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국배기자] SAP가 인메모리 데이터베이스(DB) 플랫폼 '하나(HANA)'를 중심으로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SAP는 4일 SAP 하나 기반의 기업용 애플리케이션 소프트웨어(SW) 제품군인 'SAP 비즈니스 스위트 4 SAP 하나(이하 SAP S/4 HANA)'를 출시했다. 회사자원관리(ERP) 제품 R/3 발표 이후 23년 만의 최대 혁신이라고 회사 측은 말한다.
SAP 아시아태평양 및 일본 총괄 회장 어데어 폭스 마틴 이날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앞으로의 고투마켓(Go to market) 전략은 'S/4 하나'에 집중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가장 눈길을 끄는 부분은 DB다. SAP는 이번에 내놓은 제품군을 SAP 하나 외 오라클, IBM 등 다른 기업의 DB에서 쓸 수 없도록 했다. 오라클의 '오라클 온 오라클' 전략을 연상시키는 대목이다.
다만 2025년까지 기존 'SAP 비즈니스 스위트'는 써드파티 DB에서 구동할 수 있도록 기술 지원을 할 계획이다. 이전까지 SAP는 어떤 종류의 DB라도 사용할 수 있도록 해왔다.
그 동안 기업들 사이에서 '오라클 DB+SAP ERP'는 각 분야의 1위 제품으로 이뤄진 최적의 조합으로 통했다.
이는 사실 오라클로서는 고마운 일이었다. SAP ERP를 선택하는 기업 고객이 오라클 DB를 쓰는 경우는 흔했다. 업계에서는 "오라클 DB는 별다른 영업이 필요없다"는 말이 나올 정도였다. 그만큼 오라클의 DB가 뛰어난 제품이라는 방증이기도 하다.
그러나 SAP가 다른 기업의 DB를 지원하지 않는다면 얘기는 조금 달라질 수 있다. SAP는 기업용 애플리케이션 시장에서 높은 점유율을 갖고 있는 회사다.
한국IDC 소프트웨어 엔터프라이즈그룹 도상혁 책임연구원은 "기업들은 SAP의 기업용 애플리케이션을 쓰기 위해서라도 '하나'를 한 번 더 고민하게 된 셈"이라고 말했다. 사실상 DB 시장 확대를 위한 포석으로 해석할 수 있다는 뜻이다.
믈론 SAP가 오라클 등 다른 기업 DB를 지원할 가능성은 열려 있다. 형원준 SAP코리아 대표는 이번 발표를 두고 "타사 기술을 배척하는 게 아니라 SAP 하나가 가진 모든 역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하나를 위해 개발된 제품이기 때문"이라며 "그렇게 만들어진 DB가 나온다면 통합할 수 있다"고 여지를 뒀다.
S/4 하나는 세 가지 방식으로 제공될 예정이다. 구축모델은 지금 바로 사용할 수 있으며 1분기말 퍼블릭 클라우드 방식을 지원한 뒤 2분기 안에는 프라이빗 클라우드까지 쓸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DB 제왕'으로 불리는 오라클은 최근 들어 DB를 클라우드 서비스 방식으로 제공하는데 본격적으로 힘을 쏟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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