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송무기자] 새로 선출된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신임 당 대표는 잃어버린 당심 회복이라는 첫 번째 과제와 마주했다. 문 대표가 말한 당 통합과 혁신을 이루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일이다.
문재인 대표는 차기 대선주자 지지율 1위였음에도 박지원 후보에 당심에서 밀렸다. 문 대표는 총 득표율 45.35%를 기록해 1위를 기록했는데 박지원 후보 41.78%에 불과 3.57%에 불과했다.
국민 여론조사에서 당락이 갈렸다. 문 대표는 대의원 투표에서 45.05%, 권리당원 투표 39.98%, 국민 여론조사 58.05%, 일반당원 여론조사 43.29%를 각각 기록했지만, 박지원 후보는 대의원 42.66%, 권리당원 45.76%, 국민 29.45%, 일반당원 44.41%를 기록했다.
대의원 투표에서 박 후보는 근소하게 뒤졌지만 권리당원 투표와 일반당원 여론조사에서는 문 후보를 오히려 앞선 것이다. 새정치민주연합 당원의 상당수가 호남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호남 민심은 여전히 문재인 대표에 호의적이지 않다.
이는 문재인 대표가 선거 과정에서 "당 대표 선거에서 이기지 못해도, 당 개혁에 성공하지 못해도, 총선에서 승리하지 못해도 더 이상 기회가 없을 수 있다"고 말한 상황에서 이뤄진 것이어서 더욱 문제가 크다.
전략적 투표를 한다는 호남 당원들이 당의 제1 대선주자의 위기에도 움직이지 않은 것이다. 이는 문재인 대표와 친노계에 대한 불신이 원인이라는 분석이다. 문재인 대표가 향후 이를 극복하지 않으면 향후 당 개혁 과정에서 엄청난 반발로 돌아올 수 있다.
선거에서 패배한 박지원 의원은 기자들에게 "당연히 승복해야 한다. 승자가 잘 해주기를 바란다"며 "우리당의 계파 정치가 청산돼야 한다는 것을 절반이 넘는 우리 당원과 국민들이 결정했기 때문에 앞으로 문 대표가 공약대로 잘 하리라고 본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당분간 휴식을 취하겠다는 입장이지만, 문 대표에 맞서 선전한 만큼 당내 비노계의 중심으로 떠오를 가능성이 있다.
비노계 최고위원이면서 1위 득표를 한 주승용 최고위원도 이날 CBS와의 인터뷰에서 "문재인 대표가 당선되다 보니 비노 측에서도 견제를 해달라는 의미로 저에게 지지를 보낸 것 같다"고 향후 문 대표에 대한 견제 역할을 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주 최고위원은 "문재인 대표가 지금이라도 박지원 의원을 찾아가서 도움을 청하고 협조를 구해야 한다"며 "이번 전당대회의 구도가 영남과 호남, 친노 대 비노 였으므로 화합을 위해서도 박지원 의원에게 협조를 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같은 과제 때문인지 문재인 대표는 인사와 공천 문제에서 "계파의 ㄱ자도 나오지 않도록 하겠다"고 의지를 밝혔다. 문 대표는 전날 첫 기자간담회에서 "당직인선은 공정하고 사심없는 마음으로 임하면 된다"며 "백 마디 말보다 실천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문 대표가 대표직 수행 과정에서 제기된 호남의 우려를 극복하고 더 확실한 야권의 대선주자로서 입지를 굳힐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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