로 회복세를 보일 가능성이 커졌다.
또 미국이나 호주 등 선진시장의 경기회복도 가전업체의 실적 개선의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그는 이와 함께 최대 시장으로 부상한 중국과 함께 프리미엄 브랜드 선호도가 높은 한국 시장의 중요성도 언급했다. 아울러 삼성전자와 LG전자의 경쟁력을 높이 평가했다.
친칸 회장은 "한국인들은 브랜드를 중시하는데 가전시장에서도 브랜드 인지도는 무척 중요하다"며 "밀레는 프리미엄 브랜드로 그런 측면에서 한국은 작지만 중요한 시장"이라고 강조했다.
또 "삼성전자를 비롯한 모든 한국기업들은 경쟁력 있는 선두주자들"이라며 "삼성전자 LG전자가 가전시장에서 굉장한 경쟁력을 쌓고, 유럽에서도 잘하고 있어 앞으로 점유율을 확대해 나갈 것으로 본다"고 추켜 세우기도 했다.
다만 한국 가전업체가 프리미엄 전략으로 시장 공세를 강화하고 있는 것에 대해서는 "우리는 경쟁을 두려워하지 않는다"며 "프리미엄 브랜드로서 다른 업체들보다 한발 더 나아가고 프리미엄을 제공하는 게 우리의 목표"라며 자신감을 보였다.
또 "우리는 가전분야만 초점을 맞춰왔지만 삼성, LG는 핸드폰, TV 등 무척 다양한 제품군들을 갖고 있다"며 차이점을 강조하기도 했다.
친칸 회장은 올해 밀레 한국 지사 설립 10주년을 맞아 오는 7월과 10월 두차례 한국을 방문할 예정이다.
한편 밀레는 1899년 친칸 가문과 밀레 가문이 공동으로 설립, 두 가문이 번갈아 가며 기술 부문과 경영부문 대표를 맡는 대표적인 가족 경영 기업으로 꼽힌다.
다만 철저한 능력 검증을 거쳐 양가문에서 최종 후계자를 선정하는 방식으로 잡음을 없애 우리 재벌기업 오너일가의 지배구조를 둘러싸고 심심찮게 불거지는 잡음과 달리 모범적인 경영승계 사례로도 평가받고 있다.
친칸 회장 역시 이같은 엄격한 승계절차에 따라 지난 1999년 부터 밀레 경영부문 회장을 맡고 있다.
몰타=박영례기자 young@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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