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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하는 빙과업계, 제품 가격 인상이 해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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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제과 등 4개 업체 최대 15% ↑…"반값 아이스크림, 구조부터 바꿔야"

[장유미기자] 롯데제과·빙그레·롯데푸드 등 빙과업체들이 이달 중 일제히 제품 가격 인상에 나선다.

동네슈퍼들이 할인마트와 편의점과의 경쟁을 위해 2000년 중반부터 반값 아이스크림으로 고객 유치에 나서면서 수익성이 급감한 탓이다.

3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제과, 빙그레, 해태제과, 롯데푸드 등은 현재 주요 유통채널을 중심으로 아이스크림 가격 인상 협상에 들어가 이르면 이달 안에 제품 공급가를 약 100~200원(6~15% 수준) 정도 올린다.

다만 콘이나 컵 등 다른 아이스크림 제품의 가격 인상은 당분간 없을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동네슈퍼들이 고객을 끌어들이기 위한 미끼상품으로 2000년 초중반부터 빙과제품을 거의 반값에 판매하기 시작하면서 할인 경쟁이 치열해졌다"며 "한때 회사 효자상품으로 불렸던 빙과제품은 이제 천덕꾸러기로 전락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국내 아이스크림 시장규모는 빙과 4사 기준으로 지난 2011년 1조460억 원에서 2012년 1조380억 원, 2013년 1조360억 원으로 계속 감소했다. 업계는 지난 해 역시 하락세가 이어진 것으로 보고 있으며, 회사 전체 영업이익률을 떨어뜨리는 주요 요인으로 빙과제품을 지목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아이스크림 시장이 호황을 이뤘던 2000년 후반에는 영업이익이 12~13%까지 나왔다"며 "슈퍼마켓에서 미끼상품으로 빙과제품을 팔기 시작하면서 가격대가 낮고 할인율이 높아지자 수익성도 바닥을 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에 대한 대응책으로 현재 제품 공급가가 많이 낮은 곳부터 순차적으로 협상을 진행 중"이라며 "동네슈퍼들이 할인 프로모션을 하고 있어 실제로 소비자들이 제품을 구입할 때 어느 정도 영향이 있을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업계 1위인 롯데제과는 아이스크림 매출 중 20% 정도를 차지하고 있는 스크류바, 왕수박바, 죠스바 등 11종의 빙과제품 가격을 6~7% 정도 인상한다.

3년 전부터 가격표시제 등을 시작하며 아이스크림 가격 안정화에 나섰지만 점주들의 반대로 쉽지 않았던 데다 높은 할인율로 빙과시장이 많이 무너진 탓에 현재 가격을 유지하기 쉽지 않다는 판단에서다.

롯데제과 관계자는 "그동안 납품가 가격 자체가 워낙 낮아 타격이 컸고, 물류비 상승과 원가 상승이 이어지면서 제품 생산에 대한 부담도 커졌다"며 "성수기가 아닌 만큼 가격 인상에는 2~3주 정도 걸릴 것 같다"고 말했다.

빙그레도 메로나, 비비빅, 캔디바 등 14종의 빙과제품을 채널별 공급가격을 약 100~200원 정도(약 15% 내외) 올릴 방침이다. 이곳에서 빙과제품이 차지하는 매출은 전체 아이스크림 매출 중 35% 정도 수준으로, 빙그레는 이번 가격 인상으로 수익성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빙그레 관계자는 "빙과제품 가격 인상 후 일시적으로 판매량이 줄어들 수는 있지만 바로 회복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할인 경쟁으로 가격이 저렴했기 때문에 가격 저항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 외에도 해태제과와 롯데푸드 역시 채널별로 제품 공급가격 인상 협상을 진행 중이다. 특히 보석바, 돼지바 등의 제품을 선보이고 있는 롯데푸드는 빙과제품 10종의 가격을 이달 중 10% 내외로 올린다.

업계 관계자는 "아이스크림 할인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할인율도 점차 커져 시장이 '반값 아이스크림'이라는 극단적인 형태로 변화했다"며 "미끼상품으로 아이스크림을 반값에 판매하다보니 오히려 제품 가격은 계속 올라가고 있는 추세"라고 말했다. 업계에 따르면 실제 제품 공급 가격은 300~400원 대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슈퍼마켓에서 아이스크림 할인 경쟁이 붙으면서 제품 가격은 500원에서 2005년 700원, 2010년 1천 원으로 인상됐다.

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수익성 악화로 업체들은 신제품 개발에도 적극 나서지 못해 기존 장수제품에만 의존해 왔다"며 "관련 마케팅 활동도 활발히 펼치지 못하면서 시장은 몇 년째 계속 정체기를 맞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제품 가격 인상이 소비자들에게 얼마나 영향이 있을지 알 수 없지만 수익성 악화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빙과업체들의 어려움을 헤아려주길 바란다"며 "반값 아이스크림 구조도 하루 빨리 해결돼 업체들의 경쟁력이 높아질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졌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장유미기자 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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