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미숙기자] 7.30 재보궐 선거에서 한국 정치사에 한 획을 긋는 이변이 연출됐다. 전통적 야당 텃밭인 전남 순천·곡성에서 박근혜 대통령의 최측근인 새누리당 이정현 후보가 금배지를 단 것이다.
이 후보는 30일 오후 11시 35분 현재 개표율 84.3%를 기록하고 있는 가운데 50.5%의 득표율로 새정치민주연합 서갑원(39.70) 후보를 10%포인트 가까이 앞서며 당선을 확정지었다. 호남 도전 4번만에 이룬 쾌거다.
전남 곡성 출신인 이 당선인은 비례대표로 국회에 입성한 18대를 제외하고는 16대 총선부터 19대 총선까지 광주 서구을에만 출마했다. 19대 총선 때는 40%에 육박하는 의미 있는 득표율을 기록했지만 패배했다. 불모지만 바라보는 그를 두고 정치권 일각에서는 '무모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그러나 이 전 수석은 호남에 대한 구애를 멈추지 않았다. 6.4 지방선거 직후 청와대 홍보수석직을 사퇴했을 때만 해도 정치권 안팎에서는 그가 서울 동작을 보궐선거에 출마할 것이란 관측이 나왔지만 또 다시 호남을 택했다.
선거운동 기간에는 당 지도부의 지원도, 수행원도 없이 자전거를 타고 새벽부터 밤늦게까지 지역 구석구석을 누비며 유권자들을 만나 "지역 발전을 위해 일할 기회를 한 번만 달라"고 호소했다.
결국 이 당선인은 호남 민심을 움직였다. 호남에서 새누리당(한나라당, 신한국당, 민자당, 민주정의당 등 전신 포함) 소속 국회의원이 탄생한 것은 1996년 15대 총선(전북 군산을 신한국당 강현욱 전 의원) 이후 18년만이다.
이 당선인의 승리는 한국 정치사의 지역주의 구도를 깨는 것과 동시에 야당을 향한 호남의 민심이반을 촉발했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크다.
자연스레 이 당선인의 정치적 입지도 높아지게 됐다. 당내에서는 재보선 직후 단행될 당직 개편에서 호남 몫 지명직 최고위원으로 유력하게 거론된다. 나아가 이 당선인은 '호남 표 확장성'을 갖게 됐다는 점에서 차기 대선주자로 급부상할 전망이다.
<사진=새누리당 이정현 후보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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