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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슬란 타보니…" 입소문에 시장 '흔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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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승차감 우선 새로운 차급 선봬…다양한 시승행사 통해 시장 연착륙

[정기수기자] 현대자동차가 안방 사수를 위해 내놓은 새로운 차급의 신차 '아슬란'이 국내 대형세단 시장에 지각변동을 예고하고 있다.

아슬란은 현대차가 제네시스 이후 6년 만에 새롭게 출시하는 준대형급 신차다. 그랜저와 제네시스 사이에 자리잡은 최고급 전륜구동 세단으로 수입차로 이탈하는 대형세단 고객을 잡기 위한 전략 차종이다.

수입차 스테디셀러로 자리매김한 BMW 5시리즈와 메르세데스-벤츠 E클래스, 아우디 A6 등을 경쟁상대로 잡았다.

최근 내수 시장에서 거세지고 있는 수입차들의 파상 공세에 국산차들은 안방 사수에 비상이 걸린 상태다. 올 1~11월 수입승용차는 전년동기 대비 34.6% 증가한 총 19만4천154대가 팔려나갔다. 같은 기간 국산승용차는 3.1% 늘어난 106만7천167대에 그쳤다.

현대차는 이들 수입차 모델들이 자사의 수요층을 잠식하기 시작했다고 판단, 그랜저와 제네시스를 잇는 새로운 차급이 필요하다는 점에 착안했다. 또 독일계 후륜구동 세단에 식상함을 느끼는 고객들을 위해 승차감을 차량 개발의 주안점으로 놓고 개발, 야심차게 선보인 모델이 바로 아슬란이다.

김충호 현대차 사장은 지난 10월 아슬란 출시행사에서 "쏘나타나 그랜저 고객이 다음 선택으로 수입차 선택할 때 가슴이 아팠다"면서 "아슬란은 스포티함을 강조한 독일계 후륜구동 모델에 피로감을 느끼는 고객들에게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소개했다.

현대차에 따르면 지난 10월 30일 출시된 이후 이달 초까지 '아슬란'의 계약대수는 약 4천여대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 중 지난 10월 239대와 11월 1천320대 등 총 1천559대가 고객에게 인도됐다. 수요는 많은데 공급이 제대로 받쳐주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여기에 현대차는 연말연시 인사철을 법인차 판매가 본격화 되면 판매가 더욱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실제로 현대차는 최근 각 기업 총무팀 등을 대상으로 공격적인 '아슬란' 판촉활동에 돌입한 상황이다. 이 경우 연말 목표치인 6천대를 달성하는 데는 크게 어려움이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아슬란은 수입차에 대한 식상함 등 다양한 소비자 니즈에 대한 조사를 통해 승차감에 우선해 개발된 차량"이라며 "아슬란의 초기 판매실적은 볼륨 모델이 아닌 만큼, 선전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고 말했다.

이어 "연말 인사 시즌이 시작되는 것에 발맞춰 본격적인 법인 차량 확대에 총력을 기울일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정숙성' 핵심 포인트로 개발…시승고객 중심 호평 확산

현대차는 아슬란이 독일 대형세단과는 달리 전륜으로 개발된 점이 국내 고급 세단시장에서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달리는 즐거움'을 극대화시키기 위해 후륜구동을 주로 채택한 수입차들은 우리나라의 겨울철 눈길에서 유독 맥을 못 춘다. 통상 후륜구동 세단은 무게중심이 안정돼 주행성능은 좋아지지만 눈길이나 빗길에서는 자칫 미끄러지기 쉽다. 반면 전륜구동 세단은 눈길이나 빗길에서도 안정적인 주행 성능을 보이는 것이 강점이다.

업계 관계자는 "전륜구동으로 개발된 아슬란은 수입 경쟁차종들에 비해 승차감 측면에서 충분히 강점이 있다"면서 "특히 대부분 후륜구동인 독일 고급세단들에 비해 겨울철에 안정감 있는 주행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아슬란은 '조용하고 편안한 차'를 원하는 40~50대 중장년층과 대기업 임원들이 주타깃이다. 이에 따라 정숙성을 차량 개발의 핵심 포인트로 잡고 최대한 반영했다. 현대차가 아슬란의 최대 장점으로 꼽은 무기 역시 정숙성이다.

현대차는 소음진동(N.V.H)을 최소화하기 위해 전면 윈드쉴드 뿐만 아니라 도어 유리에 이중접합 차음유리를 적용하고, 엔진룸 및 주요부위에는 흡차음재를 확대 적용했다.

또 차체 결합구조를 최적화해 주행 시뿐만 아니라 공회전시에도 소음진동을 최소화 했으며, 여기에 차량 움직임과 노면 상태에 따라 서스펜션을 제어하는 전제제어 서스펜션(ECS)를 적용했다.

현대차 대치지점 관계자는 "VIP 고객들에게 아슬란 시승을 권하고 있다"며 "시승 후 소음과 진동 부문 등에서 높은 점수를 줬다"고 말했다.

