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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환율에 발목' 현대·기아차…'신차'로 넘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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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차출시·내실경영 통해 위기 극복

[정기수기자] 현대·기아자동차가 3분기 더 많은 차량을 판매하고도 또 다시 환율에 발목이 잡혀 수익성이 크게 악화됐다.

주요 차종의 판매 호조로 전 세계 시장에서 더 많은 차량을 판매했지만 수출 비중이 높은 사업구조 상 원화 강세의 파고를 넘지 못하며 양사 모두 '어닝 쇼크' 수준의 부진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여기에 노조 부분파업과 하계 휴가에 따른 생산 차질까지 겹쳐 하락 폭을 키웠다.

기아차는 24일 서울 양재동 본사에서 열린 3분기 경영실적 컨퍼런스콜에서 영업이익이 전년동기 대비 18.6% 감소한 5천666억원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2012년 4분기(4천42억원) 이후 최저 수준이다. 영업이익률도 5%로 2012년 4분기(3.6%) 이후 최저치를 기록하며 지난해 4분기(5.5%)에 이어 다시 5% 대로 주저앉았다.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은 6천574억원으로 27.2% 감소했고, 매출액은 1.9% 줄어든 11조4천148억원을 기록했다.

전날 실적을 발표한 현대차도 3분기 영업이익이 전년동기 대비 18.0% 감소한 1조6천487억원을 기록하며 부진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영업이익은 2010년 4분기(1조2천370억원) 이후 최저치다. 영업이익률 역시 7.7%로 4년 만에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은 1조6천151억원으로 28.3%나 빠졌다. 매출액은 2.2% 늘어난 21조2천804억원을 기록했다.

현대·기아차 실적 부진의 가장 큰 원인은 환율이다. 현대·기아차는 전 세계 시장에서 3분기까지 더 많은 차량을 팔고도 원화 강세의 거센 파고를 넘지 못했다.

여기에 현대·기아차는 양사 모두 수출이 80%에 달해 환율 하락에 더 취약한 사업 구조를 갖고 있다. 3분기 들어서도 지속된 원화강세 현상은 수출이 매출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현대·기아차에게는 악재로 돌아왔다. 3분기 평균 환율은 전년동기 대비 66원 하락(1천108원→1천42원)했다.

특히 해외생산 비중이 현대차보다 훨씬 낮은 기아차는 환율 하락의 직격탄을 맞으면서 영업이익 감소폭이 더 컸다. 임금 및 단체협상 협약 합의가 늦어지면서 생산차질이 더해진 점도 실적 악화에 영향을 미쳤다.

현대차의 경우 3분기 누계 기준 판매량이 3.6% 증가(362만4천837대)하고도 영업이익이 9.7%(5조6천743억원) 줄었다. 같은 기간 기아차도 전년동기 대비 판매량이 8.8% 증가한 225만8천956대를 기록했지만 영업이익은 2조720억원으로 18.0% 감소했다.

현대차는 신형 제네시스와 신형 쏘나타, 기아차는 신형 카니발과 쏘렌토 등 기대했던 신차 출시 효과가 원화 강세에 상쇄되며 예상한 만큼 효과를 거두지 못했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신차 효과 등으로 판매량은 증가했으나 올해 3분기까지 평균 환율이 전년동기 대비 약 6% 하락함에 따라 실적에 직격탄을 맞았다"며 "앞으로도 어려운 상황이 계속될 것으로 전망되지만 신차 출시 등을 통한 판매역량 강화와 내실경영을 통해 수익성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차효과-내실경영으로 반전 모색

현대·기아차는 올 연말에 이어 내년에도 원고·엔저 등 글로벌 시장의 불확실성 증대와 업체 간 경쟁 심화로 인해 경영환경의 어려움이 지속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에 따라 4분기에도 수익성을 방어하는 데 모든 역량을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내수시장 상황도 여의치 않다. 4분기에도 소비심리 위축에 따른 경제 회복세의 둔화가 예상되고, 하반기 유럽 수입차들이 무관세 효과에 힘입어 국내시장 공략을 더욱 강화하면서 경쟁이 격화될 전망이다.

