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유미기자] "글로벌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서는 차별화가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도 우리는 동양의 문화를 제품에 녹여내 기존 경쟁업체와는 다른 브랜드 아이덴티티로 시장에 진출할 것입니다."
서경배 아모레퍼시픽그룹 회장(사진)은 지난 22일 중국 상하이에 위치한 아모레퍼시픽 상하이 뷰티사업장에서 열린 기자간담회를 통해 향후 해외 시장 공략에 대한 이같은 계획을 밝혔다.
아모레퍼시픽은 현재 북미·서유럽·동남아시아·대중화권·일본 등 세계 5개 권역을 중심으로 글로벌 사업을 펼치고 있으며, 특히 중국과 미주, 프랑스를 3대 축으로 사업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글로벌 사업은 지난해 말 5천399억 원의 매출을 달성했으며, 올 2분기에도 중국과 아세안 등에서 사업을 확대해 1천904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서경배 회장은 "현재 다른 해외 법인 중 중국 의존도가 높은 편이지만, 앞으로 1인당 가처분소득이 늘어나는 시장을 중심으로 적극 공략할 것"이라며 "특히 향수 시장에서 좋은 성과를 낼 수 있도록 좀 더 집중해 볼 생각"이라고 밝혔다.
서 회장은 지난해 68주년 창립기념식에서 '원대한 기업(Great Global Brand Company)으로 도약하자'는 새로운 비전을 발표한 바 있다. 이와 함께 오는 2020년까지 총 매출액 12조 원을 달성, 이 중 해외에서 51%의 매출을 올린다는 계획도 밝혔다.
이를 위해 15조원 가량의 제품 공급이 가능한 생산 인프라를 프랑스 샤르트르, 중국 상하이, 한국 오산, 아세안지역 등 네 곳에 2020년까지 구축할 예정이다.
서 회장은 "이번에 1천300억 원을 투자해 중국 상하이에 사업장을 건설했으며, 앞으로 단계적으로 추가 증설이 이뤄질 때마다 100~200억 원이 투입될 것으로 보인다"며 "중국 외에도 주요 생산 거점들이 질적으로도 함께 성장할 수 있도록 더 투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또 서 회장은 글로벌 시장 공략을 위해 설화수·라네즈·마몽드·이니스프리·에뛰드 등 5대 글로벌 챔피언 브랜드를 전면에 내세웠다. 특히 매스티지 시장의 빠른 성장에 부응하기 위해 마몽드와 이니스프리 등의 브랜드를 지속적으로 육성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중국 보다 더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는 아세안 지역과 한국과 FTA를 체결한 남아메리카 지역 국가들을 대상으로 진출 규모를 더 키워 나갈 방침이다.
그러나 서 회장은 "올해부터 북미사업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지만, 해외 시장에서의 가장 중요한 성장 기둥은 역시 중국"이라며 "특히 중국에서 가장 영향력이 있는 홍콩과 상해에 역점을 두고 브랜드 인지도를 높여가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중국은 글로벌 브랜드의 잇따른 진출로 뷰티 시장의 최대 격전지로 떠올랐다. 이곳에서 서 회장은 경쟁력 확보를 위해 지난해 중국 뷰티 업계에서 명망 높은 가오샹친 씨를 중국법인장으로 데려왔다. 이와 함께 연구 개발 인력 확충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아모레퍼시픽 가오샹친 중국법인장은 "P&G, 에스티로더 등에서 20여년을 근무했으나, 아모레퍼시픽이 지속적으로 혁신하는 모습에 감명받고 합류하게 됐다"며 "고급 제품부터 중저가 제품까지 다양한 시장을 아우르는 폭넓은 브랜드 구성을 갖추고 있어 아모레퍼시픽의 해외 성장 가능성은 높다"고 밝혔다.
서 회장은 "몇 년 전까지 40%였던 중국 로컬 기업들의 시장점유율이 올해 55%까지 치솟을 만큼 성장세가 빠르다"며 "이에 대응해 제품 연구 개발과 물류 대응력을 키우는 데도 주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 서 회장은 최근 중국 내 웰빙 트렌드가 주류를 이루면서 성장성이 높아진 이너 뷰티 시장을 주목하고 이에 대한 앞으로의 대응 전략도 밝혔다. 현재 아모레퍼시픽은 이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중국에서만 라네즈 콜라겐 드링크를 선보이고 있다.
서 회장은 "라네즈 콜라겐 음료가 기대 이상으로 좋은 성과를 보이고 있다"면서 "앞으로 설화수 등 다른 브랜드에서도 이너 뷰티 제품을 추가 도입하려고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급속도로 커지고 있는 중국 온라인 화장품 시장 공략에 대한 계획도 밝혔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온라인 화장품 시장 규모는 지난 2010년보다 10배 커진 30억7천만 달러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아모레퍼시픽은 중국에서 설화수·라네즈·마몽드·이니스프리·에뛰드의 브랜드 홍보 용도로만 온라인 홈페이지를 운영할 정도로 대응력이 부족한 모습이다.
제품 판매는 중국 최대 온라인 화장품 쇼핑몰인 쥐메이와 티몰 등에서만 이뤄지고 있으며, 온라인 매출은 따로 집계하기 어려울 정도로 아직 높지 않다. 현재 온라인과 TV홈쇼핑을 포함한 디지털 채널 매출 비중은 아모레퍼시픽 중국 전체 매출 중 약 13% 정도다.
서 회장은 "최근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넘나드는 옴니채널에 대해 지속적으로 논의해 오고 있다"면서 "앞으로 온라인을 포함한 디지털 분야를 더 강화해 오는 2020년까지 매출 비중을 20%까지 끌어올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지난 몇 년간 아모레퍼시픽이 급성장하고 있는 점에 대해서는 "국내외 유능한 인재를 확보하려고 힘썼던 것이 비결"이라며 "주식시장에서도 우리를 높게 평가하고 있는 점에 대해 감사하게 생각하며, 앞으로도 내실있고 지속가능한 발전을 계속할 수 있도록 더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장유미기자 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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