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석근기자] 새정치민주연합 당 대표 경선 문재인·이인영·박지원(기호순) 후보가 최근 연말정산 대란으로 촉발된 '증세 없는 복지' 논쟁에 대해 각각 해법을 제시했다.
문재인 후보는 중성장·중부담·중복지 이른바 '3중 시대'에 걸맞는 조세체계 재구축을, 이인영 후보는 박근혜 정부의 '줄푸세' 정책 전면 폐기를 각각 주장했다. 박지원 후보는 증세에 대해 '과유불급'이라면서도 이명박 정부 이래 축소된 법인세와 종합부동산세(종부세) 정상화는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재인 후보는 5일 국회에서 열린 새정치연합 을지로위원회 당 대표 후보 초청 토론회에서 "대선 2년 만에 여당 대표의 입에서 '증세 없는 복지는 거짓'이라는 고백이 나왔다"며 "박근혜 정부가 그 실패의 책임을 서민들에 전가하려는 것에 사과해야 한다"고 성토했다.
문 후보는 "우리나라는 고성장 시대를 지나서 3~4% 성장이 적정인 '중성장' 시대로 접어들었다"며 "지금의 저부담·저복지 상황을 중부담·중복지 정도로 끌어올리기 위해 새로운 조세체계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박지원 후보는 "지금은 노령화 저출산 시대로 부모들에게 자식이 효도하고, 젊은 부부가 아이를 기르는 시대가 지났다"며 "국가가 부모 세대에 효도하고, 국가가 아이들을 길러야 한다"고 말해 복지확대를 주문했다.
박 후보는 "미국 오바마 대통령이 상위 1% 부자들을 상대로 증세를 추진해서 서민들의 지지를 받고 있지만 반대로 프랑스의 올랑드 대통령은 실패했다"며 "증세가 본래 과유불급인 만큼 최소한 법인세와 종부세를 정상화해 10조원을 복지예산으로 확보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인영 후보는 2012년 대선 당시 박근혜 대통령이 공약한 이른바 '줄푸세' 정책을 전면 폐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줄푸세' 정책이 재벌그룹의 대기업 과세를 줄이고 규제를 철폐해 특혜를 주는 반면, 노동측에는 법치만 강조하면서 재정 파탄과 양극화만 부추겼다는 것이다.
이 후보는 "비정규직을 줄이고, 500조 이상 대기업 사내 유보금을 풀고, 조세정의를 세우는 우리 당만의 민생 '줄푸세'가 필요하다"며 "재벌감세를 철회해 복지재원을 확충해야 비로소 서민들에게 증세를 말할 기회가 생길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토론은 새정치연합 을지로위원회 주최로 정치평론가 이철희 두문정치연구소장이 사회를 맡았다. 을지로위 소속 은수미 의원과 참여연대 안진걸 협동사무처장, 희망연대 이하늬 노조위원장, 전국을비대위 임태연 상임대표가 토론자로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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