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다운기자] "다른 나라와 달리 우리나라는 모바일이나 인터넷뱅킹, 카드 결제 등이 워낙 활성화돼 있기 때문에 핀테크가 도입됐을 때에는 이 같은 기존 영역의 잠식이 아닌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는 방향으로 발전할 것입니다."
은행연합회는 21일 은행회관에서 출입기자단 신년간담회를 개최했다.
최근 IT와 금융업계의 화두로 떠오른 '핀테크'는 이 자리에서도 주요 관심사안으로 언급됐다. 최근 수익성 악화로 고사의 위기에 처한 국내 금융산업이 신성장동력으로 핀테크 시장에 적극 나서야 한다는 얘기다.
하영구 은행연합회장은 "국내 은행들의 자기자본이익률(ROE)이 지난 2007년 15% 수준에서 2013년에는 2~3%대까지 급락하는 등 저수익에 시달리고 있다"며 "전 세계적으로 확대되고 있는 디지털화와 세계화 등에 발맞춰 핀테크와 해외진출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하 회장은 "많은 사람들이 핀테크의 지급결제 부분을 은행에 대한 도전이라고 생각하지만 오히려 기회라고 본다"며 "미국에서 페이팔이 처음 나왔을 때 카드 업체에 위협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오히려 윈윈하는 방식으로 시장을 키운 바 있다"고 강조했다.
기존에 이미 인터넷뱅킹과 모바일뱅킹, 카드 보급 등이 활성화된 국내 시장에서 핀테크 사업이 기존 금융 서비스를 침범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얘기다.
그는 "핀테크가 도입된다면 새로운 영역에 대한 확장이 포커스지, 기존 시장에 대한 잠식이 중심이 아닐 것"이라고 내다봤다.
인터넷전문은행 설립에 대해서는 장밋빛 전망을 경계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하 회장은 "인터넷은행이 먼저 시작된 영국의 경우 실패한 모델도 있다"며 "성공과 실패는 아직 알 수 없는 부분이지만 굳이 규제를 해서 못하게끔 막아야 할 이유는 없다고 본다"고 전했다.
핀테크를 기존 금융권에 대한 위협으로 받아들이지 말고 기회로 만들어야 한다는 자성의 목소리도 나왔다.
이 자리에서 김우진 금융연구원 박사는 은행업 신성장동력의 하나로 핀테크를 제시했다.
그는 "은행들이 정부의 핀테크 규제완화 기조에 대해 알레르기 반응을 보일 필요가 없다"며 "핀테크는 글로벌 트렌드가 분명하고 시장 발전의 방향성을 거스를 수 없을 만큼 정책 당국이 시장에 던진 메시지를 따라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 밖에 은행의 신성장동력 중 하나로 해외 진출도 필요하다고 지적됐다.
하 회장은 "해외 진출은 과거 국내 은행들에게는 선택사항이었지만 지금은 필수사항"이라며 "한국 은행과 상황이 비슷한 일본의 경우 전체 수익의 30%가 해외수익이며, 비이자수익도 30%에 달한다는 점을 눈여겨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비슷한 배경을 갖고 있고 비슷한 수수료를 내는데, 해외수익과 비이자수익이 10%에 불과한 국내 은행과 그만큼 차이가 있다는 점은 국내 은행들도 그 분야를 더 발달시킬 수 있다는 의미"라고 덧붙였다.
김다운기자 kdw@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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