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송무기자] 세월호 참사 6개월 만에 또 다시 대형 참사가 일어나면서 안전에 대한 경각심이 다시 높아지고 있다.
지난 17일 판교 테크노벨리 축제의 사전 공연이 진행되던 중 광장 옆 환풍구에 서 있던 사람들의 무게로 환풍구 덮개가 무너지면서 27명이 환풍로로 떨어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16명이 사망했고, 부상자가 11명이었다.
더욱이 이번 사고는 세월호 참사 이후 높아진 안전에 대한 경각심에도 불구하고 또 한번의 안전 불감증으로 인한 사고로 밝혀져 안타까움이 더욱 커지고 있다.
당시 공연장에는 700여명이 몰려 있었고, 환풍구는 야외 공연장에서 불과 15m 정도 떨어진 곳에 위치돼 자리를 확보하지 못한 관객이 환풍구 위에 올라갈 가능성이 있었음에도 안전요원은 배치되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공연장 자리를 확보하지 못한 관객들은 공연을 보기 위해 환풍구에 올라갔으며 환풍구 덮개가 그 하중을 견디지 못하고 붕괴되면서 대형 참사가 발생했다. 사상자의 대부분은 공연을 지켜보던 20~40대 회사원인데, 심각한 부상을 입은 이들이 많아 사망자가 더 늘어갈 가능성이 크다.
환풍기에 안전 펜스도 설치돼 있지 않았다. 사고대책본부는 17일 브리핑에서 "환풍구는 구조물이 1.2m 이상이면 안전 펜스를 설치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다. 사고 현장에 배치된 안전 요원 수가 부족했고, 사고 발생 후에도 공연을 멈추지 않았다.
또 다시 터져나온 안전 불감증의 인재를 외신도 지적했다. BBC는 "이번 사고는 안전 기준에 대한 한국의 논쟁을 심화시킬 것"이라고 했고, AP 통신은 "한국의 안전 문제는 느슨한 규정, 법규 위반에 대한 가벼운 처벌, 안전 문제 경시, 경제 성장 우선 주의에서 기인한다"고 지적했다.
정치권에서도 안전 문제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새누리당 권은희 대변인은 이 사고를 '전형적인 인재'로 평했다.
권 대변인은 "문체부는 2008년 실내 공연의 경우 안전매뉴얼을 만들었지만 야외공연에 관한 안전매뉴얼은 현재 없다"며 "국토부 소관인 지하의 나쁜 공기를 순환시키는 환풍구에 대한 규정이 없다"이라고 평가했다.
권 대변인은 "지하철 환풍구는 토목 관련 규정이고, 지하주차장 환풍구는 건축물 관련 규정"이라며 "세월호 참사, 고양 종합터미널 화재 참사, 장성 요양병원 화재 참사 등을 겪고도 재발되는 안전 불감증에 대해서 우리 모두 반성할 필요가 있다"고 자성의 목소리를 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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