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호 NHN엔터 회장 '전자상거래' 꿈 이룰까

[류세나기자] 이준호 NHN엔터테인먼트 회장이 관계사인 네이버와의 지분관계를 청산하면서 앞으로 NHN엔터가 나갈 행보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준호 회장은 지난달 30일 네이버가 보유하고 있던 지분 전량인 144만6천990주(9.54%)를 약 1천157억 원에 매입했다. 지난해 8월 게임사업 집중을 위해 NHN(현 네이버)에서 계열분리한 지 약 1년 여 만에 완전한 독립을 이룬 것이다.

이준호 회장은 이번 네이버와의 거래를 통해 기존에 보유하고 있던 NHN엔터 지분 3.74%에 9.54%를 더해 총 13.28%의 지분을 확보, 이 회사의 최대주주로 올라서게 됐다. 여기에 현재 2대 주주인 이해진 네이버 의장이 갖고 있는 NHN엔터 지분 4.64%도 추가로 인수하는 안이 논의되고 있다.

이에 앞서 이 회장 또한 자신이 보유하고 있던 네이버 주식 123만주 중 30만주(0.9%)를 네이버 측에 매각하며 네이버와 NHN엔터간 지분 관계를 정리했다. 이는 양사가 독자적인 길을 걷는 데 합의한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 홀로서기 1년…전자상거래 등 신사업 집중 투자

NHN엔터는 지난해 NHN의 게임사업부문 한게임이 분할돼 출범한 회사로 지난 1년 새 주요사업인 게임 외적인 분야에 대한 사업다각화를 진행해왔다.

게임사업의 변동성을 고려해 안정적인 수익창출이 가능한 새로운 영역에 투자, 장기적인 성장과 안정을 도모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러한 신사업들은 이준호 회장이 밀어 붙여온 추진과제로, 이 회장은 이번 지분 매입으로 경영권 확보와 함께 그간 진행해 온 사업다각화 작업에도 더욱 속도를 낼 수 있게 됐다. 특히 이 회장은 과거 NHN 재직시절부터 전자상거래 분야에 많은 관심을 갖고, 이 분야에 대한 확대를 강조해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구체적으로 NHN엔터는 '크로스보더 전자상거래(국가간 전자상거래)'와 '솔루션 사업' 등 크게 두 개 분야의 진출을 목표로 삼고 지난 1년간 이를 위한 작업을 착실히 준비해왔다.

쇼핑몰 호스팅업체 '고도소프트', 미국의 B2B 패션잡화 유통업체 '비쓰리스타즈(Bee3Stars)', 일본 쇼핑몰 호스팅업체 '사바웨이(Savaway)' 등 세 곳에 대한 지분투자 및 인수를 단행했고 지난달 초에는 결제대행업체 한국사이버결제에도 지분투자를 했다.

◆ 이해진 의장 보유 주식 추가 매입도 검토

NHN엔터는 또한 보유 중인 인프라와 솔루션 기술을 접목, 다양한 솔루션 서비스 및 사업을 활성화할 수 있는 업체에 대해서도 지분 투자 및 인수를 검토하고 있다.

이를 위해 지난 4월 데이터베이스 접근제어 솔루션 업체 PNP씨큐어를 인수, 해당법인을 통해 회사의 서비스 보안강화 및 해외 보안 솔루션 시장 확장을 도모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에 지난해 온라인 영어교육업체 에스티엔컴퍼니에도 지분을 투자, 온라인 교육분야 진출도 꾀하고 있다.

이와 관련 NHN엔터 한 관계자는 "작년 NHN과의 분할을 논의할 당시 어느 정도의 시점에 이르면 각자 영역에서의 책임경영을 위해 지분관계 청산 등을 사전 논의했던 것으로 안다"며 "앞으로 게임은 물론 신사업 분야에도 더욱 공격적인 확대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NHN엔터와 네이버의 지분정리를 통해 NHN엔터 측은 공격적인 사업 착수 및 빠른 의사결정 구조를 확립할 수 있게 됐고, 네이버 측 또한 다음카카오와의 맞대결을 위한 준비 태세를 갖출 수 있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