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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도나도 '한국 재난망' 진출 까닭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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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웨이 등 해외통신장비업체 공세…사업 규모 크고 '시험장' 역할도

[김국배기자] 우리나라의 국가재난안전통신망(이하 재난망) 구축 사업을 따내기 위해 해외 통신장비 업체들이 너도나도 뛰어들고 있다.

작년 말부터 한 달 남짓 사이 핀란드의 노키아 네트웍스를 비롯해 스웨덴 에릭슨LG, 중국 화웨이, 프랑스 알카텔루슨트 등이 잇따라 기자간담회를 열어 재난망 사업 진출을 공식화하고 재난망 기술을 시연했다.

이들 기업은 하나같이 풍부한 구축경험과 기술력, 국내 중소기업과 협력 의지 등을 강조하면서 사업 참여에 강한 의욕을 보이고 있다.

화웨이코리아 김학수 부사장은 "한국 재난망이 '글로벌 스탠다드(global standard)'가 되는 데 일조하고 싶다"고 했고, 유근일 알카텔루슨코리아 대표는 "올해 사업의 최우선 순위를 재난망 프로젝트에 두고 있다"고 말했다.

재난망은 자연재해 같은 긴급 상황이 발생했을 때 군·경·소방 조직 등이 단일한 통신망으로 긴밀히 협조하기 위한 무선통신 시스템이다. 이 사업은 지난 2003년 대구지하철 폭발사고가 일어난 뒤 추진되다 수면을 아래로 가라앉았지만 지난해 4월 세월호 참사 이후 정부가 재추진 중이다.

현재 정부는 재난망 구축기술을 이동통신에 쓰는 롱텀에볼루션(LTE)로 선정했으며 올해 강원도 평창 지역에서 시범사업을 시작해 2017년까지 전국망 구축을 끝마칠 계획이다. LG CNS가 일종의 청사진을 제시하는 정보화전략계획(ISP) 사업자가 돼 진행한다.

업계 관계자는 "기존 무선망은 음성위주여서 동영상 전송 등이 가능한 LTE 망으로 바꾸겠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통신장비 업체들이 재난망 사업에 달려드는 이유는 무엇보다 약 2조원인 역대 최대 사업규모 때문이다.

해외 통신장비업체 관계자는 "초기 각종 통신장비, 단말 등의 구입비용 외 향후 수 년 동안의 유지보수 비용까지 감안한다면 훨씬 더 규모가 될 것"이라며 "(재난망 사업은) 한국시장 진입을 넓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여기에 정보통신기술(ICT) 강국인 우리나라에서 재난망을 구축할 경우 세계적으로 기술력을 인정받아 향후 사업확대에 유리할 수 있다는 점도 든다. 일종의 '시험장(test bed)'인 셈이다.

현재 미국, 영국, 캐나다 등 주요 국가들도 우리나라와 같은 LTE 방식으로 재난망 구축 계획을 세우고 있다. 다른 업체 관계자는 "재난망은 한국 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는 사업"이라고 했다.

이렇듯 치열한 접전이 예상되는 가운데 일각에선 통신사업자에 따라 통신장비 업체의 희비가 갈릴 거라는 분석도 있다.

향후 추진되는 재난망 본 사업이 통신사업자 중심으로 진행돼 통신장비 업체들의 경우 통신사와 손을 잡아야 하기 때문이다. 한편 국내 기업 중에는 삼성전자가 재난망 구축 사업권을 노리고 있다.

김국배기자 vermeer@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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