현대·기아차는 향후 신차 효과와 내실 경영을 통해 환율 악재를 최소화하고 수익성 증대를 동시에 꾀한다는 전략이다.

현대차는 앞으로 신차 효과를 통한 판매 강화로 수익성 회복에 적극 나설 계획이다. 오는 30일 준대형 신차 '아슬란'을 작으로 다음달 LF 쏘나타 하이브리드 모델을 내놓는 등 내수시장 점유율을 끌어올릴 계획이다.

미국 시장에서는 1.6 터보 엔진을 장착한 LF쏘나타를 출시한다. 중국과 유럽시장에서는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ix25'와 해치백인 신형 i20가 실적 회복을 견인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원희 현대차 사장은 "내년 신차 출시 계획이 많다"며 "투싼, 아반떼 등 볼륨 모델의 신차가 나오기 때문에 올해보다 실적이 개선될 것"이라며 "올해 출시한 쏘나타, 유럽 전략모델 신형i20 등도 신차효과를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3분기 실적은 다소 좋지 않았지만, 올초 제시했던 490만대 판매·생산에는 차질이 없을 것으로 예상한다"며 "특히 터키와 중국 공장 라인 증설 효과로 목표치인 490만대 판매·생산을 초과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3분기는 올해 들어 환율 상황이 가장 좋지 않았다"며 "4분기 환율이 좋아지면 수익성을 만회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기아차는 신차와 해외생산 물량을 확대해 실적 회복에 본격 나선다.

박한우 기아차 재경본부장(사장)은 "카니발은 내수가 2만대 이상 판매됐고, 10월 현재 대기물량만 1만2천대를 웃돌고 있다"며 "8월부터 미국 선적됐고, 내년부터 해외판매가 본격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쏘렌토는 8월말 출시 후 내수 7천400대, 출고 대기 9천500대를 기록 중"이라며 "주력시장인 미국에서는 월 1만대를 목표로 하고 있고, 다음달 미국 양산을 시작으로 내년 1월초 출시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박 사장은 그러면서 "올 4분기 카니발 등 해외 신차 출시로 수익이 회복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미국은 뉴 쏘울 스페셜 에디션 모델, 유럽은 스포티지, 중국 K4 등 신차 효과로 평균을 상회하는 성장세를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정학적 리스크 확대에 대한 선제적 대응을 확대하고, 생산판매 효율화를 통해 판매차질을 최소화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기아차는 또 2016년 준공을 목표로 건립 중인 멕시코 공장의 생산 규모를 가동 첫 해 10만대를 시작으로 오는 2018년까지 30만 대로 확대할 계획이다.

박 사장은 "멕시코 공장 건설은 북미와 중남미 시장 확대가 목표"라며 "멕시코 공장에서 B세그먼트와 C세그먼트 위주의 소형 차종을 생산할 예정이다. 수출은 86%, 멕시코 내수 공급은 14~15% 정도 예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자동차산업을 둘러싼 글로벌 환경의 불확실성에 따른 저성장· 저물가 기조가 확산될 것으로 예상돼 시장 예측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특히 글로벌 시장에서 엔저를 등에 업은 일본 업체들이 공격적인 판촉도 현대·기아차에게는 극복해야 할 장애물이다.

여기에 한전부지 인수 이후 불거진 투자심리 악화에 따른 주가 급락 등도 실적 개선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게 업계의 전망이다.

이원희 현대차 사장은 "이번(한전부지 인수) 투자에 따른 재무적 영향은 제한적"이라면서 "향후 배당을 큰 폭으로 확대하고 내년 중간배당 등 주주들을 위한 다각도의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한전 부지 개발에 추가로 들어가는 실소요 비용은 2조∼3조원이 될 것"이라며 "현대차의 현금과 현금 등가물이 25조원 정도 되고, 내년까지 사업계획 달성하게 되면 이런 추가적인 부담을 상쇄하고도 현금 유동성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한우 기아차 사장도 "기아차는 지속적으로 매년 배당을 확대해왔다"며 "현대차와 마찬가지로 친화적인 주주정책을 펼쳐 앞으로도 주주 배당 점진적으로 상향 조정하고, 중간 배당도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기수기자 guyer73@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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