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혜정기자] '포스트' 스마트폰으로 주목받았던 태블릿PC 성장세가 주춤하다.
태블릿PC는 대화면 스마트폰의 대중화, PC 수요의 회복세 등으로 판매량이 기대치를 밑돌고 있다. 태블릿PC를 신성장동력으로 삼았던 PC, 스마트폰 제조사들의 고민이 깊어지는 이유다.
이에 따라 태블릿PC 제조 업체들은 10인치 이상의 대화면 태블릿, 기업간거래(B2B) 시장에서 활로를 찾고 있다.
6일 NPD디스플레이서치에 따르면 올해 태블릿PC 판매량은 2억5천400만대로 지난해에 비해 2% 성장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당초 예상했던 성장률 14%를 2%로 하향 조정한 것.
NPD디스플레이서치는 오는 2018년까지 태블릿PC시장의 성장이 한자릿수에 머물 것이란 전망도 내놨다.
태블릿PC 강자 애플과 삼성전자 전선에도 먹구름이 끼었다.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올 2분기 애플과 삼성전자는 각각 1천330만대, 800만대 태블릿을 출하했다. 애플은 지난해 같은기간보다 출하량이 8.9%, 삼성전자는 3.8% 감소했다.
◆스마트폰은 커지고, PC 하락세는 멈추고
전문가들은 5인치 이상의 스마트폰의 대중화, 예상보다 긴 교체주기, PC 수요 회복세 등이 태블릿PC의 성장세를 둔화시켰다고 분석했다.
IDC 톰 메이넬리 디바이스 및 디스플레이 부문 부사장은 "대화면 휴대폰이 등장하고 소비자들이 기존 태블릿을 더 오래 사용하고 있다"며 "이로인해 태블릿의 실적이 예상보다 저조하다"고 설명했다.
한국IDC 김애리 연구원은 "2~3개 태블릿PC 신제품이 출시되면 소비자들이 1개 모델 정도는 구입할 것으로 봤지만, 한번 산 제품을 그대로 쓰는 경향이 강했다"며 "전자책 리더기 등 콘텐츠 감상 기기로 태블릿을 활용할 것이라는 기대가 컸지만, 예상보다 태블릿의 활용폭이 크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태블릿PC가 주춤하는 사이 PC는 회복세를 보였다.
가트너는 올 2분기 세계 PC 출하량이 7천580만대로 전년동기대비 0.1%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출하량이 전년 대비 성장세를 기록한 것은 지난 2012년 2분기 이후 처음이다.
◆B2B 시장서 활로 찾는다
태블릿PC 업체들은 대화면 제품, B2B 시장에서 먹거리를 찾고 있다.
현재 태블릿PC의 평균 화면 크기는 약 8인치다. 애플까지 5인치대 스마트폰을 출시한 상황에서 8인치 이하의 태블릿PC는 스마트폰에 잠식당할 수 있다.
NPD디스플레이서치는 태블릿PC의 평균 화면 크기가 올해 8인치에서 오는 2018년 9인치로 커질 것으로 예상했다.
실제로 태블릿PC업체들은 태블릿 화면 키우기에 나섰다.
마이크로소프트가 지난달 출시한 '서피스 프로3'의 화면 크기는 12인치로 전작보다 1.4인치 커졌다.
7~10인치 라인업을 보유한 삼성전자는 지난 2월 '갤럭시 노트 프로'를 출시, 화면 크기를 12.2인치까지 키웠다.
애플도 연내에 12인치대 태블릿을 출시한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애플은 화면 크기가 10인치를 초과한 태블릿을 내놓은적이 없다.
대화면 태블릿은 PC대용으로 기업용, 교육용 시장을 공략하기에 적합하다.
한국IDC 김애리 연구원은 "교육 콘텐츠를 이용하기엔 10인치 이상의 태블릿이 적합하다"며 "태블릿PC 화면도 대형화 추세를 띠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태블릿PC 제조사들은 B2C보다 성장가능성이 큰 B2B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할 전망이다. 현재 태블릿PC 시장은 8대2정도로 B2C 시장이 B2B보다 크지만 성장세는 정체에 접어들었다는게 업계의 시각이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지난달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IFA에서 '갤럭시 탭 액티브'를 공개하며 B2B 전용 제품이라고 소개했다.
'갤럭시 탭 액티브'는 보안 플랫폼 '녹스'를 탑재했고, 방수 기능을 지원하는 태블릿이다. 야외 업무가 많은 상황을 고려해 최대 10시간이 사용 가능한 배터리를 탈부착이 가능하도록 제작됐다.
삼성전자는 지난 6월 B2B 역량을 강화하기 모바일 사업을 책임지는 IM 부문 산하의 엔터프라이즈비즈니스팀(EBT)을 전사 조직인 글로벌B2B센터 산하로 이동시켰다.
애플은 지난해 전체 매출의 10% 수준인 B2B 부문 매출을 2016년까지 15%로 끌어올린다는 계획을 세웠다.
올 초 팀 쿡 애플 CEO는 스마트 교육을 추진한고 있는 터키 정부에 아이패드를 공급하기 위해 터키를 다녀오기도했다.
김애리 연구원은 "현재 태블릿PC 시장에서 B2B 비중은 20%에 불과하지만 성장가능성은 이쪽이 B2C보다 큰 편"이라며 "업체들이 기업, 학교 등에 적합한 태블릿을 공급하기 위해 힘을 쏟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민혜정기자 hye555@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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