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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업병 보상 3자안 제시…삼성"기준 부합, 모두 보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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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보상에 의지… 감사기구 등은 '쟁점' 될 듯

[양태훈기자] 백혈병 등 삼성전자 반도체 직업병 피해보상 협상을 위한 2차 조정 회의가 16일 서울 서대문구에 위치한 법무법인 지평 회의실에서 열렸다.

이들 3자는 보상 범위에 대해 시각차를 보였다. 특히 재발 방지책과 과련 삼성측이 자체 조직 또는 외부 전문기관을 통한 관리 강화를 강조하는 반면 가족위와 반올림측은 별도의 기구를 설치, 운영을 제안하고 있어 이 역시 조정 과정의 쟁점이 될 전망이다.

이날 회의에는 반올림(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지킴이), 삼성직업병가족대책위원회(이하 가족대책위원회), 삼성전자 등 3자가 모두 참여했다.

모두발언은 김지형 조정위원장이 2차 조정기일의 취지 및 향후 교섭단체간 조정안 마련에 대한 공식입장을 내놓는 걸로 시작됐다.

김지형 조정위원장은 이날 모두발언을 통해 "2차 조정기일은 지난번에 언급했던 것처럼 일종의 청문절차"라며 "각자 제출한 제안서 내용 중 교집합을 찾고, 입장차를 확인해서 정리한 뒤 조정위가 가장 합리적인 방향으로 조정안을 만들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어 가족위와 삼성전자, 반올림 측은 사과와 보상, 재발방지대책에 대한 각자 입장을 발표했다.

가족위 측은 사과와 관련 협상 말미에 삼성전자 대표가 최종적인 추가 사과가 있어야 한다는 입장을 전했다. 또 피해 보상에서는 보상범위에 대해 일반적인 기준을 마련, 그 기준에 따라 가족위 소속 6명에 대한 보상을 요청했다.

보상 대상자의 범위는 삼성전자 반도체 LCD 생산공정 근무 중 또는 근무 후 발병한 것을 모두 포함하고, 대상 질병에는 백혈병, 재생불량성빈혈, 림프종 등 림프조혈계 질환 외에도 혈액암, 신경계암, 생식계암, 기타 삼성전자 퇴직자 암보호 제도에 열거된 여러가지 질병 등까지 포함시켜야 한다는 입장이다.

또 보상 대상은 삼성전자 반도체 LCD 공장에서 1년이상 근무한 근로자를 기준으로, 퇴직 후 발병 가능성이 있는 12년까지를 제안했다. 다만 협력업체, 사내하청 소속 근로자 모두 한번에 보상하는 것은 어려운 만큼, 추가 대상은 조정위에서 구체적인 피해사실이 신고된 경우 등에 한해 조정 대상에 포함하는 방안을 검토할 것을 제안했다.

특히 보상 범위로는 ▲일반적인 손해배상에서 인정되는 적극적, 소극적 손해배상 및 위자료 ▲사과 보상을 요구하는 과정에서 입은 (가족들의 어려움 등)특별손해 보상까지 제안했다.

가족위 측은 "삼성전자와 가족위는 개별 피해자 유족들에게 개별 협상을 벌여 합의안을 마련하는 것도 조정위 절차와 병행해서 해야 할 것"이라고 제안했다.

재발방지대책에 대해서는 삼성전자가 기금을 출현, 근로자건강재단(가칭) 설립을 제안했다. 재단 구성은 총 9인원으로, 각 교섭주체당 3인의 인사로 구성하되 재단의 출현자가 삼성전자인 이사장은 삼성전자가 추천하는 형태다.

삼성전자는 백수현 삼성전자 커뮤니케티션팀 전무가 대표로 제안 내용을 전달했다.

삼성전자는 우선 보상에 대해 사회통념상 지급대상과 금액의 규모에 있어 일반 국민에게 이해받을 수 있는 합리적인 수준에서 보상을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피해문제를 제기했던 사람들 외에도 기준에 부합하는 모든 사람들까지 보상한다는 원칙을 재차 강조했다.

백수현 전무는 "보상은 3~6개월 간 신청을 받아 보상금을 지급할 계획으로, 보상기준은 '소속'. '담당직무', '질병종류', '재직기간', '발병시기', '퇴직시기'를 기준으로 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상질병에 대해서는 백혈병 등 모든 림플조혈계 암을 비롯해 뇌종양, 유방암 등 회사 사업장에서 산재 승인 이력이 있는 모든 암을 대상으로, 퇴직 후 10년 이내 발병할 경우 모두 보상대상에 포함하겠다는 계획이다. 또 1996년 1월 이후 퇴직한 모든 전직원까지 보상대상으로 제시했다.

