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광석기자] 국내에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열풍이 불고 있는 가운데 국내 완성차업체 5개사의 올해 SUV 판매실적이 12년 만에 사상 최대치를 달성했다.
최근 몇 년 동안 국내 소비자들이 실용성을 갖춘 수입 SUV를 선호하는 추세가 이어지면서 국산차도 이에 대항할 SUV 신차를 잇따라 출시한 데 따른 효과로 해석된다.
9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현대자동차·기아자동차·한국GM·르노삼성자동차·쌍용자동차 등 5개사의 지난 1월부터 11월까지 SUV 판매량은 30만475대를 기록했다.
국내 SUV 시장에서 30만대 이상 판매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동안 사상 최대치였던 지난 2002년 연간 판매량 29만7천594대를 올해는 1년이 채 안 된 11개월 만에 달성한 것이다.
이는 수입차시장 성장에 따른 경쟁효과와 무관하지 않다.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은 후인 2009년부터 수입차 시장이 급격히 성장하면서 폭스바겐 SUV 티구안 등 실용성을 갖춘 수입 콤팩트 SUV 및 디젤모델 등이 인기를 얻기 시작했다.
이후 수입 SUV 판매량은 급속도로 커지다가 올해 정점을 찍었다. 지난 1월부터 10월까지 판매량은 총 3만5천851대로 전년 동기 대비 19%나 늘어난 상태다.
특히 2009년부터 꾸준한 인기를 얻은 폭스바겐 티구안은 올해 7천61대(1~11월 기준) 팔리며 다른 급 모델들을 제치고 수입차 베스트셀링카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
티구안 외에도 유럽 시장에서 투싼ix를 제치고 판매량 1위를 달성한 닛산 캐시카이, 푸조 뉴 2008 및 뉴 3008, 렉서스 브랜드 최초의 소형 SUV NX300h 등도 올해 수입 SUV 시장 돌풍의 중심으로 떠오르고 있다.
국산 SUV 시장 상황이 달라진 것도 2009년 이후다.
당초 국산 SUV 판매 대수는 2002년 정점을 찍은 후 매년 꾸준히 감소해 2008년에는 16만8천520대까지 떨어졌다.
그러나 지난 2009년 현대차 투싼ix 등 콤팩트 SUV가 인기를 끌기 시작하며 22만4천623대로 회복했다. 이후 2012년 현대차 신형 싼타페 출시 등에 힘입어 25만262대를 넘어섰고 2013년에는 29만722대 규모로 커졌다. 올해에 이르러 30만대를 돌파하는 등 정점을 찍은 것이다.
이 과정에서 국산차들은 신형 쏘렌토(기아차) 및 트랙스(한국GM), QM3(르노삼성) 등을 수입 SUV의 대항마로 내놓았다. 오는 2015년에도 투싼 완전변경(풀체인지) 모델(현대차) 및 티볼리(쌍용차) 등 SUV 신차 출시를 앞두고 있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관련시장이 선순환적 경쟁체제로 동반성장 중인 점은 반가운 일"이라면서도 "과도한 출혈경쟁에 따른 부실한 A/S 및 '뻥튀기' 프로모션 등에는 대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안광석기자 hovus@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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