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송무기자] 청와대가 또 한 번 공직기강 해이 논란에 휩싸이면서 또 다시 비판 여론이 일고 있다.
청와대 음종환 행정관이 최근 문건 유출 파문의 배후로 다름 아닌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와 유력한 원내대표 후보 중 한 명으로 꼽히는 유승민 의원을 지목했다는 것이다.
말과 행동을 조심해야 할 청와대 행정관이 여권 인사 앞에서 집권여당 대표와 유력 의원들을 직접 겨냥한 것이어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
더욱이 발언을 한 음종환 행정관은 권영세 전 새누리당 사무총장과 이정현 최고위원의 보좌관을 지낸 인물로 이른바 '십상시'의 한명으로 지목받기도 한 핵심 친박 비서관이어서 이같은 인식이 친박 전체 혹은 더 나가 박근혜 대통령과 청와대의 입장이 아니냐는 의혹까지 터져나왔다.
음 행정관은 더욱이 최근 실세로 주목받은 이른바 '문고리 3인방' 비서관 중 한명과 같은 대학 출신으로 친분이 두터운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는 크게 당혹하고 있다. '비선 실세' 파문이 일면서 국민의 청와대에 대한 불신이 커졌고, 여기에 김영한 민정수석의 항평 파동이 일면서 청와대가 내부 단속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는 상황에서 또 다시 이번 사건이 터져나왔기 때문이다.
박근혜 대통령이 청와대 비선논란으로 떨어진 국정 동력을 회복하기 위해 '경제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상황에서 또 다시 터져나온 이번 사건이 잘못하면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재를 뿌리는 결과가 될 수도 있다.
청와대는 일단 음 행정관을 면직시키는 등 진화에 나섰지만, 이번 사건은 당청 갈등에 여권 내 계파 갈등과도 맞물려 논란이 쉽게 사그라들지 않을 전망이다.
새누리당 내에서도 강력한 비판과 함께 청와대의 쇄신책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이어졌다. 김영우 수석대변인은 15일 YTN '신율의 출발 새아침'에 출연해 "청와대의 직원이라면 국민을 위해, 국정운영을 위해 무한 봉사한다는 생각으로 임해야 하는데 공직기강 해이"라고 질타했다.
김 수석대변인은 "청와대 문건파동도 그렇고 결과적으로 법적인 잘못은 없었다는 것 아닌가"라며 "그러나 위법한 사항도 중요하지만 이런 일이 자꾸 벌어지고 있는 배경과 원인, 그에 대한 쇄신책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고 강력한 입장을 밝혔다.
김 수석대변인은 "대통령이 비서관들에 대한 신임을 강력하게 피력했는데 비서관들 사이에서 또 다른 안 좋은 일이 벌어지면 그때는 정말 수습이 안되는 것"이라며 "이번 기회에 조직 개편을 잘 해서 완충 작용을 할 수 있는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청와대 시스템 개편을 요구했다.
비박 김성태 의원 역시 이날 평화방송 '열린세상 오늘, 윤재선입니다'에 출연해 "청와대 참모라는 사람은 집권당 대표를 우습게 본다는 것은 용납할 수도 없는 것이고 두번 다시 이런 일이 발생해서는 안된다"며 "청와대 사람들이 근본적인 인식을 앞으로 이렇게 가지면 안된다"고 강도높게 비판했다.
김 의원은 "수평적이고 건강한 당청 관계를 만들기 위해서는 첫 번째는 청와대 비서진들의 근본적인 인식 변화가 시급하다"며 "만일 청와대 참모들이 계속 이런 인식을 가지면 당청관계는 분명히 불편해질 수 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채송무기자 dedanhi@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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