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수기자] "위협을 비켜갈 우회로는 없다. 우리 실력을 키워 넘어서야 한다."
정몽구(사진)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은 14일 서울 양재동 본사에서 현대·기아차 해외법인장 회의를 주재하고 ▲글로벌 시장 선점 경쟁 가속화 ▲신흥시장 침체 ▲저환율을 3대 위협 요인으로 꼽으며 이 같이 당부했다.
이날 회의에는 총 60여명의 해외법인장이 참석, 하반기 글로벌 생산 및 판매전략을 점검했다.
정몽구 회장은 상반기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글로벌 시장에서 성과를 거둔 임직원들의 노고를 치하했다. 그러면서도 "최근 글로벌 경영환경이 급변하고 있다"며 "글로벌 생산 규모에 걸맞은 품질 경쟁력 확보가 최우선인 만큼 제품 개발·설계 단계부터 품질 점검에 주력하고 품질 교육을 확대 운영해야 한다"고 지시했다.
또 "현지 소비자에 특화된 제품 개발 및 고객 중심의 서비스, 마케팅 전략 수립에 주력해 고객 신뢰도를 높이고 브랜드 파워를 강화해 시장 재편에 적극 대응해야 한다"며 "협력업체와의 소통과 협력 확대를 통해 부품 공급망 안정화와 지역별 판매 네트워크 관리에도 만전을 기해달라"고 당부했다.
올해 글로벌 완성차 산업 수요는 작년보다 3.6% 증가한 8천400만대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주요 자동차 업체들은 산업 수요 증가에 따른 시장 선점 차원에서 올 들어 200만대에 가까운 생산 능력을 확충했다. 특히 엔저 수혜를 바탕으로 일본 업체들은 공격적 할인 공세에 나서고 있다.
글로벌 완성차 시장의 성장동력이었던 신흥시장은 미국의 양적 완화와 지역별 정정불안 등으로 침체 기조를 나타내고 있다. 올 들어 5월까지 주요 신흥국의 전년동기비 완성차 판매증가율은 러시아(-5.6%), 브라질(-5.1%), 인도(-3.0%)가 모두 마이너스를 기록했고, 아세안과 중남미의 판매도 감소세로 돌아섰다.
현대·기아차는 올 상반기 국내외 시장에서 작년 상반기(383만6천445대) 대비 5.4% 증가한 404만3천415대의 완성차를 판매했다. 이 중 해외에서만 지난해 상반기보다 5.9% 증가한 347만8천217대의 판매량을 기록했다.
현대·기아차는 하반기 세계 자동차 시장에 부정적 영향 요인이 산재해 있어 상황을 낙관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세계 최대 시장인 중국에서는 대도시 자동차 구매제한조치가 확대 시행되고 있고 유럽은 독일, 프랑스를 비롯한 주요국들의 제조업 경기 둔화와 더딘 고용 회복 등으로 인해 경기 회복세가 제약받고 있다"고 말했다.
또 "내수 시장은 2분기 이후 소비심리 위축, 한·EU FTA 관세 추가 인하에 따른 유럽산 자동차의 가격 경쟁력 확보, 임단협 과정에서의 생산차질 가능성 등으로 전망이 불투명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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