이어 "먼저 시승한 고객들에게 전해듣고 매장을 찾아 시승을 문의하는 고객들이 점차 늘고 있다"며 "아슬란을 실제 타 본 고객들을 중심으로 정숙성과 동력성능에 대한 입소문이 확산되고 있는 듯 하다"고 덧붙였다.

현대차는 아슬란의 초기 시장 연착륙을 위해 다양한 시승행사를 마련, 체험을 통한 강점 알리기에 적극 나서고 있다.

출시 직후 전국 5개 지역 전시장에 '아슬란 스페이스'를 마련하고 1천500여명의 고객을 초청해 디자인 및 주행성능, 정숙성 등 아슬란의 특장점을 소개하고 시승을 통해 직접 주행성능을 체험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

이어 지난달부터는 아슬란에 대한 입소문을 늘리기 위해 '아슬란 출퇴근 시승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이 행사는 내년 1월말까지 총 44차수에 걸쳐 전국 9개의 시승센터에서 264명의 고객을 대상으로 진행된다.

이 행사는 고객에게 카마스터가 미리 연락해 고객이 원하는 시간에 근무지로 차량을 전달해주고, 시승 뒤 다음달 다시 회수해 1박 2일간 아슬란에 대해 체험할 수 있도록 하는 시승행사다.

현대차 관계자는 "아슬란의 주 타깃 고객인 40~50대 중장년층 고객들은 바쁜 일상으로 따로 시승 시간을 내기 힘들다는 점을 감안해 출퇴근 시승 이벤트를 마련했다"며 "수입 후륜구동 세단과는 확연히 차별화된 장점을 가진 아슬란의 매력을 충분히 느껴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회사 측에 따르면 시승을 마친 고객들은 한결같이 '실내가 정숙하고 주행성능이 안정적이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한 시승 체험 고객은 "다른 수입차 브랜드의 프리미엄 대형세단 못지 않은 안정적인 주행성능을 보여준다"며 "특히 실내 정숙성은 감탄할 만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아슬란은 수입 후륜구동 세단과는 확연히 차별화된 장점을 가졌다"며 "최고의 승차감과 정숙성을 체험한 고객들이라면 아슬란의 매력을 충분히 느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현대차는 아슬란의 디젤 모델 역시 조속히 개발할 계획이다. 후륜모델 중에서 디젤 엔진 탑재로 내수시장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아우디 A6 등을 겨냥한 복안으로 풀이된다.

또 향후 시장 조사를 통해 수요가 있다고 판단될 경우 해외수출도 적극 검토할 예정이다.

[시승기]고요한…그 이상의 쾌적함 '아슬란'주행성능도 만족…연비는 아쉬워

올 하반기 국내 대형세단시장에서 가장 핫한 아이템 중 하나는 바로 '아슬란'이다.

현대차는 아슬란을 출시하면서 "BMW5 시리즈, 벤츠 E클래스, 아우디 A6 등 독일 명차와 경쟁할 것"이라고 공언한 바 있다.

현대차는 특히 "북미와 중국 등 해외 진출도 검토하고 있다"면서도 당분간은 아슬란을 안방 사수를 위한 첨병 역할에 주력시키겠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현대차는 올 연말까지 국내에서 아슬란 6천대를 판매한다는 계획이다.

아슬란의 시승은 서울 상암동 월드컵경기장에서 임진각 평화누리공원를 오가는 왕복 120km 구간에서 이뤄졌다. 시승차는 G330 최상위 트림인 익스클루시브 모델이었다. 여기에 풀옵션이 적용돼 판매가가 5천만원이 넘는다.

실제 차량을 보면 하위차종인 그랜저와 비교해 전장이 1천470mm로 50mm 길어졌다. 여기에 전륜구동의 장점이 더해져 실내공간이 극대화됐다. 전륜구동 자동차는 후륜과 달리 엔진을 가로로 설치할 수 있고 변속기 등 주요 장치들이 앞바퀴에 몰려 있어 실내와 적재공간을 더욱 넓게 쓸 수 있다. 트렁크 용량은 446ℓ로 골프백과 보스턴백을 각각 4개까지 넣을 수 있다.

전면부는 세로형 헥사고날 그릴의 각을 넓히고 하단의 인테이크 그릴과 안개등을 일직선으로 배치해 가로라인을 부각, 중후한 이미지를 구현했다. 측면부는 후드에서 트렁크로 이어지는 절제된 선을 이용해 고급스러움을 강조했고, 후면부의 LED 리어 콤비네이션 램프는 전체적으로 볼륨감을 더했다.

문을 열자 퀼팅이 적용된 프라임 나파 가죽 시트가 우선 눈에 들어왔다. 대시보드 등 내부 인테리어는 가로형 레이아웃이 적용돼 깔끔하고 안정적인 느낌이다. 시인성을 높인 심플한 센터페시아도 눈에 띈다. 조작 버튼도 간결하게 정리돼 한 눈에 들어오고 기능들을 익히는 데 수월하다.

