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유미기자] 인기 몰이 중인 '쿠션 파운데이션'을 놓고 다수 특허를 보유한 아모레퍼시픽과 '미샤'로 유명한 에이블씨엔씨가 특허 공방을 벌이게 될 지 업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이 에이블씨엔씨의 제품 제조사를 상대로 우회적인 특허 침해 문제를 제기한 탓이다.
에이블씨엔씨의 중저가 브랜드숍 '미샤'와 '어퓨'가 최근 출시한 쿠션형 파운데이션 제품들이 자사 특허를 침해했다는 주장이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아모레퍼시픽은 지난달 말 미샤와 어퓨의 쿠션형 파운데이션 제품을 생산하고 있는 코스맥스와 쓰리애플즈코스메틱스(코스맥스 계열사)를 상대로 특허권 침해에 관한 내용증명을 보냈다.
쓰리애플즈코스메틱스는 지난 2월 말 출시된 미샤의 'M 매직쿠션'을, 코스맥스는 지난달 초 출시된 어퓨의 '어퓨 에어 핏'을 생산하고 있다. 이들은 아모레가 보낸 내용증명에 대해 우선 답변하지 않고 추후 아모레가 법적으로 문제를 제기할 시 대응책을 논의한다는 방침으로 알려졌다.
코스맥스 관계자는 "쿠션 문제와 관련된 어떤 입장도 밝히기 곤란하다"면서도 "1사 1처방 방식에 따라 제품을 만들기 때문에 똑같은 제품을 만들지 않으며, 에이블씨엔씨의 제품은 그들의 요청으로 협의를 통해 만든 것"이라고 말했다.
퍼프로 찍어 바르는 형태인 쿠션형 파운데이션은 아모레퍼시픽이 처음 개발해 지난 2008년 자사 브랜드 '아이오페'를 통해 관련 제품을 첫 출시했다. 이후 '설화수', '라네즈', '에뛰드' 등 다른 자사 브랜드들을 통해서도 연이어 제품을 선보여 큰 인기를 끌었다.
현재 아모레퍼시픽은 쿠션형 파운데이션과 관련해 국내외에 132건의 특허권을 출원했으며, 14건의 특허권을 등록했다. 관련 제품들은 주로 오산 뷰티사업장과 자회사인 코스비전에서 생산되고 있으며 지난해 국내외에서 1천200만 개 이상이 판매됐다. 아모레퍼시픽은 지난해 쿠션형 파운데이션으로만 소비자가 기준 9천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이처럼 쿠션형 파운데이션이 인기를 끌자 LG생활건강, 로레알의 '랑콤' 등 경쟁사들도 잇따라 관련 제품을 출시했다. 아모레퍼시픽은 현재 랑콤의 특허권 침해 여부를 검토하고 있으며, LG생활건강과는 소송을 진행 중에 있다.
더불어 이번에 에이블씨엔씨까지 관련 제품을 출시하면서 쿠션을 둘러싼 특허 분쟁이 확전 양상을 보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업계 관계자는 "아모레는 분쟁이 있을 경우 노이즈 마케팅으로 자사 제품보다 상대측의 제품이 더 인기를 얻을 것이라 염려하고 있는 것 같다"며 "이번에 에이블씨엔씨에 직접 내용증명을 보내지 않고 제조사에 보낸 것도 이 때문인 것 같다"고 추측했다.
그러나 아모레퍼시픽은 에이블씨엔씨가 아닌 제조사인 코스맥스가 약속을 어겼기 때문에 제조사 측에 내용증명을 보낸 것일 뿐이라는 입장이다. 또 코스맥스는 이전에도 쿠션형 파운데이션 제품을 생산한 적이 있어 경고했지만 이를 무시, 이번에 내용증명을 보내게 됐다는 설명이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코스맥스가 모방 제품을 생산해 작년 12월 경고장을 발송했고, 올해 1월 상대 측으로부터 특허 침해 제품을 생산하지 않도록 주의하겠다는 답변을 받았다"며 "그러나 이번 에이블씨엔씨 제품을 자사 특허 관련팀이 분석한 결과 또 다시 (특허를)침해한 것으로 보고 이에 관해 내용증명을 보낸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코스맥스 측이 우리와 했던 약속을 명백히 어긴 것"이라며 "한 달 이내에 내용증명에 관한 답변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으며, 상대 측의 입장에 따라 (법적 조치 등) 다음 단계를 결정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그는 "국내에서 특허 기술력이 인정, 보호받을 수 있도록 업체들이 모범이 돼 서로 선의의 경쟁과 치열한 연구를 통해 쿠션 카테고리를 키워 나가길 바란다"며 "앞으로도 무단 모방제품에는 법적 조치를 취해 특허권 보호에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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