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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선임 성공했지만' 시험대 오른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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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마블 협업 결과물 내놔야…엔씨웨스트 실적 추이도 관건

[문영수기자] 최대주주 넥슨과 경영권 마찰을 빚었던 엔씨소프트가 27일 주총은 무사히 넘겼지만 김택진 대표의 경영 능력은 시험대에 오를 전망이다.

소액주주들의 성난 '민심'을 잠재워야 하고 언제든 재발 가능성이 있는 넥슨과의 경영권 분쟁을 막기 위해 경영 능력을 최대한 발휘해야 하기 때문이다.

김택진 대표는 특히 넥슨을 비롯, 소액주주들이 제기한 '경영권 방어 목적의 넷마블게임즈 지분 매입 의혹' 극복 차원에서도 만족스런 실적과 결과물을 시장에 내놓아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윤송이 사장이 맡고 있는 엔씨웨스트의 실적 추이 역시 김 대표에게는 민감하게 작용할 수밖에 없어 '프로젝트 혼', '리니지 이터널' 등의 유무선 연동 프로젝트로 새로운 모멘텀까지 창출해야만 주주 불신을 해소할 수 있을 전망이다.

◆ 성난 '민심' 확인한 엔씨소프트 주주총회

제1호 의안인 재무제표 및 연결 재무제표 안건이 승인될 때까지만 하더라도 조용하던 주주총회장은 제2호 의안인 김택진 대표 재선임 안건차례가 되자 술렁이기 시작했다. 주주들의 날선 의견도 30분 가까이 이어졌다.

소액주주들은 ▲넷마블게임즈 지분 인수에 대한 의혹 ▲윤송이 사장 승진 인사에 대한 적합성 여부 ▲자회사 엔트리브소프트 온라인 사업 부문 매각 등에 대해 주주 의견을 제시했다. 김 대표 개인의 취향 때문에 기업 가치 제고와 상관없는 프로 야구단 '엔씨 다이노스' 운영을 강행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100억 원 상당의 엔씨소프트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는 주주는 "넷마블게임즈와의 지분 맞교환을 상식 이하의 가격으로 진행한 것은 경영권 방어에 대한 욕심"이라고 주장했다.

잠자코 소액주주들의 의견을 듣고 있던 넥슨도 거들었다. 넥슨코리아 김정욱 전무는 "최근 엔씨소프트가 넷마블게임즈에 진행한 투자 결정이 진지하게 고민한 결과인지, 정말로 주주가치 향상을 위한 것인지 시장의 우려가 적지않다"고 지적했다. 김 전무는 엔씨소프트가 넷마블게임즈에 투자하게된 과정에 대한 구체적이면서도 설득력 있는 자료 제공을 요청하기도 했다.

김택진 대표도 진땀을 뺐다. 넷마블게임즈와의 상호 지분 투자에 대해 "레이븐의 성공 사례에서 보듯 넷마블은 좋은 파트너이며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멋진 결정"이라 응수하면서 경영권 방어를 위해 지분을 맞교환 했다는 일각의 의혹에 대해서는 "양심을 걸고 아니라고 할 수 있다"고 표현하기도 했다.

윤송이 사장 승진 인사의 적합성을 묻는 질의에는 반등한 엔씨웨스트의 실적을 제시했고, 엔씨 다이노스에 대해서는 '사회적 기업'을 위해 일조하는 바가 크다고 대답했다.

주총 초반 주주들의 의견을 경청하고 대답하던 김택진 대표는 거듭된 주주 의견에 지쳤는지 종국에는 "여기는 상정된 의안을 다루는 주주총회장이지 기자회견이나 간담회장이 아니다"라며 주총 의안을 강행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김택진 대표는 "넷마블게임즈의 지분 매입과 관련해 넥슨과 국민연금, 기타 주주들이 바라보는 시각이 다양하나 이를 현실적으로 일일히 다 답변할수는 없는 상황"이라며 "최적의 결과를 보여주는 것만이 정답이라고 생각한다.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엔씨소프트가 지난해 달성한 실적이 '리니지'에 의존했다는 주주 지적이 있었는데 김택진 대표 입장에서는 향후 3년간 실적 상승 및 고른 매출원을 창출하는 것이 주요 과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문영수기자 mj@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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