차량 속도와 길 안내 표시는 물론 차선이탈경보와 어댑티브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ASCC)의 작동 상태 등을 운전석 앞 유리에 보여주는 헤드업디스플레이(HUD)는 주간 주행이었음에도 눈에 잘 들어온다.

현대차는 아슬란의 아이덴티티로 '정숙함'과 '승차감'을 꼽았다.

시동 버튼을 누르자 묵직한 엔진음이 들려오더니 시나브로 사라지며 실내가 조용해졌다. 엔진 소음마저 거의 느껴지질 않을 정도로 현대차가 거듭 강조한 정숙성은 가히 최고 수준이다.

가속페달에 발을 얹고 속도를 올릴수록 강력한 엔진의 힘이 느껴졌다. 출발 가속은 다소 더디게 느껴진다. 차체 중량 1천690㎏으로 다소 무거운 탓이다.

시내를 빠져나와 강변북로에 접어들어 가속페달에 힘을 주자 시속 100km까지 금새 가속되면서 전륜구동 세단에 걸맞는 초반 가속력을 보여줬다. 최고출력 294마력, 최대 토크 35.3㎏·m의 람다Ⅱ V6 3.3 GDi 엔진이 지닌 강력한 성능은 중저속 구간에서도 유감없이 발휘됐다.

여기에 전 모델에 기본 적용된 6단 자동변속기와의 조합은 부드러운 가속 성능을 제공했다. 변속시 충격이나 지연감은 거의 느껴지지 않았다.

파주출판단지를 지나 주행 모드를 스포츠로 바꾸고 페달에 힘을 주며 급가속을 시도하자 순식간에 시속 150㎞를 넘어 200㎞까지 치고 올라갔다.

고속으로 접어들자 단단해진 서스펜션으로 가속 페달을 깊게 밟았을 때 출렁거리는 느낌도 없었고, 과속 방지 구간을 앞두고 브레이크를 강하게 밟았지만 감속 충격도 거의 느껴지지 않는다. 아슬란에는 차량의 움직임과 노면의 상태를 계측해 실시간으로 승차감 및 조종 안전성을 향상시켜주는 전자제어 서스펜션(ECS)이 탑재됐다.

핸들링 역시 너무 묵직하지도 지나치게 가볍지도 않아 안정적인 운행을 가능케 했다. 최근 내린 눈이 녹아 젖어있는 코너링 구간에서도 안정적인 주행성능을 발휘했다.

하지만 고속으로 곡선 구간에 접어들자 다소 쏠림 현상이 느껴졌다. 무게 중심이 앞쪽으로 쏠려있는 전륜구동 세단의 특성상 어쩔 수 없는 한계다.

실내 정숙성은 고속 주행에서도 만족스러웠다. 시속 180km를 넘나드는 고속 주행에서도 풍음이나 부밍음, 주행소음은 거의 느낄 수 없었다. 이중 접합 유리를 사용하고 엔진룸 등 주요 부위에 흡차음재를 대거 적용하는 등 소음을 잡아내는 데 주력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주행 중 사용해 본 첨단 사양도 만족스럽다. 아슬란 전 모델에는 앞차와의 거리에 따라 차의 속도를 자동으로 제어하는 어드밴스드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이 적용됐다.

실제 이날 시승 중 크루즈 컨트롤을 100km/h로 맞춰놓고 실행하자, 주행 도중에 다른 차선에서 끼어들어 온 차량을 감지하고 80km/h로 스스로 속도를 줄여 간격을 벌이며 안전거리를 유지했다. 앞차와 멀어지자 원래 설정한 100km/h로 다시 속도가 올라갔다.

실내공간을 결정짓는 휠베이스(축간 거리) 역시 2천845㎜로 넉넉한 거주 공간이 확보됐다. 동승자에게 잠시 핸들을 맡기고 뒷좌석에 앉자 안락한 승차감을 만끽할 수 있었다.

다만 연비는 기대에 못 미치는 수준이다. 아슬란의 공인 연비는 리터당 9.5km지만, 이날 시승에서는 리터당 8km 내외의 연비를 기록했다. 아슬란의 주 타깃층이 연비보다는 승차감에 무게를 두는 고객이긴 하지만 최근 고연비 추세를 감안하면 다소 아쉬운 대목이다.

현대차가 경쟁차종으로 지목한 BMW 5시리즈, 벤츠 E클래스, 아우디 A6 가솔린 차량의 최저 연비는 9.0~10.3㎞/ℓ 수준이다.

가격경쟁력은 충분하다. BMW 5시리즈, 벤츠 E클래스, 아우디 A6 모델들보다 2천만~3천만원 정도 저렴하다.

아슬란의 판매가격은 ▲G300 모던 3천990만원 ▲G330 프리미엄 4천190만원 ▲G330 익스클루시브 4천590만원.

정기수기자 guyer73@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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