◆보상 범위 - 감사기구 설치 등 '쟁점' 될 듯

다만, 보상금액과 관련 백전무는 "보상 금액은 전례가 없고, 객관적 기준이 부재해 기존 산재보상제도와의 관계를 고려했다"며 "조정과정에서 합리적인 의견이 제시, 이를 검토해 합당한 수준의 보상을 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재발 방지 대책으로는 산업안전보건법 근거로 한 자료 등의 보존 법정 의무 기간을 2배로 연장하고, 최대 30년 한도내에서 자료 보존기간 늘리기로 했다. 또 유해화학물질에 대한 감독을 강화하는 한편, 일부 물질의 경우 공급사의 영업비밀임 등을 감안, 보증서를 받고 수시 샘플링을 통해 안정성 확보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또 건강연구소를 통해 선제적인 조사를 실시하고 대한환경의학회, 한국산업위생학회 소속 전문가가 보건관리추진단 구성해 종합진단 실시한다는 계획이다. 이외 고용노동부 모니터링 위원회 감시와 이행 점검을 통해 중립성 보장, 또 조정과정에서 전문성과 독립성이 보장된 합리적 의견을 주면 이를 고려하겠다는 입장이다.

삼성전자는 보건관리 조직을 50여명 규모로 대폭 확대하고 전담인력 배치는 물론 임직원 건강지킴이 센터를 신설, 질병의 초기 단계부터 치료 등 각종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는 방침이다.

반올림 측도 사과 및 보상안을 제시했다.

반올림측은 먼저 삼성전자가 부실한 안전관리 부터, 산재인정 방해와 작업환경에 대한 정보 왜곡, 고소 고발로 대응한 것에 대해 사과부터 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재발방지대책으로는 종합진단 실시와 함께 안전보건관리에 대한 감사, 이에 대한 노동자의 실질적 참여권 보장 등을 요구했다.

특히 삼성전자 공장이 있는 곳마다 노사와 지역주민, 환경보건과 산업안전보건 전문가로 구성된 지역 '화학물질안전보건위원회'를 설치를 제안했다. 기구의 구성원은 기업 뿐 아니라 노동계와 전문가 단체의 목소리를 고르게 반영시켜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올림 측은 안전보건관리에 대한 외부 감사에 대해 "안전보건이 제대로 관리되려면 현장 노동자의 참여와 정부의 지도 감독 그리고 시민사회의 감시와 참여가 필수"라며 그 감사 대상으로 "삼성전자 각 사업장의 안전보건관리 실태부터 삼성전자 건강연구소의 사업전반, 교섭에서 합의된 보상 제도의 운영 전반"을 강조했다.

외부감사단 구성은 노동계(민주노총, 한국노총), 전문가단체(한국산업위생학회, 직업환경의학회)가 각각 2분의 1씩 추천, 삼성전자는 감사에 필요한 모든 정보를 성실히 제공, 외부 감사단의 권한 및 활동 전반에 대해 독립성을 보장해야한다는 입장이다.

보상 범위로는 진단, 치료, 간병 등에 필요한 모든 비용, 투병 혹은 사망으로 일을 할 수 없어서 생긴 피해, 간병 때문에 부모, 자녀, 배우자가 일을 할 수 없어 생긴 경제적 피해, 그동안 산재 인정을 어렵게 만들어 피해자와 가족들에게 끼친 고통 등을 모두 포함시켰다.

또 보상대상자로는 ▲삼성전자 반도체 및 LCD 공장의 생산라인에서 근무한 노동자 ▲직접 생산라인 소속이 아니더라도 유해요인 노출이 가능한 현장에서 일하는 노동자 ▲계열사 및 협력업체, 파견 노동자까지 모두 포함시켰다.

또 3개월 이상 근무했고, 재직 중은 물론 퇴직 이후 20년 이내에 발병한 경우도 보상 대상에 모두 포함 시켜야 한다는 입장이다.

보상 대상 질환에 대해서는 모든 암, 전암성 질환, 희귀난치성 질환 등 중증 질환은 물론 불임이나 자연유산, 자녀의 선천성 기형이나 질환 등 생식보건문제등까지 제시했다.

양태훈기자 flam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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